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절반, 할부금 남았는데 휴대폰 바꿔

휴대폰 이용자 중 절반 이상이 ‘할부금, 약정기간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휴대폰을 바꾸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신 휴대폰을 갖고 싶어서’가 가장 큰 이유였다.

휴대폰 전문 리서치회사 마케팅인사이트(대표 김진국)는 지난 6개월간 휴대폰을 구입한 2만79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56%가 이전에 사용하던 휴대폰의 할부금 및 약정기간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교체했다고 밝혔다. 이는 LTE 등 최신 기능을 갖춘 단말기의 보급과 맞물려 통신사들이 가입자 유치를 위해 과열 마케팅을 벌인 결과로 풀이된다.

할부금 및 약정기간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교체하는 비율은 단순히 단말기를 바꾸는 경우 보다는 단말기 교체와 함께 통신사를 전환 가입한 경우에 더 높았다. 통신사 간 가입자 유치를 위한 경쟁이 크게 작용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 비율은 SK텔레콤에서 LG유플러스로, 반대로 LG유플러스에서 SKT로 전환 가입하는 경우에 63%로 더욱 높게 나타나 두 통신사 간의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마케팅인사이트는 “지나치게 많은 보조금을 제공하며 단말기의 조기 교체를 유도하는 통신사들의 과열 마케팅은 결국 고가의 요금제 등 소비자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휴대폰 교체 이유로는 39%가 ‘최신 휴대폰을 갖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반면 이전에 사용하던 휴대폰의 기능 및 품질에 불만이 있어서 교체했다는 응답은 29%였으며, 휴대폰을 분실하거나 고장·파손 때문이라는 응답은 24%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마케팅인사이트는 “휴대폰 교체의 대부분이 꼭 필요한 것이기 보다는 통신사의 부추김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소비자 보호와 합리적 소비생활의 정착을 위해 통신사들이 자율적으로 과잉 경쟁에서 벗어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