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태블릿 '서피스'는 현재 전용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1만개를 지원한다. 앞서 애플이 iOS를, 구글이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상용화한 시점보다 낫다는 평가다. 모바일 생태계 경쟁에서 서피스에 탑재된 윈도8 운영체제(OS)도 경쟁자들을 따라잡을 기회가 남았을지 지켜볼 만하다.
외신은 28일(현지시각) MS 서피스를 통해 접할 수 있는 생태계가 경쟁사 애플과 구글뿐아니라 기존 윈도폰7 출시 때보다도 많다며 긍정적으로 보도했다.
물론 윈도 앱 1만개라는 규모는 수십만개에 달하는 iOS와 안드로이드 앱 생태계뿐아니라 10만개를 넘어선 윈도폰 생태계보다도 보잘것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윈도8과 윈도RT 환경을 겨냥한 전용 앱개발 움직임이 점차 가속될 것이란 관측이 있다.
윈도폰7은 약 2년전인 지난 2010년 10월 하순, 1천개 앱을 제공한다며 출시됐다. 1만개에 이른 시점은 이후 4개월이 흘러서다. 그 앱 장터인 '윈도폰 마켓플레이스'는 계속 성장해 지난 6월 10만개 앱을 품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빠른 성장은 MS가 펼친 인위적인 노력의 결과로 분석됐다. 당시 구글과 애플이 이미 스마트폰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었기에 윈도폰7 플랫폼과 단말기는 큰 인기를 끌지 못했던 것이다.
일각에서는 MS가 서피스에 탑재된 윈도RT와 시판중인 윈도8 생태계도 인위적으로 빠른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 출시직후 그 앱 장터 '윈도스토어'에 들어찬 1만개 앱은 이를 간접적으로 뒷받침한다는 풀이다.
미국 지디넷 모바일기기 담당 블로거 매튜 밀러는 그의 서피스 단말기에 동영상, 인터넷전화, 노트기록, 게임, 전자책, 소셜네트워크, 뉴스 앱 등이 깔려 있다고 썼다. 1만개에 불과한 윈도스토어 앱 가운데 20개쯤 되는 앱을 사용중이란 설명이다.
이처럼 앱을 쓰는 사용자가 늘면 개발자가 많아지고, 자연히 앱도 추가되면서 또다른 사용자를 데려오는 선순환 생태계가 나타나게 된다. MS는 윈도8 개발 초기부터 1년 넘도록 '기회'를 강조하며 앱 개발자 끌어들이기에 애써왔다.
MS에 따르면 윈도 앱 생태계에 뛰어들 수 있는 개발자 유형은 웹, PC, 모바일을 가리지 않는다. 기존 안드로이드와 iOS 앱을 만들던 모바일 개발자, 브라우저에서 돌아가는 실버라이트와 HTML 코드를 다루던 웹디자이너, C#과 C++과 C 등으로 윈도 데스크톱용 앱을 만들던 개발자, 자바스크립트와 CSS와 HTML5를 쓰는 웹개발자를 아우른다.
이에 따라 양적 측면에서 개발자 확보와 앱 물량 늘리기는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MS는 이달초 윈도8 앱 3천개를 확보했다고 밝히며 지난 25일 윈도8 상용화 이후 90일 안에 앱 10만개를 만들겠다고 예고했다. 다만 실제 사용자의 수요에 맞는 앱이 일정수준 이상의 품질로 마련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이미 경쟁 플랫폼에는 명성을 얻은 앱들이 들어차 있고, 사용자들은 그만한 품질을 윈도 환경에서도 기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윈도스토어는 사용자의 '일상'과 '업무'에 초점을 맞춘 앱 분류방식을 제시한다. 스포트라이트 앱(추천), 게임, 소셜, 엔터테인먼트, 사진, 음악과 영상, 스포츠, 도서, 뉴스와 날씨, 건강, 음식, 라이프스타일, 쇼핑, 여행, 금융, 생산성, 툴, 보안, 비즈니스, 교육, 공공, 21가지다.
분류된 가짓수만으로는 이미 앱을 풍족하게 갖춘 경쟁플랫폼과 비교할 때 전혀 밀리지 않는다는 게 특징이다. 사용자 입장에서 덜 분류된 여러 앱 사이를 헤매는 것보단 세분화된만큼 원하는 것을 찾기 수월한 게 장점으로 꼽힌다.
관련기사
- MS, 윈도 스토어에 ‘성인 게임’ 허용2012.10.29
- 빌게이츠 "MS 윈도와 폰OS가 통합될 것"2012.10.29
- 윈도8 앱 3천개…MS "90일 안에 10만개"2012.10.29
- 윈도8, 정식 출시 앞두고 내장 앱 확바꿔2012.10.29
다만 유무료 앱이 윈도8과 윈도RT 기반 환경으로만 돌아가고, 핵심요소를 공유한다고 알려진 윈도폰8 기반으로는 돌아가지 않는 게 약점이다. 타사 플랫폼은 스마트폰 사용자가 이미 구입해 쓰는 앱을 같은 계열의 태블릿에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윈도스토어와 윈도폰 마켓플레이스가 별개인 이상 이 문제는 풀기 어렵다. 아직 출시되지도 않은 윈도폰8 플랫폼은 기존 윈도폰7 단말기에서 돌아가는 10만개 앱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윈도폰8이 윈도8 및 윈도RT와 통합될 것이란 관측은 있지만 언제 실현될지, 확정된 것인지는 모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