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지난달 아이폰 판매금지 소송 예비판결서 애플의 손을 들어준 가운데, 프랜드 조항에 관해서는 삼성전자에 유리한 해석을 내놓은 것이 뒤늦게 알려져 주목된다.
16일(현지시각) 오픈소스 법률사이트 그로클로(Groklaw)에 따르면, E. 제임스 길디 ITC 판사는 지난달 14일 있었던 삼성전자와 애플간 특허 침해 소송 예비판결에서 삼성이 프랜드 조항을 위반했다는 애플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ITC는 당시 애플이 삼성전자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며, 미국내 아이폰 판매금지를 요청한 삼성전자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확정되지 않은 예비판결문이었으나, 미국서 진행되는 특허 소송이 상당부분 애플에 유리할 것으로 전망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날 그로클로 보도는 표준특허가 상황을 반전시킬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알렸다. 애플은 당시 삼성전자가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ETSI)에서 선언한 프랜드(FRAND·공정하고 합리적, 비차별적으로 표준특허를 사용하는 것)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길디 판사가 이를 완전히, 그리고 명확하게 거부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길디 판사는 삼성전자가 프랜드 조항을 위반했다는 그 어떤 증거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라이선스 계약 협상시 삼성전자가 너무 많은 비용을 요구했다는 애플의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어느 정도 가격이 공정한지를 애플이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이어 표준특허 침해가 유력하다고 판단될 경우 삼성전자가 ITC에 판매금지를 신청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 알려진 내용은 ITC 예비 판결 당시 포함됐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길디 판사는 지난 8월 내려진 삼성전자와 애플간 특허침해 본안 소송 배심원 평결에 대한 불신의 뜻도 비쳤다. 그는 평결문에 배심원 평결에 의존하지 않겠다. 왜냐하면 그것은 모순된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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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C측 해석은 본안소송 1심 판결을 맡았던 루시 고 새너제이 지방법원 판사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루시 고 판사는 배심원 판결을 바탕으로 오는 12월 6일 평결불복 법률심리(JMOL)를 열 예정이다.
한편 ITC는 오는 19일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제소한 소송에 관한 예비판정을 발표한다. 애플은 이 소송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미국내 수입을 금지해 달라고 ITC에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