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세계 1위의 반도체 장비 수요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장비제조업체 중에는 세계 10위권내에 드는 업체가 단 한 곳도 없는 등 반도체장비 자급률은 지독한 불균형을 보이고 있어 육성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우리나라 메모리, 시스템반도체 등 소자 부문과 제조에 공급하는 장비 간 매출 불균형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도체 소자 업체는 매출 규모로 전 세계 2위, 7위 규모로 커졌는데 장비는 10위권 내에 단 한 개 업체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1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제1회 반도체 공정포럼 조찬세미나’에서 김용태 KIST 교수는 “해외 반도체 업계에서 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0~40%라면 우리나라는 5%에 불과할 정도로 불균형 상태”라고 강조했다.
일본 반도체 시장은 소자가 60%, 장비가 40% 정도로 균형, 발전하고 있는 반면에 우리나라장비업계는 수출 비중이 낮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 의존하며 반도체 시장에서 매출 기준 5% 점유율에 그쳤다. 큰 발전을 이루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1위의 장비 수요 국가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그룹에 따르면 우리나라 장비 시장 규모는 89억달러다. 중국은 84억달러, 미국은 83억달러, 타이완은 82억달러 등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매출이 성장하면서 투자도 늘었기 때문이다. 부문별로 보면 우리나라는 전공정 장비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공정 장비 시장은 81억달러, 미국은 80억달러, 중국, 타이완 등은 64억달러 규모다.
반면 장비업계 10위권 내에는 우리나라 업체가 없다. 네덜란드 ASML,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일본 도쿄일렉트론 등이 1~3위에 포진해 있다. 이외 10위권 업체들도 유럽, 미국, 일본업체가 차지했다.
김 교수는 “중소, 중견기업 육성은 세계적인 화두”라며 “우리나라 장비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에서 장비 국산화율은 꾸준한 상승세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장비 국산화율은 30%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투자가 늘어나면서 국산화율은 지난 2010년 22% 대비 8%포인트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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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렵게 달성한 30% 비중을 앞으로도 지켜나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향후 우리나라 반도체 업계는 메모리보다는 시스템반도체에 투자가 집중될 전망이다. 시스템반도체 장비는 외산 비중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우리나라의 장비 수입증가가 예상되며 국산화율도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교수는 “시스템반도체 장비, 공정을 개발하는 R&D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