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은 넷북 사망선고의 해"

일반입력 :2012/12/31 15:06    수정: 2012/12/31 18:30

이재구 기자

2012년은 넷북이 사망선고를 받은 해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한때 미래의 모바일 컴퓨팅으로 각광받았던 값싸고, 낮은 출력의 컴팩트한 노트북인 넷북을 만드는 마지막 회사가 사라진다. 넷북을 만드는 회사가 더이상 넷북을 만들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해에는 유통매장에서 넷북이 사라진다. 기존에 나왔던 넷북재고만이 있게 될 전망이다.

디지타임스,레지스터는 29일 에이서와 에이수스가 여전히 넷북을 만들어 왔지만 더 이상 만들지 않기로 하면서 올해를 마지막으로 넷북시대의 종언을 고했다고 전했다. 두 PC회사는 그동안 남아메리카와 동남아시장 수요에 맞추기 위해 넷북을 만들어 왔다.

보도에 따르면 에이서는 더 이상 넷북제품을 만들지 않을 계획이다. 에이수스는 앞서 지난 9월 지사의 이(Eee)PC넷북을 올연말까지만 만들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에이서와 에이수스의 제조라인에서 넷북 생산이 중단되면서 한때 시장을 풍미했던 넷북의 시대는 종언을 고하게 됐다. HP,삼성,소니,도시바 같은 또다른 거대 브랜드들은 이미 이 작은 노트북인 넷북의 생산을 중단한 지 오래다.

이는 오래전부터 예견돼 왔다. 분석가들은 넷북의 컴팩트한 사이즈와 싼 가격에 적극적인 분석전망을 내놓았다. 사실 이 단말기는 매우 싸서 이 단말기의 성능이 굼뜬 것을 간과하게 만들 정도였다.

낮은 출력의 인텔 아톰프로세서는 수값 처리기로서의 넷북역할로는 무용지물이었다. 또한 소형화된 키보드는 때때론 기본적인 프로세싱조차 일거리로 만들었다. 넷북의 작고,낮은 해상도의 화면은 사용자들을 데스크톱으로 향하게 만들었다. 3D게임 역시 더 말할 나위가 없었다.

넷북의 낮은 스펙은 매일매일의 컴퓨팅을 하는데 비 실용적이라는 점이 금세 들통났다. 넷북은 전통적인 노트북에 비해 단 한가지 명확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은 가격이었다.

제조업체들은 급속히 넷북의 이 장점을 살려나간 제품을 만드는 쪽으로 움직였으며, 그 결과 넷북에 거의 맞먹는 가격으로 더 성능좋은 부품을 가진 전통적인 크기의 노트북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현재 가장 인기있는 넷북사용의 경우라도 부차적인 웹브라우징 용도의 제품으로만 사용되는 것이 고작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넷북보다도 훨씬더 싼 것은 물론 터치스크린까지 갖춰 앵그리버드 같은 재미있는 게임까지 할 수 있는 태블릿을 통해 넷북이상의 재미와 기능을 경험하고 있다. 올해 새로 나오기 시작한 최신형 태블릿모델들은 보다 더 정확히 말하면 하이브리드 기기로서 선택적으로 키보드를 뗐다 붙였다할 수 있는 기능까지 갖고 있다. 따라서 넷북으로도 태블릿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넷북처럼 보이는 단말기를 여전히 마케팅하고 있는 유일한 회사는 크롬북계열의 단말기를 마케팅하고 있는 구글이다.

이 회사는 에이서와 삼성전자를 통해 만들고 있는 크롬북을 얼마나 많이 팔았는지 밝히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그 수치는 매우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원래의 컴팩트한 넷북컨셉트를 가진 울트라 포터블PC가 울트라북이란 이름으로 다시 등장하고 있다.

인텔은 애플의 초슬림 맥북에어에 대항하기 위해 PC제조업체들에게 울트라북제조를 독려하고 있다.

울트라북은 시장에서 넷북보다 훨씬 더 인기를 얻어가고 있다. 이 제품은 값싼 2차 컴퓨팅용 단말기란 이미지를 벗고 프레미엄 규격과 가격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울트라북의 가격도 결국 하락할 전망이다. 주피터 리서치에 따르면 2016년까지는 거의 모든 노트북이 울트라북과 같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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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넷북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용기를 내 볼 필요도 있다.

여전히 시장에는 수많은 넷북이 있고 그 가격이 낮다고 생각하면 새해에 에이서,에이수스의 유통점들이 이 제품을 값싸게 처분할 때를 기다리는 것도 지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