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 디스플레이 업계 양 수장이 만났다.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맞소송전 가운데의 공식석상에서의 만남이었다. 조수인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는 소송전에서의 치열한 공방과는 달리 공식 자리에서만큼은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5일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제3의 디스플레이의 날’ 행사에는 삼성디스플레이 OLED 사업부 조수인 사장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가 자리를 함께 했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서 양 대표는 최근 OLED 기술을 놓고 벌어진 양사의 소송전 등을 묻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양사 수장 모두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조 사장은 LG디스플레이와의 특허전에 대해 “(특허에 대해) 자세히 봐야겠다”고 말했다. 대응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한상범 대표 역시 “그런 얘기는 서로 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 대표는 “서로 회사를 위해 일 하는게 아니냐”며 “잘 해결될 것”이라고 원만한 결과를 기대했다.
양사는 앞서 차세대 OLED 기술을 두고 난타전을 벌였다. 포문은 삼성이 열었다. 삼성은 올 초 양사의 전·현직 임직원이 검찰로부터 기술유출 혐의로 기소된 이후 줄곧 LG디스플레이를 비난했다.급기야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초 LG디스플레이를 상대로 OLED 관련 18종의 세부 기술에 대한 침해를 금지토록 해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에 맞서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말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를 상대로 갤럭시S2, 갤럭시S2 HD, 갤럭시S3, 갤럭시노트, 갤럭시탭 7.7 등 5개 모바일 제품이 OLED 특허를 침해했다며 특허침해금지,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날 디스플레이의 날 행사에서만큼은 양사의 수장 분위기 속에서는 이같은 치열한 공방전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특히 이날 행사가 세계적 불황에도 2002년 이후 세계 위상을 유지하고 있는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성과를 격려하고 디스플레이 시장 확대 및 수출 증대 결의를 다지는 자리였던 만큼 각각 디스플레이산업협회장과 수석부회장으로 산업계를 이끄는 위치에서 공개적인 감정싸움을 자제한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가 다음 약속을 위해 먼저 자리를 뜨며 조 사장에게 미안하다는 뜻을 전하자 조 사장이 “수석부회장이 도망간다”며 농담섞인 면박을 주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들 역시 “회사일에 개인 감정을 개입시키지 않는다”며 “공은 공이고 사는 사”라고 입을 모았다. 조 사장과 한 대표는 용산고등학교 동창으로 과거부터 친분이 두터운 사이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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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조 사장과 한 대표는 불안한 세계 경기 속에 시황, 투자 등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조 사장은 “조금씩 상황을 보면서 하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대략적인 윤곽은 잡혔지만 자세히 말하기는 곤란하다”고 했다.
이 밖에 올 하반기 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플렉서블 OLED에 대해서 조수인 사장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