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액제 게임, 자존심 버리고 ‘무료화 선언’ 왜?

일반입력 :2012/11/17 09:18    수정: 2012/11/18 16:01

월정액제 방식을 고집했던 온라인 게임들이 이용자 확대를 위해 자존심을 버리고 있다. 기존에는 반드시 결제를 해야만 즐길 수 있었던 대작 게임들도, 이제는 일정 레벨까지 무료로 게임을 먼저 맛보게 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존 월정액제 방식에서 일정 레벨까지 무료화를 선언한 게임은 ‘아이온’ ‘테라’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 ‘리니지2’ ‘리프트’ 등이 있다. 이 게임들은 대부분 대작으로 분류되며 많은 사랑을 받았거나, 또는 현재까지도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작품들이다.

먼저 월정액제 방식을 주로 택했던 엔씨소프트가 기존의 과금 방식의 틀을 과감히 버리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리니지를 제외한 아이온, 블소, 리니지2 등 주요 게임들을 모두 특정 레벨까지 무료화 했다.

2008년 말 출시된 아이온은 올 3월 45레벨 무료화 이벤트가 진행됐다. 이에 따라 당시 아이온 신규 고객 또는 휴면 고객들은 ‘30일 50시간 동안 45레벨’까지 아이온의 모든 콘텐츠를 무료로 즐겼다. 여기에 이어 아이온은 올 9월부터 '자유의 날개' 서비스를 실시, 35레벨까지 무료 서비스로 완전히 전환됐다.

또 이 회사는 지난 7월 월정액제 게임 블소를 15레벨까지 무료화 한다고 선언했다. 오픈 한 달도 안 된 시점에 무료 정책을 시행한 것. 당시 블소 무료화 정책은 이미 15레벨 이상 성장한 이용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지만,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눈길을 끌었다.

최근 리니지2도 85레벨까지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반쪽짜리’ 월정액제 게임이 됐다. 경험치 보너스 혜택이 없고 개인 상점 구매 불가 등 여러 제약이 있지만 85레벨까지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신규 이용자 유입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블루홀스튜디오가 개발한 테라도 무료 서버에서 58레벨까지 게임을 무료로 제공 중이다. 무료서버에서 키운 캐릭터는 1회에 한해 본서버로 이전시킬 수 있으며, 58레벨 이후부터는 결제를 해야 즐길 수 있다.

가장 최근에 무료화 된 게임은 CJ E&M 넷마블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프트’다. 이 게임은 49레벨까지 무료화 됐다. 지난해 북미 게임상 7관왕에 오르며 ‘올해의 게임’으로 선정된 작품이지만, 국내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결국 이용자 확보를 목적으로 무료화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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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블리자드도 올해의 최고 화제작이었지만 잦은 서버 문제로 인기가 급격히 식은 ‘디아블로3’를 살려내기 위해 13레벨까지 무료화한 바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게임 생명 주기가 예전보다 짧아졌고 과금 방식의 유행이 변하고 있어 월정액제 방식만을 고집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며 “새로운 이용자들을 계속 끌어 모으기 위한 수단으로 특정 레벨까지 무료로 전환하는 전략이 늘고 있는데 이용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인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