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의 성장과 대형 게임사들의 인수합병 등으로 국내 게임 생태계가 급변하면서 중견 게임사들이 ‘어제의 적에서 오늘의 동지’로 변화하고 있다.
기존 파트너사들과의 관계를 더욱 다지는 것은 물론, 경쟁사의 이용자 풀을 활용한 게임 서비스에도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22일 CJ E&M 넷마블은 NHN과 채널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네이버 게임에 ‘스페셜포스2’, ‘모두의 마블’, ‘마구감독이되자’ 등 3종의 게임을 서비스 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네이버 아이디를 가진 이용자들이 별도의 회원가입 절차 없이 넷마블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넷마블은 네이버 게임을 통해 이용자 접점을 확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NHN 측 역시 한게임을 통한 성장이 주춤하자 다양한 파트너사를 통해 풍부한 게임 콘텐츠를 확보함으로써 성장 발판의 기회가 필요하던 시점이었다.
‘피파온라인2’ 서비스 계약 종료와, ‘크로스파이어’ 재계약 불확실성을 안고 있는 네오위즈게임즈 역시 최근 드래곤플라이와 손을 잡았다. 두 회사는 1인칭슈팅(FPS) 게임 2종에 대한 공동사업 제휴식을 체결, 양사가 갖고 있는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자고 다짐했다. 특히 이 두 회사는 얼마전 AOS 장르의 게임 ‘킹덤언더파이어 온라인'의 서비스 계약도 체결한 바 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드래곤플라이가 개발 중인 '프로젝트 SFG'와 ‘프로젝트 R’ 2종의 FPS 게임을 통해 크로스파이어를 잇는 새로운 글로벌 게임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드래곤플라이 역시 그간 스페셜포스를 통해 다져온 네오위즈게임즈와 관계를 통해 다시 한 번 FPS 게임 흥행 신화를 쓰겠다는 각오다.
새로운 FPS 라인업이 필요했던 네오위즈게임즈와, 안정적인 서비스를 기반으로 새로운 매출원이 필요했던 드래곤플라이의 니즈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셈이다. 지난 2006년 스페셜포스 재계약을 둘러싸고 파국 지경까지 갔던 두 회사가 어제의 적에서 오늘의 동지로 입장이 뒤바뀐 경우다.
이처럼 국내 최고의 게임 포털을 자랑하던 NHN, 네오위즈게임즈, CJ E&M 넷마블이 자존심을 버리고 서비스 접점을 늘리고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는 이유는 ‘위기의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넥슨이 엔씨소프트, 네오플, 게임하이, 엔도어즈, JCE 등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워간 데 따른 게임업계 양극화 현상이 결국 이들을 결집시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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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모바일 게임의 유행으로 게임 생태계가 변한 이유도 크다. PC 온라인 게임사들이 모바일 게임으로 사업 모델을 전환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서로의 경계를 허물고 파트너십을 강화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상생의 길을 찾은 셈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게임 퍼블리싱 계약 소식보다 채널링 계약 소식이 많이 들려오고 있다”며 “예전에는 하나의 게임을 하나의 퍼블리셔에 공급하는 방식이었지만 이제는 매출을 나누더라도 보다 많은 이용자들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게임 서비스 전략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