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난 구본무 "체질 바꿔라...철저히 평가하겠다"

구본무 LG 회장, 임원세미나에서 '체질개선' 주문

일반입력 :2012/09/26 11:12    수정: 2012/09/26 14:46

남혜현 기자

'인화'를 강조하던 LG 그룹 문화가 엄격한 성과주의로 바뀐다. 시장서 팔리는 제품을 만들도록 체질을 철저하게 바꾸지 않으면 평범한 기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동했다.

구본무 LG 회장은 26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임원세미나를 열고 시장선도를 위해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라며 앞으로 모든 임원들은 시장선도 성과로 평가받는다는 것을 명심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임원세미나에는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을 비롯, 강유식 LG 부회장,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조준호 LG 사장 등 CEO들과 임원 300여명이 참석했다.

구본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시장을 선도하지 못하면 더 이상 고객과 인재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평범한 기업으로 남게 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우리 LG도 지난 몇 년 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사업방식의 변화와 미래준비에 노력해 왔지만, 제대로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결과 대부분의 사업이 선도기업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시장 선도를 위한 방안으로 구 회장은 빈틈없이 준비하고 꾸준히 실행해 시장선도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을 꼽았다. 향후 모든 임원들에 대한 평가도 철저히 시장선도 성과에 있음을 강조했다. 우수 인재가 제대로 보상받지 못해 이탈하는 것을 막으라는 지시도 내렸다.

구 회장은 시장 선도 기업에 걸맞는 보상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시장선도와 관련된 성과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정받고 제대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고객가치'에 몰입하는 LG만의 일하는 방식을 정착시켜 나가라고 주문했다. 책임자에 권한을 확실히 위임하고, 불필요한 회의는 줄이라는 방침도 내렸다. 그는 과감히 권한을 위임해 '책임경영'을 확대하고 고객가치와 무관한 업무는 없애야 한다며 보고나 회의는 획기적으로 줄이고 치열하게 논의하여 결정된 사항은 반드시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실행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거듭 강조했다. 구 회장은 시장선도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체질과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 경쟁사들이 쉽게 넘지 못할 실력의 벽을 쌓아 나가야 한다며 지금까지 해왔던 것보다 더욱 마음과 힘을 모아 철저히 실행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앞으로 임원들이 얼마나 제대로 실행하는 지에 대해 보다 면밀히 살펴 볼 것이라며 임원들이 오늘 공유하는 내용을 사업 및 조직 운영의 근간으로 삼아 현장까지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도록 철저히 실행하는 데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LG는 지난 14일 구 회장과 각 계열사 CEO 및 사업본부장들이 참석한 사장단워크샵에서 시장선도 기업이 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철저한 실행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실행 방안으로는 첫째, 계열사 역량을 결집한 글로벌 시장선도 사업을 만들어 가기로 하고, 우선적으로 OLED TV/디스플레이에서 선도적 사업자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LG는 올해 임원인사부터 시장선도와 관련된 실제 활동 및 선행투자 등 시장선도를 최우선의 기준으로 엄격한 성과주의 임원인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우수한 인재확보 및 구성원들의 동기부여를 높여 나가기 위해 직원들의 보상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핵심 R&D 인재 확보를 위한 산학 연구개발 프로젝트 등 맞춤형 채용 프로그램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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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임원급 대우를 받는 연구위원의 확대 및 처우를 개선하고, 시장선도 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 및 크로스 라이센스 보상과 로열티 수익보상 등 직무 발명 보상을 강화할 계획을 공개했다.

LG 관계자는 이번 구 회장 발언의 배경에 대해 신흥국의 수출 및 내수 위축, 유로존 재정위기 재점화 등 세계 경제 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큰 상태에서 LG가 글로벌 시장선도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더 이상 평범한 성과로는 안되며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체질과 일하는 방식을 혁신코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