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 검색하니 쿠팡이..."어라? 이상하네"

일반입력 :2012/10/11 20:06    수정: 2012/10/11 21:23

봉성창

대학생 정유진㉕씨는 소셜커머스에서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네이버 검색창에 티몬을 쳤다. 그러자 검색 결과와 함께 경쟁업체인 쿠팡 홈페이지가 뜨는 것을 보고 의아했다. 나중에서야 정 씨는 PC가 자신도 모른 사이에 이름 모르는 광고회사가 배포한 광고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었음을 발견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키워드 광고 회사에서 배포한 액티브X 형태의 악성 애드웨어가 설치된 일부 PC에서 포털 검색창에 의도와 다른 검색결과가 나오는 변종 키워드 광고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러한 애드웨어를 이용한 변종 키워드 광고는 상당히 오래됐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 설명이다. 최근에는 운영체제 보안 업데이트로 인해 제대로 작동이 안 되는 경우도 있지만, 낮은 버전의 웹브라우저를 사용하거나 오래된 PC에서는 피해가 더욱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PC방의 경우, 관리 프로그램 개발사나 혹은 업주와 계약을 통해 이러한 광고를 내보는 곳도 적잖다.

최근 문제가 불거진 곳은 소셜커머스 업계다. 업계 1, 2위를 다투는 쿠팡이 이러한 변종 키워드 광고 영업을 시작하면서 경쟁사인 '티켓몬스터' 혹은 '티몬'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쿠팡 홈페이지가 뜨도록 했다.

일례로 이러한 변종 키워드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H사는 다국어번역프로그램으로 가장한 액티브X 프로그램을 각종 블로그 및 P2P 사이트를 통해 배포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설치할 경우 특정 검색어 입력 시, 검색과 동시에 관련 사이트가 열린다.

이와 관련해 쿠팡 측은 “지난달 15일부터 약 1천개 키워드를 가지고 테스트를 해보는 과정에서 경쟁사 이름이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며 “설치되는 과정에 있어서 사용자 동의를 제대로 받는지에 대해 그간 파악하지 못했고 금일자로 중단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티켓몬스터는 “사용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검색결과와 다른 사이트로 인도하게 하는 악성프로그램을 만들어 배포하는 사업자들은 사라지게 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특히 경쟁사의 트래픽을 빼앗아 가도록 검색결과를 가리고 자신들의 사이트를 보이게 하는 행위는 정말 비도덕적이고 불법적인 행위이며 충분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광고업계 한 관계자는 “이러한 변종 키워드 광고는 포털업체에 비용을 지불하는 정상적인 키워드 광고에 비해 효과가 떨어져 별로 사용하지 않는다”며 “트래픽이 많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허수가 많아 실제 매출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다만 티몬과 쿠팡의 경우 치열한 경쟁 상황에 놓여 있고 상품이 아닌 사이트에 들어와서 물건을 고른다는 점, 그리고 경쟁사의 트래픽을 빼앗아 올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효과적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런 변칙 광고로 불거진 논란은 티몬과 쿠팡이 최초는 아니다. 지난 4월경 업계 경쟁관계인 잡코리아와 사람인 역시 불공정 마케팅 여부를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결국 잡코리아는 사람인을 업무 방해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형사 고발해 현재 검찰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다.

보안업계에서는 이러한 변종 키워드 광고를 애드웨어로 간주하거나 PUP(Potentially Unwanted Program, 잠재적 유해 프로그램)로 본다. 그러나 법제화된 기준이 없기 때문에 이를 불법으로 보고 무조건 차단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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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업계 한 관계자는 “실제로 사용자가 무료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 받는 사이 사용자들이 유심히 보지 않으면 인지하지 못하도록 프로그램을 PC에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아예 새창을 띄우거나 팝업창 형태로 보여지도록 하기도 하고 실제 포털에서 실제 검색한 키워드와 다른 결과를 보여주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종 키워드 광고 서비스에 대해 네이버 측 관계자는 “아직까지 해당 광고 서비스가 불법인지에 대해서는 기업 입장에서는 판단할 수 없다”면서도 “광고주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