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D-플래시, 스토리지 주류로 뜬다

일반입력 :2013/02/08 08:56

플래시 메모리를 이용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기업용 외장형 스토리지 시장의 감초에서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기술 발전과 가격부담 완화 추세에 기업의 SSD 채택이 올해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용 외장형 스토리지 제조업체들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플래시메모리 전략을 활용할 계획이다. EMC를 비롯해 넷앱, 히타치데이터시스템즈(HDS) 등의 전문업체는 물론, HP, IBM 등 종합 솔루션업체도 플래시와 SSD를 전면에 세운다.

올해들어 SSD의 가격이 전년의 절반까지 떨어지면서, 기업용 스토리지의 SSD 대중화 조건이 마련됐다. 이에 소규모 벤처기업에서 내놨던 ALL 플래시 스토리지 어레이도 상위권 스토리지업체에서 소개되기 시작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SSD업체도 기업 시장 지원에 적극적이다. HDD 사업 매각 후 SSD 확대에 나선 삼성전자, 지난해 SSD 사업을 본격화한 SK하이닉스 등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4세대 그린메모리 솔루션을 발표하며 SSD를 전면에 내세웠다. EMC 등 스토리지 업체와도 손을 잡았다. SK하이닉스는 사업 본격화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으로 스토리지 업체와의 협업을 고려하고 있다는 전망이다.

■기업용 스토리지 전문업체, 'SSD 대중화 원년' 전망

플래시와 SSD는 MS 윈도8 운영체제나 애플 아이패드, 맥북 등 소비자용 IT기기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낸드(NAND)플래시를 활용한 SSD는 HDD에 비해 에너지 소모가 낮고 읽기/쓰기 속도가 빨라 인기몰이중이다.

반면 기업용 스토리지 시장의 SSD 채택은 생각보다 빠르게 확산되지 않았다. 소비자용 SSD는 멀티레벨셀(MLC) 방식으로 가격은 싸지만, 내구성이 떨어지고, 기업용 SSD에 활용돼 온 싱글레벨셀(SLC) 방식은 상대적으로 높은 내구성에도 불구,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을 갖고 있었다.

때문에 기업용 스토리지에서 플래시 메모리와 SSD를 활용하는 수준은 캐시나, 데이터 수명주기를 활용한 자동계층화 용도로써 소규모로 쓰였다.

SSD의 HDD 대체 움직임은 가격인하 상황에 더해 갈수록 늘어나는 데이터량과 애플리케이션 성능을 향상시키려는 요구 증가에 따른 것이다. 지난 10년간 CPU의 속도는 약 100배 성장했지만, HDD 성능은 그에 한참 못미친 수준으로 발전해왔다. HDD는 결국 전체 시스템 성능 향상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기업의 대형 스토리지 시스템 전문업체에 있어 SSD는 올해들어 핵심요소의 지위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가로 여겨졌던 SLC 대신 MLC를 기업 IT시스템 환경에 사용하는 방안이 전보다 많이 수용되는 모습이다. 메모리 컨트롤러 기술이 MLC의 내구성과 성능부족문제를 해결하는 추세를 보인 덕분이다.

EMC는 플래시 메모리를 기반으로 더욱 빠른 속도를 제공하는 차세대 SSD 스토리지를 내놓는다. 2008년 EMC는 플래시 기술을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에 적용했으며, 플래시 기술과 스토리지 계층화 솔루션인 ‘FAST’를 통해 효율적인 데이터 관리를 지원한다.

EMC는 하이엔드부터 미드레인지 스토리지, 네트워크 스토리지(NAS), 스토리지 영역 네트워크(SAN) 스토리지 등 스토리지 제품군에 SSD를 장착한다. 작년엔 플래시 메모리를 이용한 서버 장착용 VF캐시도 출시했다.

EMC는 작년 5월 이스라엘의 플래시 스토리지업체인 익스트림IO를 인수해 플래시 기반의 시스템 및 소프트웨어에서 리더십을 보다 강화했다. 상반기 중 ALL SSD 스토리지인 ‘프로젝트 X’를 선보일 계획이다. SSD 전용 스토리지 아키텍처와 실시간 중복 제거 기술을 통합해 기존 스토리지 가격을 넘지 않는 선에서 고성능을 제공할 수 있는 차세대 스토리지 기술을 지속적으로 선도해간다는 방침이다.

