[이재구코너]하늘을 나는 그림...TV의 발명⑰도둑맞은 발명

일반입력 :2013/02/13 06:00    수정: 2014/04/23 17:48

이재구 기자

19■도둑맞은 발명

판즈워스씨와 특허라이선스 문제에 대해 논의해 보고 싶습니다.”

1931년 초 판즈워스 연구소로 한 남자가 방문했다. 자신을 웨스팅하우스에서 전자식 TV를 발명중인 연구원이라고 했다.

판즈워스는 텔레비전 분야에 대해 말하는 사람에 대해선 주저없이 얘기를 나누곤했기에 기꺼이 그를 맞이했다.

판즈워스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사노프의 사주를 받은 사나이에게도 호의를 제공했고 이는 자신의 기술을 베낄 절호의 기회를 제공했다.

즈보리킨의 제안이 진심이라고 믿은 판즈워스는 자신의 특허낸 기술에 대한 로열티를 협의하기 위해 새특허와 이들이 포괄하는 특허범위에 대해 그와 세세한 부분까지 내용을 가르쳐 주었다.

하지만 판즈워스는 자신의 연구실에서 3일이나 배회하며 세계최초의 전자식TV를 만든 발상지에서 그 모든 비밀을 알아낸 즈보리킨의 흉계를 꿈에도 알지 못했다.

즈보리킨의 질문은 자신이 알고 있던 것을 보충해주고도 남을 판즈워스 고유의 특허기술의 실현 방법에 대한 것이었다.

즈보리킨 스스로가 이와 비슷한 진공관으로 된 화상관을 2년전에 직접 만들어 낸 적이 있었다.

판즈워스가 최초의 전자식TV 발명을 성공시킨 지 2년이 지난 후였다.

하지만 적절한 전자카메라기기가 없어 1930년 초까지도 자신의 텔레비전 발명을 위해 화면 입력장치 끝단에 회전판을 이용했었던 그가 아니었던가. 그건 잘 되지 않았다. 즈보리킨의 텔레비전수신용 화상관(Picture Tube)발명작업은 회전판을 이용하면서 제약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이 시스템은 프레임당 40~50라인의 주사선 밖에 만들어내지 못했다. TV카메라 전송관으로 그 이상의 자세한 화면을 내보내지 못할 것은 자명한 이치였다.

빛의 값을 전기의 값으로 전환해 보내고, 이를 TV수신기에서 빛(영상)으로 바꾸어 내는 것은 판즈워스에겐 쉬운 일이었다. 빛의 값을 전기의 값으로 전환하는 것은 즈보리킨과 당대의 발명가들이 그토록 오랫동안 놓쳐온 잃어버린 실마리였다.

판즈워스가 내놓은 ‘천재의 한방’이 문제를 풀기위한 해결책이었다. 즈보리킨보다 20년이나 어린 필로 판즈워스가 그동안 앞서의 발명가들이 놓쳤던 것을 눈앞에서 보여주고 있었다.

즈보리킨은 판즈워스가 이미지 디섹터의 설명을 끝내자 경계심섞인 칭찬의 목소리의 어조를 낮췄다. 그는 진정으로 놀라워하며 찬탄을 금치 못한 반응을 보여주었다. 그것은 경쟁자들간에서 공유되는 단순한 찬사를 뛰어넘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이것은 아름다운 기기군요. 나도 그걸 발명했었더라면 좋았을 걸! “

그런 솔직한 감정에도 물구하고 즈보리킨이 방문의 말미에 보여준 분위기는 어느 새 냉랭하게 변해 있었다.

판즈워스는 그가 더 이상 자신에게 사탕발림으로 꺼냈던 특허라이선스문제를 지속하고 싶어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읽었다.

연구실의 모두를 흔든 즈보리킨의 갑작스런 태도변화에는 불길한 기미가 보였다. 그는 일분간 아주 감명받은 듯 보였고 그 다음에는 관심이 사라진 듯 보였다.

그날 밤 파일로는 큰소리로 자신의 아내 펨에게 불안감을 전하며 물었다.

엠마, 즈보리킨에게 너무많이 보여준 거 아니야?

사실 즈보리킨은 그 길로 전신국으로 달려가 1200단어로 된 기술적 내용의 전보를 캠든으로 보내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것은 자신이 판즈워스연구소에서 보고들은 새로운 것, 즉 1923년 발명한 부분의 미진한 부분을 보완해 줄 내용이었다.

이는 RCA에게 판즈워스의 특허가 너무 광범위해 다른 이미지 기기를 배제시킬 수 없다면 소송을 시작하는 실마리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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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희미한 모네 작품처럼 흐릿한 영상보다 조금이라도 또렷한 영상을 얻자면 얼마나 돈이 들겠나?

10만달러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