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PC시대 종말? "시대적 경쟁력 찾아라"

이재석입력 :2012/10/31 07:32

이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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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시장조사업체가 올해 세계 개인용 컴퓨터(PC) 출하량이 지난해 보다 1.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써 글로벌 PC시장은 11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는 소식이다. 반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시장은 대표 기업들이 꾸준히 신상품을 출시하며 뜨거운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IT업계에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의 성장세와 함께 PC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PC시대의 종말’은 지난 2001년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언급하면서 화두가 됐다. 1970년대 후반부터 2000년까지 이어온 ‘PC에 의한 생산성 혁명’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이야기였다. 대신 그는 디지털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허브 역할을 하는 기기의 통합을 강조했고, 그 후 10년간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생산해냈다.

하지만 올해 제주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한 애플의 공동 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은 “PC시대가 끝난 것이 아니라 PC로만 일하는 시대가 끝난 것 일 뿐”이라고 대응해 또 한번 주목을 받았다.

이렇듯 ‘PC시대의 종말’에 대한 논란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사실 그 동안 PC시장은 독점 시장이나 마찬가지였다. 컴퓨터의 운영 체제를 가동시키는 부팅 작업이 현대인의 속도성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경쟁력을 의심받았지만 관련 기술 개발은 IT업계의 숙원과제가 될 만큼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기술 투자는 곧 경제적 부담이 됐고 이는 PC의 가격을 올리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등장하면서 PC 시장은 변화의 바람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부팅 시간이 짧고, 늘 켜져 있는 ‘상시성’과 간편하게 들고 다니기 쉬운 ‘휴대성’은 PC의 약점을 보안하며 대중에게 어필했다.

PC의 경쟁력을 새롭게 키워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다양한 방법들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PC의 성능적인 강점을 활용한 역할을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PC가 언제 어디서든 네트워크 환경에 접속할 수 있게 하는 유비쿼터스 시대에 맞춰 ‘홈 서버’ 역할을 하는 것이다. PC가 서버가 되어 컨트롤하면서 상시적으로 켜져 있는 환경을 만들면 생활 전반에서 PC의 활용성은 높아질 수 있다.

물론 PC를 항상 켜놓게 되면 전력 사용량이나 보안 문제 등이 우려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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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사용량 문제는 유관 산업에서 협력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사무실이나 가정에서 일상적으로 켜놓는 공유기의 전력량은 스마트폰 한 대를 작동시키는 데 소비되는 전력보다 3~4배 정도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유기 사용량을 기준으로 볼 때 한대의 PC를 상시로 운영하는 전력량을 스마트폰 운영전력과 비슷하게 줄이는 기술 개발이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보안 문제 역시 성장하고 있는 개인 백신 산업과 긴밀한 협조가 이뤄진다면 충분히 보완 가능하다.

PC의 독점 시대는 지났지만 이것으로 PC 시대의 종말을 예단하기는 이르다. PC를 통해 성장해 온 IT 환경과 그 안에서 만들어진 라이프 스타일이 견고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PC 산업이 독점 체제에서 벗어난 것은 오히려 기회다. 새로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부단히 경쟁하고 노력한다면 시장 지형은 얼마든지 새롭게 그려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재석 IT컬럼니스트

이재석 대표는 포스텍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1999년 5월부터 심플렉스인터넷을 이끌어오고 있다. 벤처 버블에서 살아남은 국내 IT벤처 1세대로서 IT시장의 변화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 분석 해보는 것이 취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