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이 '메이드인차이나'라고? 제품을 뜯어 부품을 살펴보면 그렇지도 않다.
미국 대선에서 기업들의 일자리 아웃소싱이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특히 애플의 각종 IT단말기가 과연 어느나라 제품인지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특히 애플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 타이완, 일본 등에서 부품을 구입해 중국에서 이를 조립하며 영업이익을 극대화하는 식으로 미국에 일자리를 제공하지 않는 기업의 대명사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애플 제품에 들어가는 상당수 핵심 부품은 모두 미국 회사의 제품이라는 반대 주장도 상당한 설득력을 가지며 유효하다.
21일(현지시간) 美 씨넷은 애플이 실제로 일자리를 아웃소싱하고 있느냐는 화제를 던지면서 시장조사기관인 IHS아이서플라이를 통해 아이폰5에 들어가는 부품 중 상당수가 미국 국적의 회사에서 제조된다고 분석했다.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총사용부품비용 가운데 단일부품으로 가장 많은 비중(11%)을 차지한 것은 퀄컴의 무선통신 칩이었다. 다음으로는 역시 미국 회사인 샌디스크 등으로부터 공급받는 플래시 메모리 칩으로서 약 9% 가량을 차지했다. 이어 일본 엘피다반도체가 5%를 차지했다. 하지만 엘피다는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로과 합병 작업중에 있다.
미국 반도체 설계전문 업체인 시러스로직, 세계 최대의 아날로그 칩 제조업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 아날로그칩 설계업체 스카이웍스, 통신반도체 업체 브로드컴 등 제조사들도 순위에 올랐다.패트릭 무어헤드 무어 인사이트&스트레티지 수석 애널리스트는 미국 회사들은 지적재산(IP)과 제조의 두 개의 레벨로 나눠져 운영된다면서 하지만 퀄컴의 무선통신 특허처럼 최고의 기술과 많은 가치가 집약된 것은 IP 기반이라고 말했다. 씨넷은 단순히 제조 장소만을 따지면 이 같은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제조부문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이폰5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애플의 A6 프로세서는 현재 삼성에서 제조한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A 시리즈 칩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공장에서 만든다. 애플의 차세대 칩 제조사로 거론되는 타이완 TSMC나 인텔을 비롯 퀄컴, 글로벌파운드리 등도 미국에 생산 공장을 가지고 있거나 미국 내 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다.
아이서플라이는 아이폰5에는 이 밖에도 단순히 식별할 수 없는 수많은 부품이 탑재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많은 부품들은 실질적으로 최초 제조장소를 추적할 수 없거나 다양한 회사로부터 공급받은 경우가 대부분으로 제조장소 식별이 불가능한 것으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디스플레이 모듈은 물론 강화유리용으로 사용되는 코닝의 고릴라 글래스와 소형 칩들도 여기에 해당한다.
크레이그 스타이스 아이서플라이 애널리스트는 디스플레이만 놓고 보더라도 디스플레이 모듈을 어느 회사가 납품하는지는 알 수 있지만 이 모듈에 들어가는 부품은 다양한 회사로부터 공급받고 이를 확실하게 식별할 수도 없다면서 낸드플래시와 D램 역시 각 제품을 분리해보면 복수의 회사로부터 공급받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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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16일 열린 미 대선후보 2차 토론회에서도 중국에서 생산되는 애플 제품에 대한 문제가 이슈로 부상했다. 사회를 맡은 CNN의 캔디 크롤리가 일자리의 해외 아웃소싱이 미국 경제의 침체를 가져왔다고 지적하면서 어떻게 하면 애플같은 회사가 미국에서 더많은 제품을 만들도록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이슈가 촉발됐다.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과 미트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는 각각 전 세계 최고의 과학과 연구시설을 확보하고 첨단 제조업체 투자해 전문직, 고임금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는 방안과 중국이 공정한 기반에서 역할을 하도록 하는 한편 미국을 기업하기 매력적인 곳으로 만들면 일자리가 돌아올 것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두 후보 모두 환율과 지적재산권 등 경쟁의 룰을 공정하게 만들고 법인세율을 낮추는 방식 등으로 생산기지의 해외이전을 막고 자국 기업의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데 인식의 궤를 같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