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폰 최대 약점, 쓸 앱이 없어…새해는?

일반입력 :2013/01/01 09:32    수정: 2013/01/01 12:09

최근 윈도폰이 장터 보유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15만개를 넘어서 화제를 모았지만 낙관하긴 이르단 지적이 나왔다. 앱을 몇개나 쌓았느냐가 아니라 쓸만한 앱이 충분하냐가 관건이란 이유에서다. 이를 극복하려면 마이크로소프트(MS)가 모바일플랫폼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개발자뿐아니라 일반 사용자들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30일(현지시각) 한 IT블로그는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주요 외신들의 MS 앱 15만개 돌파 소식을 인용해 사용자들이 앱을 선택하는 것은 얼마나 많은 앱이 있느냐보다는 쓰고싶은 앱을 갖췄느냐의 문제라며 마이크로소프트(MS)는 여전히 윈도폰 사용자들에게 기능과 성능이 뛰어난 최신 앱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에 따르면 MS의 스마트폰 앱장터 '윈도폰 마켓플레이스'에는 인기 앱인 '드롭박스', '인스타그램', '판도라' 등이 없다. 드롭박스는 PC와 모바일기기 사용자가 여러 장치간 파일을 자동으로 동기화시켜 어느 기기로든 쓸 수 있게 해주는 클라우드기반 서비스다. 인스타그램은 스마트폰 기기에 특화된 사진공유 서비스와 앱으로 지난 4월 페이스북에 10억달러에 인수됐다. 판도라는 개인화서비스를 지향하는 인터넷라디오 앱으로 우리나라 '판도라TV'와는 무관하다.

일설에 윈도폰용 판도라 앱이 곧 나올 것이란 소식도 있지만 다른 앱의 경우 그런 소문조차 들리지 않는다. 해당 서비스들이 윈도폰 플랫폼을 특별히 겨냥할 가능성을 낮게 쳐서일 수도 있다. 그나마 월간 사용자 10억명을 넘는 글로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 윈도폰용 앱도, 그 회사가 직접 만든 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가 만들었다.

■애플 iOS-구글 안드로이드 양강구도…윈도폰 앱개발은 '뒷전'

주요 인기 앱들이 모바일 시장을 양분한 iOS와 안드로이드 지원에 치중해온 게 사실이다. 이는 이미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유명 서비스만 그런 게 아니라 새롭게 업계 주목을 받고 있는 신규 앱 트렌드에서도 마찬가지라는 게 업계 지적이다. 윈도폰용으로 먼저 출시됐거나 최소한 다른 플랫폼과 함께 지원을 시작해 모바일 업계서 눈길을 끈 사례는 알려지지 않았다.

국내서 모바일앱을 만들고 있는 개발자와 전문업체들에게 의견을 구해보더라도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에 초점을 맞춘 것을 당연시한다. 제한된 자원으로 서비스와 앱을 만들려다보니 사용자수가 부족하고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은 윈도폰 플랫폼을 고려할 때 우선순위가 밀리는 것이다.

이를테면 국내 인기 메신저앱 '카카오톡'이 윈도폰을 지원한 시점도 삼성 '바다'나 '블랙베리OS'보다 나중이었다. 윈도폰 내장 지도서비스 '빙맵'이 국내 지리정보를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 가운데 네이버나 다음 등 주요 포털의 지도 앱도 제공되지 않는 상황은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국내 사용자들에게 iOS와 안드로이드에선 '찬밥신세'였던 구글지도를 보여주는 'gMaps' 앱이 그나마 유용한 국내 지도앱으로 꼽힐 정도다.

MS에게는 품질이 뛰어난 앱을 만들어줄 개발자들을 끌어모으는 방법이 절실해 보인다. 그간 회사가 개발자들을 직접 끌어모으기 위해 전세계 앱개발 지원프로그램과 개발기술 제공에 성의를 보여왔지만 이는 후발사업자가 선두업체를 따라잡는 노력으로는 불충분한 듯하다. 적어도 앱개발자들이 윈도폰을 경쟁사 플랫폼과 대등한 투자대상으로 인식하게 만들려면 시장점유율을 직접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MS의 윈도폰 플랫폼 저변확대 가능성은?

해외서는 주요 통신사들이 새로 출시된 윈도폰 단말기를 약정 기반으로 판매하려는 사례가 증가 추세라 주목된다. 미국서 HTC의 윈도폰8X이 AT&T, 버라이즌, T모바일을 통해 공급되고 노키아 루미아920과 루미아820이 AT&T, 루미아822가 버라이즌, 루미아810이 T모바일을 통해 판매된다. 영국서도 윈도폰8가 O2, 보다폰 등으로 유통되고 루미아820과 HTC 윈도폰8S가 O2에서 팔린다. 호주에서도 윈도폰8X를 보다폰과 텔스트라가, 루미아920을 텔스트라가 공급한다.

반면 국내서는 통신사 입김이 센 단말기 유통구조 때문에 이제껏 그런 노력이 성과를 얻기 어려웠다. 주요 통신사들이 자사 이해에 맞춰 좌우할 수 있는 국내 제조사들의 안드로이드기반 단말기 유통을 지원하면서 타사 제품으로는 사용자 충성도가 높은 애플 제품 공급에만 신경을 썼기 때문이다. MS가 손잡은 노키아나 중국계 제조사, 별도 플랫폼을 갖춘 리서치인모션(RIM) 등 해외 단말기는 국내서 힘을 쓰지 못하고 물러났다.

관련기사

다만 방송통신위원회가 연내 추진해온 단말기자급제와 선불요금제를 통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유통환경에서 통신사 의존성을 줄일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주요 통신사가운데 윈도폰 플랫폼 기반 단말기 출시를 공개적으로 약속한 곳은 전혀 없는 상황이지만 국내 윈도폰 사용자 기반이 늘어날 여지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일례로 이달초 MS가 윈도폰 한국어판 공식사이트에 윈도폰8 단말기 정보를 게재하고 그 출시 통신사 항목을 '오픈마켓'으로 표기하기도 했다. 실제로 노키아와 HTC의 윈도폰8 단말기를 일부 오픈마켓 사이트에서 언락폰으로 구입 가능한 상태다. 다만 그 가격대가 해외 구매대행사이트의 공급가격보다 비싸고 타사 제품 공기계 구입가격보다 특별히 매력적이지도 않다는 측면에서 반향을 일으킬 가능성은 낮다. 앞서 '단말기와 서비스 업체'로 거듭날 것을 선언한 MS가 새해 자사 플랫폼 사용자 저변확대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