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우 라이엇 팀장 “LoL로 e스포츠 되살아나”

일반입력 :2012/12/06 11:26    수정: 2012/12/06 11:27

침체기에 빠진 스타크래프트 리그의 열기를 이어 받아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리그가 많은 게임팬들로부터 사랑을 받아가고 있다. 국내 PC방 게임 순위 1위라는 게임의 인기만큼이나 리그 역시 더욱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현재 LoL 리그가 있기 까지 전방에서 또 후방에서 기틀을 마련하고 발로 뛴 인물이 바로 최영우 라이엇게임즈 e스포츠 팀장이다. 2천 년대 초반 한국e스포츠협회를 거쳐, 2007년 위메이드, 지난해 라이엇게임즈에 합류하기 까지 최 팀장은 e스포츠 분야의 베테랑이다.

“협회에서 운영국과 사업기획국에서 일을 했어요. 또 위메이드에서는 프로팀 사무국장을 역임하면서 게임단을 직접 운영하고 선수들과 호흡을 맞췄죠. 여러 번의 국내 외 대회에 나가면서 네트워크를 쌓았는데 이런 경험들이 LoL 리그의 초석을 다지는 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최영우 팀장이 라이엇게임즈에 합류한 시점은 LoL이 국내 정식 서비스되기 전부터다. 게임이 성공을 거둘지 불투명한 시점부터 e스포츠를 준비해왔다는 뜻이다. 그랬기 때문에 불안 감도 컸다.

“게임의 성공조차 장담할 수 없는 시기였고, 당연히 e스포츠도 마찬가지였죠. 주변에서는 긍정적인 얘기도 많았지만 비관적인 의견도 많았어요. 불안했죠. 하지만 이용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회사의 마인드를 보고 안심이 됐어요. 또 게임 자체도 재밌더라고요. 수평적 의사구조, 또 본사가 갖고 있는 한국 e스포츠에 대한 존중과 열정에서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현재 LoL 리그는 성공적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온게임넷이 주최하는 정식 프로대회인 ‘더 챔피언스’와, 나이스TV가 주최하는 준프로대회인 ‘NLB리그’가 자리를 잡았으며, 정규 아마추어 대회로 PC방 토너먼트 대회가 전국 각지에서 열리고 있다.

참여하는 선수들이나 관중 수 역시 예전 전성기 때의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연상시킨다. 올 5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아주부 LoL 더 챔피언스 스프링 2012 결승전 현장에는 관객 8천명이 모여 들었다.

또 지난 9월 섬머 2012 결승전이 열린 용산 전쟁기념관에는 이전 보다 많은 1만1천 명 이상의 관람객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여기에 지난 달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윈터 2012-2013 개막전에 5천명 이상의 팬들이 구름떼처럼 모여 들었다.

우리 선수들의 뛰어난 기량도 세계무대에서 입증됐다. 지난 10월 LA에서 열린 ‘LoL 시즌2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경기 결과, 우리나라의 ‘아주부 프로스트’가 준우승을 차지한 것. 또 우리 팀인 ‘나진 소드’도 선전해 8강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현재 대기업 프로게임단이 2개, 후원으로 운영되는 팀이 3개, 클럽 형태의 팀이 3~4개 정도 돼요.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도 많죠. 또 프로와 준프로, 아마추어 선수들이 실력에 따라 오르내리는 에코시스템이 갖춰져 있습니다.”

이달 12일이 되면 LoL 국내 서비스 1주년이 된다. 1년이라는 기간 동안 LoL 리그도 많은 성장을 이뤘지만 최영우 팀장은 이제 갓 반환점에 도달했다는 생각이다.

“점수를 매기자면 이제 반환점을 지난 것 같아요. 빠르게 성장했고 이용자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더 대중화에 신경을 쓰고, 세계화 하고, 프로들에 대한 시스템을 튼튼히 할 과제가 남았기 때문이죠.”

또 최 팀장은 지난 롤드컵 당시 네트워크 문제에 따른 경기 중단과, 경기 규정을 위반해 우리 선수들이 제재를 받았던 사건에 대해서도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본사 운영 측의 신속한 대처에 놀랐다는 생각도 밝혔다.

“주최측에서 조금 더 준비를 잘 했어야 했다는 생각은 들어요. 그렇지만 신속하게 판단하고 잘못을 인정한 부분, 또 해결책을 제시하는 부분에서는 놀라웠고 불행 중 다행이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년 월드 챔피언십 때에는 완벽하게 준비할 거라 확신합니다.”

아마추어부터 프로까지 선수들의 실력에 따라 대회가 운영되고, 또 이를 통해 성장한 선수들이 글로벌 대회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겨루는 뼈대가 마련된 LoL 리그. 장기적으로 국내 e스포츠의 전성기를 다시 살려낼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최 팀장은 이미 LoL 리그로 e스포츠 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답했다.

“LoL 리그가 진행되면서 데이터적인 부분은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좋은 이슈들이 다시 생기고 있어 국내 e스포츠 시장을 희망적으로 보고 있고요. 이미 이런 변화는 시작됐습니다.”

라이엇게임즈는 얼마 전 프로게이머 선수들을 초청해 오리엔테이션 시간을 가졌다. 프로로서 선수들의 소양을 키우는 한편, 각 선수들끼리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자리였다. 80여명의 선수들이 참석해 서로 인사를 나눴으며, 라이엇은 LoL을 더 자세히 설명해주고 대회 운영 비전을 선수들에게 제시했다.

“나이가 어렸을 때부터 게임을 하는 선수들이 대다수에요. 그러다 보니 기본적인 사회 생활을 위한 정보가 부족할 수 있는 거죠. 잘 몰라서 실수하거나 비난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조금 더 유익한 정보를 교류하자는 차원에서 이 같은 상견례 자리를 마련했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자리는 종종 마련할 계획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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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그는 앞으로 LoL 리그를 이용자들을 위하는 대회로 꾸준히 성장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잠재력이 큰 리그인 만큼 기존의 대회들의 수준을 더욱 높이고, PC방 리그 등 새로운 대회도 더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끊임없이 이용자들이 좋아하는 서비스가 뭔가를 연구할 겁니다. 이전 것은 발전시키고, 새로운 것은 발굴하는 고민도 계속 할 거고요.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와 대우를 제공하게 될 겁니다. 이제 LoL 리그도 팬미팅 하는 문화가 생기기 시작했고, 또 연인끼리 함께 찾아와 경기를 관람하는 풍경도 자주 목격돼요. 이 자체가 목적은 아니지만 넘버원 게임, 넘버원 리그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