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직접 만든 윈도 태블릿 '서피스RT' 리뷰가 주요 외신을 통해 쏟아졌다. 제품 시판을 앞두고 MS가 몇몇 미디어들에 사전 리뷰를 의뢰하며 요청했던 엠바고가 풀리면서다.
사실 공식 엠바고 시한은 미국 동부시간(ET) 기준 23일 오후9시, 우리나라 시각으로 지난 24일 오전11시에 풀렸다. 다만 국내서는 이날 오전 내내 애플의 신제품 발표가 화두였기 때문에, 정작 그 대항마로 묘사되던 서피스RT 실물에 대한 평가는 뒷전이었다.
서피스RT는 MS가 인텔 프로세서를 벗어나 ARM 칩으로 구동되는 풀버전 운영체제(OS), '윈도RT'를 탑재한 태블릿이다. 이는 기존 윈도7처럼 인텔 x86기반 OS 후속판으로 '윈도8'을 담은 서피스 프로와 함께, MS가 직접 디자인한 태블릿이자 애플 아이패드 대항마로 주목받았다.
제품을 올상반기 처음 선보인 MS는 지난주 IT전문미디어와 테크 블로그, 유명일간지 기술담당 저널리스트 약 20여곳에 리뷰용 서피스RT 단말기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전에 미리 이를 써본 IT미디어들의 의견을 정리해봤다. 전반적으로 하드웨어는 썩 괜찮아 보이는데 버그가 있는 듯한 OS와 부족한 앱 때문에 별로라는 평가다. 정식 출시가 코앞인 상황에 간단히 뒤집을만한 요소가 아닌 만큼, 연말까지 개인소비자 시장에서 MS가 이름값을 하긴 간단치 않을 전망이다.
우선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월트 모스버그는 희소한 서드파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과 다소 실망스러운 배터리 지속시간을 버틸만하다면, 서피스RT는 사용자에게 다른 태블릿에서 아쉬웠던 생산성 이점을 제공할 것이다고 평했다.
그는 사실 서피스RT를 1주일전이 아니라 3주전에 받아본 일부에 속한다. 대외적으로 그는 '친애플, 반MS' 성향을 보이곤 한다는 평가를 받아온 인물이라 그 이력을 고려하면 이번 서피스RT에 대한 평가는 의외로 관대해 보인다.
마찬가지로 친애플 성향이 진한 리뷰어로 알려진 뉴욕타임스(NYT)의 데이빗 포그는 역시나 서피스RT에 단호한 평가를 내린 듯하다. 그가 리뷰 제목으로 쓴 '그럴듯한 태블릿, 하지만 꼴사나운 소프트웨어(SW)'라는 어구는 실로 그의 평가를 함축한다.
포그는 서피스는 하드웨어(HW) 측면에서 사용자를 숨막히게 할만큼 훌륭한 상상력을 녹인 장치라면서도 그런데 SW는 사용자의 인내심을 앗아버릴 것이다고 지적했다.
서피스RT 총평을 점수로 매긴 더버지의 조슈아 토폴스키는 10점 만점에 7점을 줬다. 3점을 깎게 된 배경은 역시 OS였다. 다만 액세서리가운데 물리적 키보드인 '타입커버'는 과장되게 호평한 뉘앙스다.
토폴스키는 서피스는 아이패드나 넥서스7같은 단말기보다 더 나아보이진 않지만 매우 독특하고 유용한 인터페이스와 MS 생태계에 연계된 요소를 많이 갖췄다면서도 비교한 2가지 기기에 비해 앱이 부족하고 세련미도 떨어진다고 썼다.
기즈모도의 샘 비들도 혹평까진 아니었지만 '설익은' 제품으로 묘사하며 일반 사용자들에게 추천하긴 어려움을 표현했다.
비들은 서피스는 환상적인 약속을 했고, 환상적인 잠재력을 품었다면서도 사용자들이 그 잠재력을 고려할만도 한데, 돈을 주고 살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MS가 가장 좋아할만한 평가는 미국 지디넷에서 나왔다. 미국 지디넷의 에드 보트는 서피스RT를 강력 추천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그는 서피스RT 제품에서 어떤 기능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를 간결하게 정리해냈다. 일례로 그 윈도RT에 들어간 인터넷익스플로러(IE) 10 브라우저가 어도비의 플래시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는지 확인해줬다. 보트가 확인한 바로는 서피스RT에서 돌아가는 IE10은 데스크톱 버전이든 '모던UI' 버전이든, 허용된 사이트 목록을 기반으로 플래시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다.
각 리뷰를 간추린 미국 지디넷 블로거 마리 조 폴리는 나는 서피스가 올여름초 첫선을 보이면서 그 OS가 윈도8이든 윈도RT든 만족스러웠다면서 내 주장의 요지는 MS가 새 윈도를 출시하는데 극히 필요한 것이, 그 OS가 갖는 배경에서 멀어질 수 있을만큼 새롭고 멋진 단말기란 점이라고 정리했다.
조 폴리는 정작 자신이 서피스RT를 쓸 기회를 얻지 못했는데, 그 이유로 MS가 초기 리뷰어를 선정한 기준이 애플 팬, 젊은 신인 블로거 다수, 윈도 기기를 리뷰한 경험이 없는 기자 몇몇이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자신뿐아니라 다른 유명 MS전문가, 친MS 성향이 진한 리뷰어들조차 초기 리뷰어 그룹에 포함되지 못했다는 점은 뜻밖이라고 언급했다.
이밖에 어낸드텍의 블로거 어낸드 랠 심피는 아이패드는 어떤 확장단자도 없이 굴곡진 테두리를 보여주는 반면 서피스는 22도 각도 베젤로 각진 모습이고, 아이패드 특징은 밝은 알루미늄 마감재인데 반해 서피스는 짙은 마그네슘 표면처리가 돋보인다며 더 좋고 나쁘다를 떠나, 그냥 다르다고 평했다.
다만 서피스에 USB연결, 외부메모리, 비디오출력 단자가 있다는 사실은 분명히 아이패드를 누를만한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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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엔가젯의 팀 스티븐스는 서피스의 커버형 키보드와 연결된 킥스탠드에 대해 서피스를 노트북의 대안 또는 (임시적인) 대체재로 만들어주는 요소라고 묘사했다.
한편 오는 26일 MS 본사와 한국MS는 윈도8과 이를 탑재한 PC를 공식 출시하고, 본사 제품발표시각에 맞춰 심야 일반인 초청행사도 진행한다. 국내 미디어 대상 소개자리는 오는 30일 따로 마련된다. 이를 전후로 삼성, 레노버, 소니, 도시바 등이 신제품을 내놓을 전망이다. 정작 국내서는 당장 MS 서피스를 직접 구매할 수 없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어떤 내용을 공개할 것인지에 업계 관심이 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