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미워"…HTC, 3분기도 어닝쇼크

일반입력 :2012/10/09 08:52    수정: 2012/10/09 11:01

김태정 기자

중화권 IT 산업의 자존심,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최강을 자처했던 타이완 HTC가 또 추락했다. 3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79% 감소, 충격에 빠졌다.

이 같은 추세라면 삼성전자와 애플에 맞서기는커녕, 노키아처럼 몸집 줄이기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 힘을 받았다.

8일 HTC는 3분기 순익 1억3천3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79% 떨어진 수치다. 이른바 ‘어닝 쇼크’ 성적인 것.

이에 따라 HTC는 4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순익 감소를 기록했다. 지난 2분기 순익 2억4천700만달러는 전년 동기 대비 58% 줄어든 수치였다. 흑자이지만 감소폭은 충격적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당장의 성적보다 삼성전자나 애플에 맞설 전력이 부족하다는 게 HTC의 큰 고민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원(ONE) 시리즈는 발표할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폰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차기작들을 만들었지만 시장 분위기는 반신반의. 윈도폰이라는 브랜드가 스마트폰 시장서 큰 힘을 못 내왔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애플은 이달부터 아이폰5 공급 국가 확대에 나섰고,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노트2로 맞불을 놓았다. 3분기 갤럭시S3를 2천만대 이상 팔면서 HTC의 파이를 크게 더 뺏은 삼성전자다.

믿었던 중국 시장서도 HTC는 ZTE와 화웨이 등 신진 주자들의 저가 공세에 밀렸다. 두 회사는 저가 제품을 내세워 지난해 휴대폰(피처폰 포함) 판매량 순위 4위와 6위에 각각 이름을 올린 강자다. 올 들어 쿼드코어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등 고급형 제품 전력도 상당히 키웠다.

올 들어 현재까지 42% 하락한 HTC의 주가는 근래 현실을 그대로 반영했다는 평가다. 3분기 실적발표 전날인 7일 타이완 증시서 HTC는 전일 대비 0.9% 떨어진 287타이완달러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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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KGI 증권의 리차드 고 애널리스트는 “HTC가 스마트폰 신작을 선보여도 시장 판도를 바꿀만한 ‘게임 체인저’는 되기 어렵다”며 “삼성전자와 애플이 시장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HTC 수뇌부는 공개석상에서 유독 삼성전자를 공격해왔다. 피터 쵸우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010년 한국 기자들과 만나 10분 정도 써보니 갤럭시S의 디자인은 값싸(cheap) 보인다. 우리 제품이 더 흥미롭고 기능도 뛰어나다고 말한 일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