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반도체, 새 정부에 "균형성장 지원 기대"

일반입력 :2013/01/02 14:55

송주영 기자

2013년 계사년 새해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시점에서 반도체인들의 ‘기업하기 좋은 나라’에 대한 소망도 이어졌다. 중견기업 육성을 통한 대기업과의 반도체 업계 균형 있는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그것이다.

1일 반도체 산업계, 학계는 반도체 중견기업 육성에 대해 ▲해외시장 진출 기회 ▲투자 지원 확대 ▲산학 연계를 통한 원천기술 개발 등 새 정부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팹리스 업체 대표는 “우리나라 팹리스 업계도 성장해 연내 세계 매출 순위 20위권에 드는 업체가 탄생하기를 바란다”는 새해 소망을 말하기도 했다.

■장비‧팹리스 ‘해외시장 확대’ 한 목소리

새해 반도체 업계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소자부문의 대기업 투자가 새해 보수적인 기조로 흘러가면서 장비업계에는 찬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장비업계 관계자는 “역량을 다해 버텨 내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반해 팹리스 업계는 지난해 3분기 32개 팹리스 기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 성장하는 등 점차 나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업계 10위권 내 업체가 분기별로 달라지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의 선택에 따라 분기별 매출이 크게 요동치는 모습이 변하지 않았다.

새해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중견기업 육성’을 화두로 삼고 있는 만큼 장비, 팹리스 등 중소, 중견업체를 육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 학계 관계자는 “중견기업 육성은 고용창출의 효과가 크다”며 “반도체 분야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견기업이 스스로 설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견기업 육성을 위한 과제로 반도체 업계는 모두 ‘해외 시장에서의 기회 확대’를 꼽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자업계는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기는 하지만 장비의 경우 미국 시장의 성공적인 안착이 기술력 평가의 잣대로 작용할 수 있고 가전 분야에서는 중국의 성장률이 높은 만큼 이 시장을 공략할 수 있도록 기회가 마련되기를 바랐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반도체 투자가 시스템반도체로 비중을 옮겨가면서 협력관계에 있는 IBM, 글로벌파운드리 등과의 관계도 더욱 중요해졌다”며 “특히 신기술 테스트베드로 활용되는 세마텍, G450C와의 경험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장비업계의 취약성도 지적됐다. 세계 메모리 업계 1, 2위 업체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는 장비를 공급하면서 세계 유수 반도체 업체에 대한 수출이 미미하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해외업체와의 네트워크 마련 등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스템반도체 ‘장벽 허물기’ 필요

팹리스 업계의 새해, 새 정부에 대한 지원도 해외 시장 확대, 자금 지원 등이 꼽혔다. 한 팹리스 업체 사장은 “정부가 팹리스의 중국 시장 진출을 돕고 있지만 그 기회가 중소기업으로 확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규모가 작은 기업의 경우 해외 시장에 대한 부족한 네트워크, 정보력 등을 보완할 수 있도록 정부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체 사장은 “신기술 확대를 위해 정부의 국책과제 등이 있기는 하지만 직접적인 자금 지원이 더 있었으면 한다”며 “기술신용보증기금의 투자가 확대됐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학계와 산업계의 연계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태희 한국산업기술평과관리원 시스템반도체 PD는 “국책과제의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 기업, 국책연구소, 대학을 연계할 수 있는 R&D 뿐만 아니라 기관의 특성을 고려한 사업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의 국책과제는 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 등 양쪽에서 모두 지원을 받기 어려운 사각지대가 적잖이 존재해 종합적인 고려,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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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PD는 “시스템반도체는 다른 IT분야와의 교집합이 많아 IT 세부 분야별 장벽을 없애고 시장 수요에 맞는 과제기획이 보다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IT융합 분야의 경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보다 체계적인 역할 재정립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현재는 단지 산업간 융합이라는 목적에만 치중되어 진정한 경쟁력이 있는 R&D과제 도출이 미흡하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