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힘 차이나모바일, 감히(?) 애플에게....

일반입력 :2012/12/07 08:50    수정: 2012/12/08 10:42

이재구 기자

“중국내에 있는 거대한 애플스토어 판매망 수익의 일부를 내놔!”

7억가입자를 자랑하며 단일 이통사로는 세계 최대인 중국 차이나모바일이 애플에게 아이폰을 팔려면 중국식 표준TD-SCDMA 준수와 함께 애플을 기절시킬 만한 조건을 제시해 수년째 아이폰 판매 협상이 교착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을 판매하는 세계 모든 이통사들이 철저하게 끌려다니고 심지어 관련 보도자료 조차 승인 받아야 배포할 수 있는 등 이동통신업계에서 '슈퍼 갑'으로 행세하는 애플에게 이같은 고자세를 보일 수 있는 사업자는 차이나모바일이 유일한 셈이다. 한 때 SK텔레콤이 애플에 맞섰으나 자존심을 구기며 아이폰을 도입했었다. 이 때문에 애플로서는 기절초풍(?)의 조건이 된다.

씨넷,시나테크는 6일(현지시간) 리유예 차이나모바일 사장이 이같은 조건을 바탕으로 애플과 수년 째 아이폰도입 협상을 해 왔지만 결국 협상이 결렬되곤 했으며 현재도 협상이 진행중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이미 중국 2위 이통사업자 차이나유니콤,3위 차이나텔레콤과 각각 아이폰 공급협상을 체결해 서비스하고 있다. 하지만 1위 이통사업자인 차이나모바일은 7억 이통서비스 가입자를 무기로 그동안 애플이 영위해 온 비즈니스모델과 전혀 다른 조건을 제시해 애플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는 5일 열린 차이나모바일전세계개발자컨퍼런스(China Mobile's Worldwide Developer Conference)에서 리 유예 사장이 애플과 2009년 이래 아이폰도입을 위해 협상해 왔고 지난해에도 협의했지만 2가지 이유 때문에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애플이 아이폰을 차이나모바일의 TD-SCDMA통신망에서 서비스되도록 하기 위한 첫번째 장애물은 기술적인 문제다. 현재 아이폰4S나 최신 아이폰5는 중국 TD-0SCDMA망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애플은 아이폰을 공급받고 싶으면 이통사가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실제로 미국 4위 이통사 T모바일의 경우 애플 아이폰을 도입하기 위해 자사의 통신장비를 수정하면서까지 아이폰서비스를 도입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애플이 7억가입자를 둔 차이나모바일과의 협상만 잘 진전된다면 양보할 수도 있는 문제다.

하지만 애플 아이폰의 중국내 서비스를 위한 더 큰 장애물은 사업상의 이해 차이다.

리 유예사장은 “기술적 문제 외에도 비즈니스모델과 이익분배문제를 여전히 협상중”이라고 밝혔다.

시나테크에 따르면 차이나모바일은 7억가입자를 무기로 애플에게 아이폰을 서비스하려면 애플의 중국내 수익금의 일부를 요구했다. 특히 차이나모바일은 중국내 모든 애플스토어 수익의 일부를 달라고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같은 조건을 통산 어떤 이통사와도 자사의 이익을 나누지 않았던 애플에게는 딜레마다.

중국마케팅컨설팅 회사 차이니즈의 데이비드 울프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은 그동안 항상 얼마나 많은 이익을 중국에서 가져가고 있는지 공개적으로 말해 왔고 이는 일부 중국사람들이 자신들 없으면 애플은 죽게 될 것이며, 이익의 일부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애플은 스스로 마진과 거대 중국시장사이에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며 “애플은 능숙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폰5는 이달 중 차이나유니콤의 2억3천만 가입자와 만나며, 차이나텔레콤의 1억5천200만 가입자를 대상으로도 판매된다. 이미 중국 차이나유니콤이 지난 3일 사전 주문을 받은 결과 하룻동안 아이폰5 사전주문 대수가 10만대를 넘어섰다.

애플의 중국내 스마트폰 랭킹은 3분기에 2단계 더 떨어져 중국 6위의 휴대폰브랜드가 됐으며 시장점유율도 10%를 밑돌고 있다. 이는 지난 3분기 중국 토종 중저가 스마트폰의 약진과 견제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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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국스마트폰 출하량은 사상최고치인 6천만대에 이르고 있다.

보도는 차이나유니콤과 차이나텔레콤을 통한 아이폰5 판매가 시작되면서 애플 아이폰의 중국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늘어나겠지만 애플은 무엇보다도 7억가입자라는 엄청난 가입자를 잡기 위해 차이나모바일과 담판을 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