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VM웨어 'MS오피스 타도' 4대 과제

일반입력 :2012/11/16 15:13    수정: 2012/11/16 15:24

애플판 오피스 '아이워크(iWork)'가 VM웨어 가상화 기술을 업고 마이크로소프트(MS)에 날을 세울 거란 소문은 실현가능성이 희박하다. VM웨어 관련기술 담당자조차 그 내용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PC 설치형 오피스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은 기업과 개인소비자 시장을 아우르는 MS의 핵심수익원이다. 윈도 운영체제(OS)와 결합돼 PC용 생산성 플랫폼으로 확고한 지위를 갖춰왔다.

그리고 MS는 최근 설치형 오피스2013, 그 윈도 태블릿용 버전, 웹앱 업그레이드판을 통해 터치 입력과 모바일 환경에도 대응을 시작했다. 그 터치에 특화된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맥용 아이워크를 놔두고 iOS용 아이워크를 아예 새로 만든 애플을 닮았다.

그런데 앞서 VM웨어와 애플이 손잡고 가상데스크톱환경(VDI)에 기반한 '아이패드 기반 MS오피스 대항마'를 준비중이란 루머가 나왔다. 애플이 그간 거리를 뒀던 기업용 소프트웨어(SW) 시장 지분을 늘리려는 움직임이라 업계 관심이 쏠렸다.

아이패드는 이미 기업 실무자들이 개인적으로 또는 모바일업무용 표준 기기로 널리 쓰이는 추세다. 다만 MS가 장악한 업무용PC 환경의 윈도를 대체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데스크톱 중심틀을 깬 윈도 최신판이 본격 대응을 선언한 상황이다.

이에 루머가 현실화되려면 극복해야 할 상황을 4가지로 정리해봤다. 오래된 맥용 아이워크, MS와 VM웨어의 전략적 관계, 현업에서 VDI 기술과 모바일기기 활용 방식, 단종된 맥기반 X서버가 그 대상이다.

■맥OS X용 아이워크는 낡았다

우선 지난달 하순 외신이 전한 루머에 따르면 이 회사는 VDI솔루션 클라이언트 앱 '뷰(View)' 기술을 애플에 제공하는 걸로 알려졌다. 기술은 애플이 만들 아이패드용 아이워크 앱에 쓰인다. 앱은 아이패드 사용자가 iOS가 아니라 '가상화된 맥OS X용 아이워크'를 쓰게 만든다.

그간 애플은 SW와 하드웨어(HW)를 서로 최적화한 제품을 내놓는 데 힘써왔다. 애플이 만든 아이패드와 맥OS X용 아이워크가 문서형식만 호환될 뿐 편집기능을 위한 UI 구성이 전혀 다른 이유다. 애플 스스로도 맥OS X에 최적화된 아이워크를 가상화해서 아이패드로 돌리는 게 유용할 것이라 주장하긴 어려워 보인다.

심지어 맥OS X용 아이워크는 지난 2009년 이후 4년째 새 버전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애플이 진지하게 MS오피스와 경쟁할 생각이라면 아이패드에서 2009년도 맥용 아이워크를 돌리는 앱을 만들기 전에 최신 맥OS X에 맞는 아이워크 새 버전을 내놔야 할 것이다.

■VM웨어는 사실 MS와…

게다가 VM웨어 가상화기술은 이미 아이패드 사용자들에게 MS의 오피스와 윈도를 쓰게 해주는 방법으로 널리 쓰인다. VM웨어 기술로 서버가상화를 적용한 기업 환경에서 윈도 데스크톱 가상머신(VM)을 만들고 iOS를 포함한 여러 모바일용 뷰 앱을 통해 접속이 가능하다.

사실 VM웨어가 개입한 구도 자체가 루머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해석된다. MS와 VM웨어가 서버가상화와 클라우드 시장에서 으르렁대고 있지만, 모바일오피스나 가상화 클라이언트 분야에선 솔루션 파트너 관계이기도 하다.

현재는 모바일 기기로 데스크톱 MS오피스와 윈도를 쓰려는 기업이 많아 VM웨어 VDI 기술도 덩달아 시장 기회가 큰 상황이다. 반면 애플 맥OS X와 아이워크에 대한 수요는 모바일기기에서뿐 아니라 일반 기업용 PC시장에서도 크지 않다. VM웨어 입장에서 MS와의 공생관계를 일부러 위협해가면서 애플의 신제품 개발에 협력할 이유가 있을지 의문이다.

■VDI 오피스앱은 생산성 '보조' 역할

또 태블릿 단말기에 특화된 생산성 솔루션이 증가 추세지만 VDI 자체는 기존 윈도PC와 오피스 앱의 생산성을 재현하는 수단에 가깝다. 앞서 루머를 전한 외신도 애플과 VM웨어의 기획이 현실화될 경우 일부 특수한 기업시장의 수요를 채워줄 가능성은 있지만 당장 MS오피스의 지위를 대신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평했다.

특히 사무직 실무자들이 모바일기기로 VDI를 이용하는 사례 가운데 대부분은 네트워크로 가상화된 윈도를 불러오는 용도다. 주요 생산성 플랫폼인 PC 업무자료나 문서 등을 원격지나 이동중인 상황 등 직접 접근할 수 없을 경우 활용 가능한 '임시방편' 성격이 크다.

16일 VM웨어코리아 프리세일즈엔지니어링그룹 양승도 부장은 VDI를 도입한 조직내 실무자들이 태블릿과 같은 기기로 완전히 새로운 문서를 작성하고 완성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템플릿을 활용하거나 긴급한 문서 수정상황이 발생할 때 활용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단종된 'X서버' 없으면 안 돼

VM웨어가 보기에도 아이패드용 맥OS X기반 아이워크는 실현가능성이 높지 않다.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클라이언트용 모바일 기기에 집중하면서 서버와 워크스테이션 용도로 쓰이는 X서버, 맥프로 데스크톱은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양 부장은 우리 가상화기술 v스피어5 버전부터 맥OS X기반 VM을 만들 수 있긴 한데 이는 기술적으로 구현한 것뿐이라며 자체HW만 허용하는 애플 SW라이선스 정책상 (아이워크를 구동할) 맥OS X기반 VM은 X서버로만 구성해야 하는데 이는 단종된 제품이라고 덧붙였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제한된 자원으로 우선순위가 높은 분야에 집중해야 하는 방침상 아이폰과 아이팟터치, 아이패드와 맥북에어 시리즈 등 개인소비자를 겨냥한 제품 출시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파워유저나 엔터프라이즈 관련 제품군에 덜 주력하게 된 건 사실이라면서도 해당 분야에 후속 대응이 없지 않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