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미국)=남혜현 기자>일년 365일 카지노를 찾는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라스베이거스 . '도박의 도시'로 알려진 이곳은 각종 전시가 끊이지 않는 '컨벤션의 도시'기도 하다.
미국 서부시간으로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나흘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에 다녀왔다. 이 화려한 '밤의 도시'는 최근 경제 위기로 주민 10가구 중 1~2가구가 집을 내놔야 할 정도로 살림이 어렵지만, CES 기간 만큼은 북적이는 관람객으로 활기를 띄었다.
CES 기간에 라스베이거스를 찾는 손님들은 대다수가 기업인들이다. 주최측인 전미가전협회(CEA)에 따르면 올해 CES엔 전세계 55개국 3천여개 가전업체들이 CES에 부스를 마련했다. 이들은 새해 IT 트렌드를 짚어보고, 거래선들과 새로운 계약 물꼬를 트기 위해 CES를 찾는다.
기업인들이 주로 참석하는 CES는 라스베이거스 현지인들이 특히 환영하는 전시회다. 다른 어느 전시보다 참관객 규모는 물론, 씀씀이가 커서다. 전시가 열리는 컨벤션센터 내부에 나흘간 식당을 차리기 위해 현지인들이 수만불의 권리금을 지불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누군가에겐 금맥을 캘 '사업의 기회' CES가, 또 다른 누군가엔 큰 돈을 벌 '장사의 기회'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는 크게 중앙관(Central Hall)과 북관(North Hall), 남관(South Hall)로 이뤄졌다. 커피숍을 포함, 이 세관에 위치한 음식점만 서른곳을 넘는다. 남관에 위치한 푸드코트 '에이스'의 운영자 제임스 헨리 씨는 어림잡아 점심 때만 2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식사를 한다라며 사람이 많은 중앙관은 이보다 더 붐빌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 식당들이 더 바빠지는 때는 오후 6시 이후다. 점심을 컨벤션 센터서 '때운' 관람객들이 폐장 이후인 저녁시간엔 주변 식당을 찾아 삼삼오오 흩어진다. 단체손님을 환영하는 대형 식당은 CES가 대목 중 대목이다. 늦은 시간에도 환하게 불을 켠 '24시간 영업점'도 많다. 차를 타고 조금만 달리면 중국 음식점이 밀집해 있는 차이나 타운을 찾을 수 있다.
식당을 찾긴 수월해도, 택시를 잡긴 어렵다. 이 기간 관람객들의 발이 될 택시 수는 크게 늘지만, 아무데서나 택시가 정차하지는 않는 까닭이다. 컨벤션센터로 이동 도중 만난 한 택시 기사는 라스베이거스에선 길 거리에서 택시를 잡기 힘들다며 CES처럼 사람이 한꺼번에 많이 몰리는 전시 기간에 관람객들이 택시를 잡다 사고가 날 경우가 있어 법적으로 길거리 승차를 막아놨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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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는 호텔이나 컨벤션센터 등 주요 건물의 승강장에서만 탈 수 있다. 때문에 호텔 앞에는 택시를 기다리는 인파로 긴 줄이 늘어서있다. 긴 줄은 호텔을 이용하는 손님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호텔들이 보유한 객실 수는 총 18만개. CES 전시 기간엔 통상 200~300달러 하던 방값이 3배에 달하는 500~600달러로 훌쩍 뛰지만, 대다수 객실은 금새 꽉 차버린다.
CES는 이 지역 대학생들에게도 인기다. 나흘간, 통역을 찾는 수요가 많아서다. 네바다 라스베이거스 주립대학(UNLV)에 재학중인 애니타 김은 유학이나 이민 온 학생들을 중심으로 통역 아르바이트를 많이 한다라며 단기 알바인데다 영어와 모국어를 잘 하는 학생들 사이서 CES 통역 아르바이트가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