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오는 26일부터 아이패드 미니를 전 세계 사전 예약판매한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8을 출시하는 날이다. 애플은 4세대 아이패드와 미니를 비롯, 아이맥, 맥북프로 등 모든 PC 플랫폼에 걸쳐 신제품을 3일 앞서 일거에 쏟아냈다.
애플은 23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새너제이 캘리포니아 시어터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갖고, MS가 윈도8 새 플랫폼을 선보이기 전, 향상된 제품 라인업을 먼저 선보이며 한 발 앞섰다는 인상을 강하게 풍겼다.
이날 애플이 공개한 바에 따르면 아이맥은 두께가 전작 대비 80% 얇아진 5mm에 불과하다. 제품군도 기존 27인치 외에 21.5인치가 추가됐다. 27인치 모델 해상도는 2560x1440이며 21.5인치 모델은 풀HD 해상도를 갖췄다.
함께 공개된 맥미니도 가정용 서버 PC의 위치를 재확인했다. 999달러 최고가 맥미니는 인텔 아이비브릿지 i7 CPU.와 4GB 메모리 500기가바이트(GB)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탑재했다. 외형은 그대로지만 내부 부품 사양을 향상시켜 성능을 대폭 개선했다.
애플은 레티나 맥북프로 라인업도 13인치로 확장했다.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것에 초점을 맞췄다. 2560x1600 해상도를 갖췄으며, 409만6천 픽셀을 지원한다. 애플은 이를 노트북 중 세계서 두번째로 높은 해상도라 강조했다.
'13인치 맥북프로 위드 레티나'는 기존 제품보다 20% 두께가 얇아졌다. 무게도 3.5파운드 정도로 그간 나온 맥북 프로 제품 중 가장 가볍다. 2.5기가헤르츠(GHz)를 지원하는 인텔 코어i7프로세서에 8기가바이트(GB) 메모리, 128GB 플래시 스토리지를 갖췄다.
애플이 끝까지 숨겨놓은 무기는 아이패드였다. 3세대 아이패드가 나온지 1년도 채 안된 시점에 4세대 제품과 미니를 동시에 선보였다. 4세대 아이패드의 경우, 가격을 전작과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내부 프로세서 성능은 2배 개선했다.
주목할 부분은 아이패드 미니 발매일이다. 11월 2일 한국을 포함한 34개국에서 판매가 시작되지만 예약 주문은 26일부터 받는다. 이날 MS와 PC제조업체들은 서피스를 비롯, 윈도8과 윈도8RT 계열 노트북, 태블릿을 동시에 발매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행사 말미에 올해 초 믿기지 않는 혁신을 보게 될 것이라 예고했다라며 나는 그 약속을 애플이 지켰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전체 노트북 제품군을 레티나로 바꿨고, 얼마전 아이폰5를 내놨으며, 오늘 4세대 아이패드와 미니를 공개했다라고 강조했다.
MS는 윈도8을 PC 시장 위기를 타개할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윈도8 마케팅에만 우리 돈으로 2조원에 가까운 비용을 쏟아부었다. PC제조업체들의 따가운 눈총에도 서피스를 자체 개발하면서 태블릿 시장에도 직접 대응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그러나 MS가 이제 막 모바일 대응 플랫폼을 선보이는 것에 비해, 애플은 이미 갖춰진 플랫폼에 더 성숙해진 생태계를 강조했다. 하드웨어 성능도 좋아졌지만, 소비자들이 이를 기반으로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함께 공개하며 활용성까지 앞세웠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이북스3.0이다. 이날부터 시판되는 아이북스 새버전은 한국어와 일본어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교육용으로 더 적합하게 개선됐다. 소셜네트워크를 통한 문장 공유도 가능하다. 웹 페이지에서 문서를 보듯 상하 스크롤을 통한 책읽기도 가능해졌다.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동일 콘텐츠를 서로 다른 iOS 기기간에 이어 볼 수 있다.
쿡 CEO는 아이북스를 소개하며 아이패드를 통한 생태계 확장과 가파른 교육시장 성장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내 2500개 학교에서 아이북스를 교과서로 채택하고 있다라며 아이북스 앱스토어에 150만권의 책이 올라와 있으며, 4억권의 책이 다운로드 됐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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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앱 생태계도 언급됐다. 쿡 CEO에 따르면 1초당 오가는 아이메시지가 2만8천건, 지난해 아이클라우드에 저장된 문서가 1억2천500만 건이었다. 앱스토어에 등록된 iOS 전용 앱이 총 70만개이며, 아이패드 앱이 27만5천개다. 사용자들이 내려받아 사용한 앱만 350억개다.
애플은 이날 제품 프리젠테이션에서도 특유의 '#1'이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 이는 구글 안드로이드 계열은 물론, 이제 막 모바일로 진입하는 MS보다 몇단계 앞서 있다는 점을 은연 중에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