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커뮤니티의 인기 리눅스 배포판 '페도라'와 '오픈수세'가 오라클의 마이SQL(MySQL)을 걷어내고 그 파생기술 '마리아DB'를 도입한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이를 보도한 미국 지디넷은 현재 업계서 가장 중요한 양대 서버용 리눅스 배포판이 오라클 마이SQL을 버리고 더 오픈소스다운 기술 마리아DB로 갈아탈 거라고 묘사했다. 이는 기업과 인터넷애플리케이션에 상당한 파급을 줄 거라고 내다봤다.
■마리아DB, 기술적으로는 마이SQL 판박이
지난 몇년간 마이SQL은 'LAMP'라 불리는 4가지 소프트웨어(SW) 묶음 즉 리눅스, 아파치, 마이SQL, 펄 또는 PHP 또는 파이썬에 포함돼 여러 서버용 애플리케이션 환경의 기반으로 쓰였다.
그런데 조만간 레드햇의 커뮤니티 리눅스 배포판인 페도라와 수세의 커뮤니티 리눅스 배포판인 오픈수세에서 마리아DB로 대체될 예정이다. 향후 리눅스 서버 애플리케이션 환경의 LAMP가 마이SQL 대신 마리아DB로 바뀐다면 그 전성기도 옛말이 되는 셈이다.
미국 지디넷에 따르면 사실 데이터베이스(DB) 개발자와 관리자에게는 별 문제가 안 된다. 마리아DB는 마이SQL 오픈소스 버전에서 파생된 기술이다. 게다가 그걸 만든 사람이 마이SQL 개발팀의 원년멤버들이다. 개발 목적 자체가 마이SQL DB서버를 대체할 요량으로 나온 것이다. 마리아DB에는 마이ISAM, 블랙홀, CSV, 메모리, 아카이브 등 마이SQL에서도 지원했던 주요 오픈소스 스토리지엔진 지원기능이 포함돼 있다.
오픈수세와 수세 리눅스용 마이SQL 배포판을 유지해온 오픈수세 개발자 미카일 흐루체키(Michal Hrušecký)는 개발자들이 마리아DB에서 (마이SQL과) 동일한 API, 프로토콜, 유틸리티를 계속 쓸 수 있고 데이터파일도 거의 동일하게 쓰인다며 만일 기존 마이SQL 버전에 심도깊은 최적화를 하지 않았다면 별 차이를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이SQL에서 마리아DB로 바뀌는 것에 따른 유일한 변화라면 향후 마리아DB만의 라이브러리를 쓰도록 연결된다는 점인데 사용자 관점에서는 달라질 게 없다며 시스템에서 마이SQL 패키지(mysql)를 쓰다가 업데이트를 시작하기만 하면 끝낼 때는 그게 마리아DB로 바뀌어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사용자가 오라클을 좋아한다든지, 마리아DB를 원하지 않을 경우 그 대신 마이SQL로 간단히 바꾸면 된다고 한다. 오픈수세 개발자가 직접 별 차이도 없다고 밝히면서 굳이 이같은 변화를 추진하는 배경은 뭘까.
■마이SQL 버리는 이유, 오라클의 폐쇄성
흐루체키는 개인적으로 지난 2010년부터 마이SQL 대신 마리아DB를 쓰기도 하고 되돌려보기도 했는데, 마리아DB가 더 잘 돌아가는 것 같았다며 마리아DB가 최신 비공개 시험판으로 쓰더라도 '지루할 정도로 안정적'이라는 점과 다른 '이점'을 깨달았기에 이를 마이SQL 사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이점에는 속도향상, 신기능, 아리아(Aria)와 오큐그래프(OQGRAPH)와 스핑크스SE(SphinxSE)같은 추가 스토리지엔진 지원도 포함된다. 그는 마리아DB에 담긴 모든 코드가 GPL, LGPL, BSD라이선스 기반으로 공개돼 오라클의 상업용 버전 마이SQL처럼 소스코드 공개에 제약이 있는 것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라이선스 관련 이점은 페도라 리눅스 배포판이 마이SQL을 마리아DB로 바꾼 이유를 연상시킨다. 레드햇의 페도라프로젝트 매니저 야로슬라브 레즈니크도 최근 오라클이 보인 변화는 마이SQL 프로젝트를 더 폐쇄적으로 만들려는 움직임을 암시한다며 오라클이 더이상 마이SQL커뮤니티에서 심각한 결함을 담은 버그DB를 공개하지 않고 회귀테스트 결과도 보여주지 않으며 보안이슈(CVEs)에 관한 어떤 유용한 정보도 내놓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레즈니크는 마리아DB는 원조 마이SQL 개발자들 일부가 창시했고 더 오픈소스다운 태도와 활발한 커뮤니티를 보유했다며 우리는 특히 보안을 중시하는 측면에서 그들과 함께 일하기가 훨씬 더 쉬울 것임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오라클 바꾸면 손해…페도라 그럴리가
미국 지디넷 보도에는 오라클이 페도라 커뮤니티더러 마이SQL을 버리지 않도록 설득하려 했다고 쓰였다. 오라클 상호운용성 아키텍트인 앤드류 리스트가 페도라 개발자 메일링리스트에 첨부한 주석을 보면 페도라는 마이SQL 5.6을 포함해야 하고 마리아DB로의 전환 작업을 되돌려야 한다고 적혔다.
그는 (바꿀 경우) 배포판 공개가 최소한 6개월은 늦어질 것이라며 마이SQL 5.6의 성능과 안정성 및 향상된 보안과 추가기능 같은 주요 개선점에 마리아DB 5.5와 마이SQL 5.6간 차이가 굉장히 두드러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라클은 마이SQL 전문가와 새로운 인재를 포함한 QA엔지니어와 개발자 수백명을 통해 최대한 안정적이고 보안이 뛰어나며 규모가변적인 오픈소스 마이SQL을 내놓으려 해왔다며 우리는 페도라에 가장 잘 테스트된 마이SQL 최신판을 엮어넣어 통합을 도울 준비가 돼 있고 곧 (우분투용과 함께) 패키지최적화 도구도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리스트는 리눅스 커널 기여만 15년, 이노DB 개발 8년, 이제 3년동안 마이SQL 개발을 주도하면서 보여온 트랙레코드는 설명이 필요치 않다며 페도라의 기업스폰서(레드햇)와 오라클은 리눅스 지원 사업에서 경쟁하고 있지만 페도라용 DB를 선택하는 점에선 마이SQL 코드의 품질과 실익에 집중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주장은 헛수고였다. 페도라 개발자 요한 B 그뷔드민드손(Jóhann B Guðmundsson)은 오라클의 트랙레코드는 확실히 설명이 불필요하다는 점을 나는 확실히 알고, 솔라리스 개발자들도 거기 동의할 것이라며 우리는 페도라의 영역에서 개방성과 자유를 중시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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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SQL을 마리아DB로 바꾸는 안건을 다룬 페도라개발계획위원회(FESCo) 표결은 이미 끝났다. 위원회는 7대0, 만장일치로 마리아DB 전환을 의결했다. 이에따라 최근 베타판으로 공개된 오픈수세 12.3 버전이 오는 3월 정식판부터 마리아DB를 기본으로 쓴다. 같은 시기에 수세리눅스엔터프라이즈서버(SLES)도 이를 채택한다.
페도라의 경우 마리아DB 탑재는 페도라19 버전부터 시작된다. 이 배포판은 일단 오는 5월하순께 나올 예정이다. 같은시기 레드햇엔터프라이즈리눅스(RHEL)의 기본DB도 함께 교체될 것이라 짐작하긴 어렵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