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로봇 도입 좌절되나

일반입력 :2012/12/12 08:29    수정: 2012/12/12 11:31

송주영 기자

폭스콘 모회사 혼하이정밀이 중국 내 노동 인력을 로봇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혔지만 향후 여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폭스콘 로봇 도입 계획이 고비용, 기술의 한계라는 장벽에 부딪혔다고 보도했다.

혼하이는 중국 폭스콘이 노동 스캔들 양산지로 인식되는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퍼지자 로봇 도입을 시작했다. 150만명이 일하는 중국 공장 업무 일부를 로봇에게 맡기겠다는 계획이다. 폭스콘 공장은 그동안 자살, 폭동, 미성년자 노동 등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또 다른 문제도 있다. 폭스콘은 노동 인력 부족 문제도 겪어 왔다.

폭스콘의 공장 자동화 계획은 지난 2009년 시작됐다. 아이폰, TV, 게임 콘솔 등 다양한 분야에 공장 자동화시스템이 도입됐다. 노동 효율화를 통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다. 로봇은 간단한 업무만 처리할 수 있었다. 부품 교체 등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에만 적용됐다. 그것도 모든 공장이 아닌 일부 공장에 국한됐다. 아이폰 금속케이스 연마 등 복잡한 작업에는 여전히 사람의 힘이 필요했다.

폭스콘 일부 임원은 궈타이밍 혼하이 회장의 공장 자동화 계획을 ‘당나귀 앞에 당근’ 정도로 치부하기도 했다.

지난해 궈타이밍 혼하이 회장은 공장 자동화에 대한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올해 말까지 로봇팔 30개, 오는 2014년까지 100만개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지난 6월 궈회장은 주주 행사에서 새로운 목표도 공개했다. 5~10년 동안 공장을 완전히 자동화하고 수년내 공장내 단조로운 반복 작업을 없애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전문가들은 공장 자동화에 드는 비용이 천문학적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폭스콘의 투자비를 봤을 때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폭스콘의 경우 자동화 수준 등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겠으나 자동화 비용으로 추산되는 액수가 21억~100억달러 수준이다. 폭스콘의 통상 투자 수준이 30억달러 미만인 점을 비춰본다면 꽤 높은 수준의 투자액이다.

혼하이 영업이익도 지난 2010년 2분기 이후 임금 상승으로 인해 감소 추세다. 지난 3분기만 소폭 상승했다.

폭스콘은 현재 얼마나 많은 로봇이 사용되고 있는지 전 공정의 자동화를 위해 얼마나 걸릴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중국 셴젠 조립 라인의 몇몇 노동자들이 자동화된 공정 라인에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전 공장의 한 노동자는 연초 1개 라인 정도에만 로봇이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중국 폭스콘 셴젠 공장에는 20만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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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투입되기 전 이 라인의 인력은 대폭 줄었다. 20~30명이 하던 업무가 로봇 도입 후 투입 인력이 5명으로 처리를 할 수 있게 됐다. 이들 인력이 버튼 누르기, 기계 운영하기 정도의 업무만을 하고 있다. 대신 로봇이 마더보드에 부품을 꽂는 일을 하고 있다.

관련업계는 폭스콘의 공장 자동화 계획이 중국 정치권의 지지도 얻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폭스콘은 중국 내 비숙련 노동자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폭스콘의 공장 자동화 계획이 중국 지방 정부 압박 수단이라고 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