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AP칩 2% 엔비디아...믿는 구석은?

일반입력 :2012/12/10 11:51    수정: 2012/12/10 13:18

송주영 기자

'퀄컴, 삼성전자가 양분하고 있는 모바일용 칩시장이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시장점유율 2%라는 그야말로 미미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칩 시장존재감을 보이는 엔비디아가 시장참여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무슨 믿는 구석이 있는 것일까?

지난 해 초 미라스베이거스 가전쇼(CES2011)에서 PC용 그래픽은 물론 모바일칩으로 시장확대를 선언한 엔비디아가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7%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TI가 모바일 AP에 집중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매각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10일 엔비디아코리아 관계자는 “AP에서는 꾸준한 로드맵을 갖고 있다”며 “가전 시장에서 1년 전략을 보여주는 내년 초 가전쇼(CES)에서도 새 AP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경에는 타이완 출신 젠슨황 CEO와 역시 타이완 기업 HTC,태블릿을 만드는 에이서컴퓨터 등의 관계가 있다. 범 타이완계의 결속을 통한 생존전략이 읽힌다. 어떻게든 저가 태블릿에 자사 칩 장착을 늘려 생존한다는 전략도 숨어있다.

■퀄컴·삼성전자 양분하는 스마트폰 AP

지난 2분기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어낼리틱스(SA) 자료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폰 AP칩 시장은 퀄컴, 삼성전자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을 제외한 다른 업체들의 점유율은 10% 미만이다. 타이완 미디어텍, 미국 팹리스 브로드컴 등의 점유율이 상승 추세지만 여전히 10%의 벽은 높았다.

AP 시장에 신규로 뛰어든 프리스케일 등의 업체는 물론이고 이 시장 터주대감인 TI마저도 점차 관심을 끊어가고 있는 시장이다. 프리스케일은 자동차 전문회사로 위치를 다져나가고 있다. 프리스케일의 모바일 AP 신제품 소식은 사라졌다. 한때 시장 1위를 달렸던 TI는 지난 9월 AP칩을 중단하겠다고 발표 했다. 지난해 이후 모바일 AP 신제품 로드맵 소식도 없다.

이 가운데 군소업체로 분류되는 엔비디아가 AP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보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엔비디아 스마트폰용 AP 시장 출하량은 퀄컴의 20분의 1, 삼성전자의 1/10 수준이다.

엔비디아의 모바일 AP 시장에서의 대응도 빠른 편이다. 듀얼코어, 쿼드코어를 가장 먼저 출시했으며 윈도8 지원도 가장 빨랐다. 윈도 서피스에도 테그라를 집어넣었다. 엔비디아코리아 관계자는 “코어 개수도 빨리 늘렸지만 윈도 등 운영체제 지원 다양화에서도 가장 앞섰다”고 자랑했다.

■엔비디아 내년 모뎀 통합칩 출시

엔비디아코리아의 모바일 AP 시장에 대한 집념은 업체 인수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해 6월 엔비디아는 통신칩 업체 아이세라를 3억6천만달러나 주고 인수했다. 엔비디아는 내년 AP와 통신칩을 결합한 통합칩을 출시할 계획이다. 통합칩 시장 선도업체인 퀄컴에 대한 도전도 계획하고 있다.

오는 2014년에는 GPU 통합칩도 선보일 예정이다. 엔비디아가 GPU 부문에서는 선도업체로서 그래픽 통합과 함께 차별화가 가능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믿는 구석도 있다. 모바일에서는 스마트폰이 아닌 태블릿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고작 2%지만 비 애플 계열의 태블릿 시장 점유율은 30%를 넘는다.

타이완 PC 업체가 포진해 있는 시장이어서 엔비디아는 더 자신이 있다. 그래픽 분야에서 시장을 확대하며 PC 업체와 가까운 사이인 데다가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타이완 출신이라는 점까지 더했다. 태블릿 시장에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TI가 아마존, 반즈앤노블 등 저가 태블릿 시장에서의 기반을 다지려 했다면 엔비디아는 PC업체들의 태블릿을 중심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 엔비디아 테그라3를 가장 먼저 써준 제품은 에이서 태블릿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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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 시장은 성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1억대 수준의 태블릿 시장이 2016년에는 2억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4년 동안 100% 성장이 전망됐다. 애플 아이패드가 절반, 비 애플 계열 점유율이 절반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엔비디아는 이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최근에는 아우디, BMW 등 자동차 업계도 공략하고 있다.

엔비디아코리아 관계자는 “운영체제를 지원, 산업 확대 등으로 경쟁력 기반을 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