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벽두 한국업체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시진핑 체제의 중국 디스플레이산업이다.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수요처로 부상한 중국 디스플레이업계가 시진핑 체제에서도 강력한 소비촉진 정책 시행과 대규모 투자계획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디스플레이업계에 기대감과 긴장감이 교차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시작된 에너지 절전 보조금 정책이 상반기 마무리되고 이후 좀 더 강력한 보조금 정책이 등장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중국 디스플레이업계가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등에 업은 대규모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 우리나라 디스플레이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중국이 지난해에 이어 올 하반기에 보다 강력한 에너지 절전보조금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우리업계에 청신호지만 중국 디스플레이업계가 설비투자에 이어 제품을 쏟아낼 경우 글로벌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에너지 보조금 정책에 기대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경제력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올라와 있고 이번 정부들어 내수와 소비 촉진에 정책 초점을 맞추면서 관련 정책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가전 부문에서도 현재 시행되는 보조금 정책이 종료되면 더 강력한 소비부양책이 시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중국 정부는 내수촉진을 위해 지난 2008년부터 농촌지역 주민들에게 가전제품을 지원하는 ‘가전하향(下鄕)’과 중고가전을 신형으로 교환하면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구환신(以舊換新)’ 등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해왔다. 이 결과 LCD TV 보급률도 궤도에 올랐다.
지난해 6월부터는 에너지 고효율 가전제품 보조금 정책(节能补贴·Green Subsidy)을 시행하면서 에너지 효율 등급이 1등급이고 대기전력이 0.5W 이하인 LCD TV 구매자에게 화면 크기에 따라 최저 100위안(한화 약 1만8천원·32인치 이하)에서 최고 400위안(약 7만2천원·42인치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현재 절반 이상이 마무리 된 가운데 업계에서는 비교적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5월 노동절 연휴 기간 동안 연간 판매 증가량이 한 자릿수(7~8%) 밖에 되지 않아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는데 보조금 정책 시행 이후 10월 국경절 기간 동안 연간 대비 증가율이 15%로 다시 두 자릿수로 늘어났다”면서 “올해 원단(신정) 기간에도 10% 정도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中디스플레이 대거 투자로 내년이후 공급과잉 우려도
세계 경기 침체 가운데서도 이 같은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TV 수요를 견인하면서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도 중국이 강력한 다크호스로 떠올랐지만 기대감 한편에는 우려도 상존한다. 중국 업체들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무리하게 물량 늘리기를 시도하면서 내년도 이후 LCD 패널 공급과잉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 최대 LCD 제조사 BOE는 허페이 B5 공장에 월 3만장 규모인 1단계 라인을 시작으로 총 월 9만장 규모의 라인을 순차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BOE는 이미 베이징에서 월 9만장 규모의 8세대(2200x2500㎜) 공장을 가동 중이다.
이어 최근 BOE는 충칭시와 함께 세 번째 8세대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내년 3분기 착공돼 2015년 2분기 가동을 시작하면 BOE의 생산능력은 월 9만장 규모가 더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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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체들의 8세대 공장도 올해 말부터 순차적으로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글로벌 LCD 패널 생산규모(CAPA)가 최대 1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경기침체로 신규 수요가 공급량을 받쳐주지 못할 경우 공급과잉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신규 공장 증설로 내후년까지 가동되는 8세대 라인이 3개 더 늘어나면서 글로벌 생산규모(CAPA)의 최소 5%에서 10% 가량 공급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 물량을 전부 소화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