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내내 팔리는 계절가전, 비결은?

일반입력 :2013/01/28 11:21    수정: 2013/01/28 13:42

김희연 기자

‘봄에는 공기청정기, 여름에는 에어컨과 정수기, 겨울에는 김치냉장고’

각 계절마다 판매 호황을 누리던 계절가전 개념이 이제는 무색해졌다. 가전제품의 기능 강화와 경기불황 여파로 제공되는 특별혜택 등으로 계절 특수가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겨울 한파에도 여름철 계절 가전이었던 정수기와 에어컨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여름철 렌탈 판매비중이 약 75%에 육박했던 정수기의 겨울철 판매가 전년 대비 약 20% 가량 판매가 증가했다. 에어컨의 경우는 롯데백화점이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부산지역 4개점 매출을 비교해보면 2011년 같은 기간 대비 96.9%나 늘었다.

봄철 대표 계절가전인 공기청정기는 원래 3~5월 사이 판매량이 집중됐었다. 그러나 최근 공기청정 기능은 물론이고 가습기 기능까지 지원하는 에어워셔의 인기로 겨울철 판매가 크게 늘었다.

에어워셔는 물의 흡착력을 이용해 실내 건조하고 오염된 공기를 빨아들여 정화해준다. 미세한 물 입자가 포함된 정화된 공기는 자연 기화 방식으로 다시 확산시켜 건강 습도를 자동으로 유지해주는 가전제품이다.

실제로 위니아만도 에어워셔는 지난해 11월과 12월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3% 성장했다. 사계절 이용할 수 있는 가습, 청정, 제균, 제습 기능이 모두 지원하면서 꾸준히 판매 증가를 이끌고 있다.

여름 계절 가전 대명사인 정수기는 업체들이 파격적인 대여 조건 등을 내세우면서 겨울철에도 판매가 늘었다. 청호나이스에 따르면, 겨울철 정수기 판매 증가가 매년 얼음정수기 판매 성장 폭인 5~10%보다 2배 이상 높아진 것이 눈에 띈다.

정수기업계 한 관계자는 “6~8월에 판매가 집중됐던 정수기 시장에서 겨울철에도 신제품 출시는 물론 렌탈 판매 호조 등으로 계절적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면서 “얼음정수기 보편화로 겨울철에도 판매가 늘고 있으며 업체들이 겨울에만 한시적으로 제공하는 혜택 등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에어컨은 올해 엄청난 한파 속에서도 벌써부터 판매가 늘고 있다. 여름철 가전으로만 인식되어 왔지만 다양한 기능이 결합된 제품이 속속 등장하면서 사계절 가전제품으로 변신했다.

최근 출시되는 에어컨에는 공기청정 기능은 물론이고 제습 기능 등을 추가해 환절기나 장마철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여름철 더위를 식혀주는 것 뿐 아니라 이제는 가정 내 온도와 공기를 관리하는 시스템기기로 에어컨의 역할이 변화한 것이다.

에어컨의 계절가전 개념을 무색하게 한 요인은 또 하나 있다. 여름철 성수기에 앞서 관련업체들이 시장 선점을 위한 전쟁을 시작하면서 겨울철 에어컨 구매를 통해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혜택들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자제품 유통 매장 한 관계자는 “겨울에 에어컨을 구매하면 할인혜택은 물론 빠른 배송 및 설치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소비자들이 겨울철에도 에어컨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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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김치냉장고 역시 최대 판매 성수기인 11월의 법칙을 깬지 오래다. 김치냉장고 용도가 확대되면서 과일, 야채 등 신선식품 보관 수유가 늘어 여름철에도 판매비중이 늘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계절가전들은 계절별로 판매 곡선에 큰 차이를 보여왔지만 이제는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고른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면서 “다기능 지원 등으로 인해이제는 계절가전이란 이름이 무색해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