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일본 샤프로부터 공급받는 액정표시장치(LCD) TV용 패널 물량이 증가세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 중국 TV 제조사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동시에 최근 경영난에 빠진 샤프와 삼성전자의 관계는 돈독해졌다는 분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경절을 기점으로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TV 제조사들의 수요에 대응하면서, 삼성전자가 부족한 물량을 일본 샤프로부터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의 TV용 패널 생산능력(CAPA)은 총 500만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중 절반 수준인 250만대 규모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에 공급하고 있으며 일본 소니와 도시바 등으로 공급되는 물량은 삼성전자의 3분의 2 수준인 150만대 정도다. 나머지 물량은 중국과 미국 등에 각각 공급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그 동안 중국 업체들 오더에는 거의 대응을 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국경절을 전후로 VD사업부 물량을 빼서 중국 업체들에 공급하기 시작했다”면서 “이에 삼성전자가 부족한 물량을 샤프에서 수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디스플레이는 국경절을 전후로 중국에 공급되는 패널 물량을 크게 늘렸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최대 TV 제조사인 TCL로 공급하는 TV용 패널 물량은 지난해 6월 6.9%에서 11월 8.2%로 늘어나면서 일본 도시바를 넘어섰다.
또 다른 중국 TV 제조사 하이센스 역시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받는 패널 물량을 늘리면서 10월부터는 터키 최대 TV 제조사 베스텔을 제치고 주요 고객사 5위권 안에 진입했다.
일부 외신 보도도 이 같은 정황을 뒷받침한다. 타이완 디지타임스는 지난해 10월 삼성전자가 샤프가 10세대 라인인 사카이 공장에서 생산된 40인치 LCD TV용 패널 공급을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샤프가 삼성전자에 배정한 물량은 월 10만대 규모로 이는 샤프의 총 생산능력의 20%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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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그간 샤프는 자사 공급 비중이 대부분이며 다른 회사에 공급되는 패널 비중이 그다지 높지 않다”면서 “최근 주력사업인 LCD TV 판매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심각한 경영난을 겪는 샤프에게는 삼성전자가 호재가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각 패널 제조사로부터 공급받는 패널 물량은 공개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전체 패널 비중의 40% 이상을 공급받고 있으며 나머지는 타이완 AUO와 이노룩스(구 CMI) 등에서 수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