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서비스업계가 극심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개발자 대다수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쏠리는 현상 때문이다. 일부 IT서비스업체의 경우 프로젝트를 수주해도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사업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도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개발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IT서비스업체가 시스템통합(SI)이나 기업 IT아웃소싱 프로젝트를 포기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국내 IT서비스업체의 한 임원은 “SI에 새로운 개발인력 유입이 안 되고 있다”라며 “시중에 프로젝트를 위해 고용할 개발자 찾기가 하늘에 별따기”라고 말했다.
그는 “개발자가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 분야에 쏠리는 데 반해 다른 개발 영역에는 중견급 개발자만 남아있다”라며 “단순 코딩작업에 팀장급 개발자를 고용하기엔 인건비부담이 너무 커 사업수행을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덧붙였다.
에너지, 유통, 물류 등 특정 분야를 주요 사업영역으로 삼는 IT서비스업체의 경우 개발인력 구하기가 더 여려운 상황이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2009년 이후 스마트폰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앱스토어 등을 통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기업 투자가 집중되면서 벌어지기 시작했다. 2009년가 2010년 당시 삼성SDS, LG CNS, SK C&C 등 대형 회사의 경우 수천명에 달하는 모바일 개발자 채용에 집중했다.
앱스토어 대박 신화, 모바일 앱개발 열풍 등 개발자들의 모바일 분야 선택도 쏠림현상을 야기한 이유다. SI 개발 직종이 소위 ‘3D 고강도 노동’과 부족한 처우 등 헤묵은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면서, 신규 개발인력의 기피현상이 벌어진 것이 컸다.
한 외국계업체의 관계자는 “요즘 각종 IT컨퍼런스에 가보면, 학생들이 모바일 분야에만 몰리고, 시스템 개발 같은 분야에는 빈자리가 수두룩하다”라며 “IT회사들이 모바일 쏠림 현상을 부추긴 면이 강해 학생들을 비난할 수도 없다”라고 말했다.
IT서비스업계뿐 아니라 호스팅업계도 시스템 개발자 인력난을 호소한다. 최근 서버호스팅 업체들은 IT자원 수요 증가란 호기를 맞았지만, 우수한 관리 인력을 구할 수 없다는 고민을 토로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특히 윈도NT 개발자의 경우 신규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라며 “리눅스 개발자도 시장 수요에 비해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인력난에 경기불황까지 겹친 점은 IT업계를 더 곤란한 상황에 몰아넣고 있다. 대규모 IT프로젝트가 눈에 띄게 줄었고, 기업의 IT비용 감축 노력으로 프로젝트 규모와 수가 줄어들었다. 이런 가운데 어렵게 수주한 프로젝트를 인력수급 때문에 포기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겹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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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개발인력의 편중현상이 장기화되면, 전반적인 IT 개발인력 수준하락이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때문에, 지금이라도 신규 인력을 늘리기 위한 개발자 처우개선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반적인 임금 수준이 높아져야 하고, 인력에 대한 복지수준을 높여 세간의 인식을 해소해야 한다”라며 “기업들이 개술 내재화에 투자해 자체적인 개발인력 양성에 투자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