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뺀 TGIF, 경쟁적 한국행...왜?

일반입력 :2012/09/28 13:54    수정: 2012/09/28 14:33

전하나 기자

애플(i)을 제외한 이른바 ‘TGIF(트위터·구글·아이폰·페이스북)’의 최고위직 인사가 연이어 한국을 찾고 있다. 모바일 시장에 본격 진입한 이들 기업에게 삼성전자 등을 필두로 한 국내 휴대폰 제조사, 게임사 등 다양한 콘텐츠 제공기업(CP), 개발자들과의 협력이 성공의 필수 조건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의 한국 시장 공략에 가속도가 붙었다. 수장과 중역급 임원이 연달아 한국을 방문하는 모습이다.

이달 중순 페이스북 셰릴 샌드버그 COO에 이어 27일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한국에 왔고, 내달 11일에는 오스만 라라키 트위터 부사장이 한국을 찾는다. 먼저 한국을 방문한 구글과 페이스북은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국내 제조사, 이동통신사들과 잇따라 회동했다.

이와 관련 이달 14일 한국 기자들과 만난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COO는 “전세계 이통사, 제조사들과의 협력은 우리가 전력투구하고 있는 모바일 전략의 일환”이라며 “초고속인터넷, 무선인터넷 보급률 1등 국가인 한국은 ‘연결’ ‘공유’를 최우선 가치로 하는 페이스북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시장”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현재 한국 페이스북 월활동이용자(MAU)수는 1천만명을 넘는다.

앞서 7월에는 페이스북 본사 마케팅 담당 인력들이 제일기획 등 국내 광고 대행사들과 만남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자사 첫 태블릿 ‘넥서스7’ 홍보차 한국을 찾은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도 한국 시장에 대한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기자간담회 자리서 “한국인의 앞선 모바일 컴퓨팅 경험은 이미 전 세계의 기준”이라며 “한국이 IT 업계에서 세 번째 변화의 물결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다운로드 250억건을 돌파한 구글플레이에서 한국은 전세계 누적 앱 다운로드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슈미트가 “한국은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는 이날 국내 대표 모바일게임사 컴투스를 언급하기도 했다.

때문에 구글은 제조사 뿐 아니라 CP들과의 협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구글이 넥서스7과 함께 선보인 ‘구글플레이 무비’는 월트디즈니, 소니픽처스 등 할리우드 배급사는 물론 CJ E&M 등 국내 영화제작사와도 손잡은 결과다. 이번 기회로 국내 영화 콘텐츠의 파급효과를 한층 키울 수 있을 지 업계 관심이 높다.

구글은 또 내달 9일 서울에서 국제회의 ‘빅텐트’를, 11월에는 구글 기술·제품·서비스를 활용해 직접 만든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핵페스트’ 행사를 개최한다. 한국 개발자, 사용자와 지속적으로 호흡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이다. 이 두 행사 모두 서울에서 열리기는 처음이다.

내달 11일 방한하는 오스만 라라키 트위터 부사장도 기자들과 만난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한국 서비스 확대와 신사업 발표가 목적으로 관측된다. 라라키 부사장은 트위터 이전 구글서 일하며 ‘구글기어스’를 개발한 인물로 알려졌다.

트위터도 최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제일기획, 이노션 등 주요 광고주와 대행사를 접촉하는 등 한국 영업 확장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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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지난해 1월 한국어 서비스 개시와 함께 방한한 에반 윌리엄스 트위터 창업자가 KT, LG유플러스,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국내 이통사, 포털과의 협력을 공고히 다져 놓았다. 당시 윌리엄스는 “한국은 트위터 성장이 매우 빠르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특별한 나라”라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글로벌 기업의 한국 시장 공세가 강해진 것은 최근 몇년 사이 글로벌 시장에서 높아진 한국의 위상을 말해주는 한편 국내에서 시장 주도권을 확고히 잡고 있던 포털들과 경쟁할 만한 시장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의미도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