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미국)=남혜현 기자>TV산업에선 경쟁자가 없다. 삼성 TV의 경쟁자는 이제 모바일에서 나올 거라 생각한다. 새판짜기가 시작될거다
윤부근 삼성전자 가전(CE)담당 사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새판짜기'란 화두를 던졌다. '초박형 TV'로 대변되는 단순한 하드웨어 경쟁은 한 물간 패러다임이라고 일축했다.
윤 사장이 생각하는 '새 판'은 스마트TV의 사용자경험에서 나온다. 단순히 '스마트폰 흉내내기'에 그쳐선 소비자들이 원하는 스마트TV를 만들어낼 수 없다는 것이다. 쇼파에 누워 가장 편하게 TV를 볼 수 있도록 전체적인 소프트웨어를 고쳐 나가는 것, 그것이 삼성판 스마트TV라고 정의했다.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관련 업체들의 인수합병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머릿속엔 구체적 인수합병 업체도 있다고 귀띔했다. 스마트TV 콘텐츠와 관련해선, 삼성과 함께 일하자고 찾아오는 업체들도 늘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자신감은 올해 TV 판매 목표도 올려 잡게 했다. 윤 사장이 내건 올해 평판 TV 판매 목표는 5천500만대. 지난해 삼성전자 평판 TV 판매량은 5천130만대다. 경쟁 심화 속에서 목표치를 상회한 성적이다.
윤 사장은 올해는 TV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모델이 생겨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며 삼성전자의 경쟁상대가 모바일 업계에서 나올 것으로 대비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CES에서 트렌드로 부상한 초고해상도(UHD) TV에 대해서도 대형 화면으로 가기 위한 방편일뿐, 아직 시장이 생기려면 5년은 더 있어야 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UHD 콘텐츠가 적을 뿐더러, 이를 송출할 수 있는 방송·인터넷 환경도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방송이 안 따라주면 UHD TV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한다며 지금의 LED TV처럼 UHD TV가 급성장 하려면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상보다 늦은 OLED TV 출시와 관련해선 소탐대실하지 않겠다라고 강조했다. 품질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1등' 타이틀을 위해 제품을 출시할 필요를 못느꼈다는 뜻이다.
윤 사장은 지난해 OLED TV를 낸다고 했고 지금 수준으로 낼 수도 있지만 TV 산업을 주도하는 삼성 입장에서 소탐대실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품질을 갖추고 소비자가 그만한 돈을 지불하고 살 값어치를 갖기 위해 삼성디스플레이와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생활가전 제품에 대한 로드맵도 내놨다. 오는 2월 21일, 냉장고와 세탁기, 청소기를 비롯한 생활가전 전 제품군을 새로 선보인단 계획이다. 윤 사장은 지난해 생활가전 살림을 도맡으며 4도어 900L 냉장고인 'T9000'을 선보여 호평받았다.
그는 생활가전은 한 번 고장나면 소비자 불편이 크다. 문제가 있는 부분은 빨리빨리 걷어내는게 중요하기 때문에 품질을 개선한 제품을 올해 새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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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생활가전 시장 규모는 2천500억달러로 예상했다. TV보다 교체주기가 긴 제품이 생활가전인 만큼, 큰 폭의 성장은 어렵다는 설명이다. 모바일이나 TV보다 보수적인 가전 시장은 그만큼 진입장벽도 높다. 앞선 업체들의 제품 개선 속도도 느리다. 윤 사장은 이 부분을 기회로 봤다. 특유의 빠른 혁신으로 생활가전서 1위를 하겠단 목표를 재차 확인했다.
윤 사장은 생활가전 사업의 속도가 느리다는 것은 삼성에 상당한 기회가 있다는 것이라며 디자인이나 성능을 리드하는 제품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