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이슈 몰이 했지만... ‘반쪽 성공’에 그쳐

일반입력 :2012/10/16 10:03    수정: 2012/10/16 10:06

‘리그 오브 레전드 시즌2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경기가 운영 미숙의 문제를 드러내며 막을 내렸다. 게임의 인기만큼이나 수많은 이용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대회 운영에 있어서는 낙제점을 받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LA 가렌센터에서 열린 롤드컵 결승전 에서 대만의 TPA(Taipei Assassins)아 아주부 프로스트를 3대 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 날 결승전은 전세계를 대표해 아시아 두 팀이 맞붙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우승을 차지한 TPA는 100만 달러의 상금을, 준우승을 차지한 아주부는 25만 달러의 상금을 획득했다.

하지만 화려했던 롤드컵 경기 이면에는 숱한 잡음으로 게임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사건들도 많았다.

먼저 문제의 발단은 글로벌 대회를 무색하게 만든 주최 측의 운영 미숙 문제에서 비롯됐다.

지난 7일 열린 8강전 경기 중 일부가 PC 네트워크 문제로 원활히 진행되지 못했던 것. 이 때문에 현장을 찾은 관객들을 비롯해, 새벽 시간에 이 경기를 지켜보던 국내 팬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결국 주최 측인 라이엇게임즈는 8강전 D조 경기를 현지 시간으로 10일 오후 5시에 다시 치르기로 결정하는 등 뒷수습에 나섰지만 결국 팬들의 혼란과 불편을 초래한 꼴이 됐다. 이 날 재경기는 관중 없이 쓸쓸하게 치러졌다.

문제는 또 있었다. 8강전에서 일부 선수들이 경기가 잠시 중단되자 몸을 돌려 스크린으로 상대의 전략과 위치 등을 파악했다는 의혹이 일었던 것. 이 사건은 일명 ‘눈맵’으로 불리며 현장뿐 아니라 인터넷에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선수들이 눈맵 의혹을 받게 된 근본적인 원인 역시 주최 측에 있었다. 현장감을 살린다는 이유로 경기장 부스를 개방형으로 꾸몄기 때문. 선수들이 실수로라도 상대편의 움직임을 확인할 수 없도록 폐쇄형으로 부스를 설치해야 했지만 사전에 이를 고려하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이 문제는 아주부에게 일방적인 벌금 조치가 내려지면서 더 큰 문제로 번졌다. 같은 눈맵 의혹을 받은 TSM, WE , IG에 대해서는 경고 처리에 그치고, 아주부에게만 3만 달러라는 거금의 벌금형이 내려지면서 누리꾼들은 형평성에 어긋난 조치라고 반발했다.

라이엇의 자체 규정에 다르면 구두 경고를 시작으로 경미한 위반에는 상금의 5%, 중대한 위반에는 20% 벌금을 부과하게 돼 있다. 이 외에도 판정패, 몰수패, 토너먼트 자격박탈 등의 패널티를 줄 수 있다.

하지만 유독 주최 측은 아주부가 경기 결과에 영향을 줄만한 눈맵을 했다는 이유로 벌금형을, 나머지 팀들은 경기에서 직접적으로 의미 있는 이득이 생기지 않았다는 이유로 추가 징계를 하지 않아 논란꺼리를 제공했다.

특히 라이엇게임즈 한국 지사는 주최 측이 눈맵 의혹을 받고 있는 팀들에 대한 재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시점에도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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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라이엇게임즈 한국 지사 측은 “눈맵 사건이 별 문제 없이 일단락됐다”고 밝혔지만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아주부에게 벌금형이 확정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의 인기 덕분에 롤드컵이 많은 이슈가 됐지만 운영 능력은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며 “선수들의 잘못만을 탓하고 처벌할 것이 아니라 운영 미숙에 대한 진정성 있는 주최 측의 사과와 개선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