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백혈병 피해자 지원단체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 삼성전자의 대화 제의를 공식 수용했다. 이에 따라 산재인정을 둘러싸고 6년 간 이어진 삼성과 반올림 간에 직업병 문제 해결의 물꼬를 트게 됐다.
반올림은 22일 서울 서초동 삼성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의 대화 제의를 공식적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반올림 측은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의미와 의지를 다지며 대화에 임할 것이라며 삼성전자 역시 대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책임지는 자세로 대화에 임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소송대리인을 통해 백혈병 소송 항소심을 진행 중인 피해자 유가족에게 법원의 조정을 제안한 데 이어 11월 말에는 DS부문 김종중 사장을 통해 조속한 시일 내에 만남의 자리가 마련되어 허심탄회한 대화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는 내용의 문서를 통해 대화를 제의하는 등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고 나섰다.
이에 반올림은 대화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공문서로 된 공식입장을 촉구했고 삼성은 지난 17일자로 반올림 측에 삼성전자는 백혈병 발병자와 유가족을 직접 만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는 점과 합당한 대표단을 구성해 대화에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는 내용의 답변문서를 보내면서 대화가 성사됐다.
삼성전자는 대화 범위와 방식 등을 협의하기 위해 DS부문 인사팀 심의경 상무와 사내 변호사를 담당자로 지정하는 등 실무 협상팀을 구성한 상태다. 반올림 측도 협상단 구성을 시작하면서 시일과 장소가 합의되는 대로 양측의 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미 이전부터 대화 의지를 피력을 해왔던 만큼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하겠다면서 반올림 측에서 준비가 되는 대로 언제든 대화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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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직업병 문제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던 여성노동자 황유미씨가 2007년 3월 백혈병으로 숨지면서 불거졌다. 이후 황씨 유족 등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산업재해 인정을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한 뒤 현재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반올림은 황씨를 비롯해 삼성 직업병 피해자가 160여명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반도체·LCD 사업장에서 일하던 임직원이 퇴직 후 3년 이내 암에 걸리면 10년 간 치료비를 지원해주고 치료 중 사망할 시에는 위로금으로 1억원을 지급하는 등에 자체 지원제도를 지난 2011년 마련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