넷앱은 스토리지 컨트롤러에 플래시를 캐시용도로 채택하는 것으로 SSD 기술을 활용해왔다. 1TB ‘넷앱 플래시캐시’에 자주 사용되는 데이터를 저장해둠으로써 데이터 읽기 성능을 극대화해온 것. 작년 이를 더 확장해 SATA HDD와 SSD 플래시를 함께 사용하는 계층화 기술도 선보였다.

넷앱은 지난해 서버용 캐시 솔루션인 ‘플래시 액셀(FlashAccel)’을 공개했다. 이 회사의 가상화 스토리지 티어링(VST) 전략에 비용효율성을 강화하는 부분이다. 넷앱은 프라이머리 스토리지를 위한 플래시캐시, 플래시와 SATA로 계층화할 수 있는 플래시 풀 등에 캐싱 알고리즘을 이용하는 플래시 액셀까지 스토리지 환경 전반에 플래시 기술을 투입했다.

히타치데이터시스템즈(HDS)는 하이엔드 스토리지에 장착하는 플래시 모듈 ‘히타치 엑셀러레이티드 플래시(HAF) 스토리지‘를 출시했다. 히타치의 플래시 메모리 컨트롤러 기술을 적용한 HAF는 히타치 버추얼 스토리지 플랫폼(VSP)에 적용 가능하다.

IBM은 작년 XIV 스토리지에 SSD 캐시 옵션을 제공하기 시작한 것을 비롯, 텍사스메모리시스템즈(TMS)를 인수했다. TMS는 램샌이란 제품명을 가진 ALL SSD 스토리지를 판매해온 회사였다. 이를 통해 IBM은 하이엔드 스토리지인 DS 제품군, XIV, 램샌 등에 걸쳐 플래시 메모리를 전면배치했다.

HP는 작년말 3PAR 스토리지 라인업에 ALL SSD 어레이를 추가했다. 작년 중반에는 레프트핸드 P시리즈에도 SSD 모델을 추가했다. HP는 향후 SSD를 서버와 스토리지 사이를 연결짓는 핵심 고리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기업용 SSD 대중화, 삼성전자-SK하이닉스 ‘희색’

작년 10월 발표된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SSD 수요가 4천600만대 이상 이를 전망이다. 전세계 메모리 시장에서 SSD 매출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2011년에 비해 2016년까지 약 5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HDD 매출은 작년을 정점으로 정체될 것으로 전망됐다.

사용처의 확대, 기술 개발에 따른 원가 하락은 SSD 시장을 선점하려는 업계의 움직임을 부추기고 있다.

삼성전자는 SSD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PC 시장에서 SSD의 채택률이 2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앞선 부품 기술과 솔루션을 결합해 시장 평균 성장률을 상회하는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SSD 핵심 구성 요소인 낸드플래시와 컨트롤러는 물론 펌웨어까지 모두 직접 생산 및 개발하는 유일한 회사다. 시장점유율 역시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업용 SSD 분야에서도 빠른 성장세를 기록중이다. 세계 최대 기업용 스토리지 판매회사인 EMC에 SSD를 공급하게 되면서 성능을 공인받은 덕이다.

EMC는 플래시 기술 기반의 클라우드 및 빅데이터 환경에 더욱 전략적으로 대응하고자 2008년부터 중형급 스토리지 제품에 삼성전자의 SSD 제품을 사용했다. 이 회사는 작년말 FAST 캐시에도 삼성전자의 D램을 적용하는 등 향후 삼성전자와의 진일보한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2011년말부터 PC 제조사들을 대상으로 울트라북에 탑재되는 SSD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소비자용 제품을 국내와 미국, 일본 등에 선보였다. 이 회사는 향후 SSD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SSD 시장뿐 아니라 낸드플래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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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SK하이닉스는 20나노 낸드플래시를 결합한 SSD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먼저 완제품에 탑재되는 클라이언트형 제품으로 출시한 후 소비자용 제품까지 확대한다. 특히 이 제품은 SK하이닉스가 지난 6월 인수한 LAMD의 기술력을 활용, 자체 컨트롤러를 탑재했다.

SK하이닉스의 기업용 SSD 제품은 아직 이렇다할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삼성전자처럼 스토리지 완제품 제조업체를 우군으로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