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셧다운제가 실제 효과도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명의도용을 양산하고, 외국 회사에는 법 적용을 하지 못해 국내 업체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심각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6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문방위 겸임) 소속 전병헌 의원(민주통합당)은 여성가족부 국정감사 질의 자료를 통해, 여가부의 강제적 셧다운제 시행 이후 청소년들의 심야 시간 게임 이용 감소가 0.3%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전병헌 의원실이 공개한 여가부가 셧자운데 시행 평가를 위해 위탁 수행한 ‘청소년 인터넷게임 건전 이용제도(셧다운)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강제적 셧다운제 시행 이전부터 실제 심야시간의 청소년 게임 이용은 미비했고 제도 시행 후에도 전체 게임 이용에서 무의미한 수치에 가까운 감소세를 보였다.
이 보고서는 셧다운제 실효성에 대해 “심야시간에 인터넷 게임을 이용하는 청소년의 수가 매우 적어 제도 시행으로 인한 게임이용 시간대 변화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게임을 하기 위해 청소년들이 명의도용이 필요하다는 잘못된 인식이 확산된다는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보고서의 조사인원 600명 가운데 셧다운제 시행 이후 심야시간 게임 이용 경험이 있는 학생은 54명(9%)이다. 이 중 부모님의 게임이용 동의 아래 부모아이디로 접속한 학생이 59%, 허락 없이 부모님 아이디를 개설한 학생이 27.8%, 가족 외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한 학생이 13%로 집계됐다. 즉 심야 시간에 게임을 이용하는 학생 중 40%는 명의를 도용하고 있다는 것.
제도 실효성고 국내법의 한계에 따른 역차별 문제도 지적을 받았다. 국경이 없는 인터넷 세계에서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로 작용하는 셧다운제는 갈라파고스 규제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전병헌 의원은 최근 국내 포털 사이트 사업자인 NHN이 ‘문명5’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한 것을 예로 들었다. 이 게임은 12세 이용가 등급 판정을 받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셧다운제 대상에 해당한다.
하지만 국내 사업자와 달리 해외에서 운영되는 ‘스팀’은 한글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국내 사업작 아니기 때문에 같은 게임을 제공하면서 셧다운제 적용에서 벗어난다.
스팀뿐만 아니라 미국에 본사를 둔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게임 서비스 역시 국내 규제를 받지 않는다고 의원실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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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의원은 게임 개발사들이 셧다운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성인용 게임으로 개발을 전환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실제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게임 신작 출시를 비교하면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성인용 게임이 50% 이상 증가했다.
전병헌 의원은 “문화부 선택적 셧다운제도 강제적 셧다운제와 같이 청소년 보호의 실효성은 없으면서 국내 게임 산업을 망치는 신각한 이중 규제로 작용하고 있다”며 “여가부와 문화부는 현재와 같이 청소년 보호의 실효성은 없고 국내 기업을 역차별 하는 제도의 상황을 조속히 해소하고 청소년을 보호하는 정책이 무엇인지 다시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