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어쩌나...네이버, 무료 웹소설 플랫폼

일반입력 :2013/01/11 10:32    수정: 2013/01/12 20:19

전하나 기자

NHN이 새로운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내놓는다. 이달 중 무료로 서비스를 시작하며 내달 출시되는 유료 콘텐츠 플랫폼 ‘카카오페이지’에 선제 공격을 가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NHN은 PC와 모바일에서 소설을 연재 형태로 읽을 수 있는 ‘웹소설’ 서비스를 오는 15일 발표한다. 네이버 웹툰 플랫폼과 같은 골자다.

NHN은 현재 콘텐츠 수급을 위해 전자책 출판사 등에 공문을 보내 기성 작가의 작품을 요청하고 있다. 또 공모전을 열고 신인 작가 발굴에도 나선 상태다.

대상은 판타지·무협·로맨스 등 장르소설에 한정했다. 이는 장르문학이 두터운 마니아 독자층을 보유하고 있어 시장성이 확실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교보문고의 매출 40% 이상이 장르문학에서 나왔다. NHN 측은 “네이버 웹소설 서비스가 소설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장르소설의 활성화를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참여 방식도 간단하다. 웹소설 서비스 내 ‘챌린지리그’에 소설을 응모만 하면 된다. 챌린지리그는 네이버 웹툰의 ‘도전만화’와 같이 누구나 소설을 등록하고 독자들에게 평가 받을 수 있는 코너다.

업계에선 해당 서비스가 카카오페이지를 우회적으로 겨냥한 것이라는 풀이를 내놓는다. 카카오페이지는 카카오 자체 저작툴(웹에디터)을 활용해 전자책을 필두로 한 디지털 콘텐츠를 누구나 쉽게 제작·판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네이버 웹소설 서비스도 카카오페이지와 같이 21세기북스의 ‘카드북’ 플랫폼을 활용해 일반 사용자의 참여 폭을 넓힌다는 복안이다.

다만 카카오페이지가 개인 작가들에게 좀 더 매력적인 가격 정책을 내세웠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직 카카오페이지의 구체적인 그림이 나오지 않았지만 카카오가 최저가격제를 도입하는 등 유료화 정책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웹소설 참여 작가는 연재 고료를 받게 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웹툰이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수많은 작가들이 형편없는 고료를 받으면서 일부 스타 작가들을 떠받치고 있는 기형적인 구조”라며 “이는 작가가 고료를 받고 포털이 이를 공짜로 배포하면서 결국 내부에 트래픽을 가두는 폐쇄적 형태가 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네이버 웹소설 역시 작가들의 부익부빈익빈을 낳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다른 출판사 관계자는 “현재 네이버 웹툰 일부 유료화 움직임에 대한 독자들의 반발이 엄청난데, 카카오페이지는 출발부터 개별 작품 유료화를 선언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사용자의 저항감이 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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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영 한국전자출판협회 사무국장은 “네이버의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이나 카카오페이지가 또 하나의 작품 유통 채널로 전반적인 파이를 키운다는 점에 일단 긍정적”이라면서도 “한정된 자원을 가진 시장에 규모가 큰 회사들이 진입해 경쟁이 격화될 경우 중소 유통 업체들의 도태나 시장 잠식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금력 있는 네이버와 같은 회사가 기성 작가를 끌어들이는 것 뿐 아니라 신진·예비 작가 양성에 더 힘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