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 칼국수 줄에 숨은 비밀은?

일반입력 :2012/09/19 14:56    수정: 2012/09/20 10:35

김희연 기자

“사실 어떤 점이 더 좋은지 잘 모르지만 칼국수줄이 원래 쓰던 것보다 더 튼튼해보여서 조금 비싸도 한 번 구입해봤어요”

광고대행사에 근무하는 회사원 김세령㉖씨처럼 고가에도 튼튼해보이는 외형때문에 호기심에 칼국수줄 이어폰을 구입하는 사람이 많다. 구입한지 얼마되지 않아 단선 고장이 잦은 이어폰탓에 고가더라도 일단 시험삼아 사용해보려는 것이다.

최근 이어폰·헤드폰을 구입하는 많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명 ‘칼국수줄’로 불리는 플랫코드 제품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 디자인은 물론 내구성도 튼튼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높은 가격대에도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그렇지만 기존 제품들과 실제로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모르고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 이어폰 고장, 꼬인 선 때문이었는데...

음악을 들으려고 이어폰을 꺼냈다가 엉망진창으로 엉켜있는 선 때문에 누구나 불편했던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칼국수줄 이어폰은 마찰을 줄여 줄꼬임을 방지해주기 때문에 선이 엉킬 일이 없다. 칼국수줄의 비밀은 바로 여기에 숨겨져 있다.

주로 이어폰·헤드폰의 줄꼬임은 마찰 때문에 발생한다. 일반 라운드형 코드의 경우는 마찰이 심해 줄이 쉽게 꼬인다. 그러나 면이 납작한 칼국수줄은 마찰을 최소화해주기 때문에 줄꼬임이 적어 기존 형태보다 편리하다.

이어폰·헤드폰의 줄꼬임이 지속되면 라운드형 코드는 선이 끊어지기도 쉽다. 이어폰의 가장 큰 고장의 원인도 바로 여기에 있다. 상대적으로 줄꼬임이 없는 칼국수줄이 일반 코드보다 내구성이 강한 이유다.

칼국수줄이 인기를 끌면서 최근에는 더욱 진화한 표면에 미세한 홈을 만들어 마찰을 더욱 줄여주는 톱니모양 코드도 등장했다. 표면에 홈이 줄이 꼬이더라도 쉽게 풀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보다 편리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겉으로 보여지는 것은 똑같은 칼국수줄이지만 선을 배열하는 방식은 업체들의 기술력을 모두 집약된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실제로 칼국수줄 형태로 만드는 기술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에 업체들 간의 기술 경쟁력도 여기에 있다”고 밝혔다.

■내 이어폰은 '칼국수 스타일'

플랫코드 이어폰·헤드폰은 제품 디자인을 살리기에도 더욱 용이하다. 젊은 층에서 이를 패션 소품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늘면서 이러한 경향이 더욱 강해졌다.

디자인적인 측면이 강조되기 시작한 것은 칼국수줄의 등장이 큰 역할을 했다. 기존 라운드형 코드에 비해 보이는 면적이 크기 때문에 다양한 색상 연출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제품 판매량도 색상에 따라 차이가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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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업체 한 관계자는 “라운드형은 줄은 줄이 얇기 때문에 색상의 변화를 주더라도 눈에 띄지 않아서 디자인이나 색상이 판매에 있어서 크게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다”면서 “그러나 칼국수줄이 등장하면서 오히려 최근에는 성능보다 디자인이나 색상이 판매량에 더욱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스마트폰 보급률 증가 등으로 음악감상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 이어폰 및 헤드폰 제품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점점 세분화되고 구체화됐다”면서 “기존에 불편했던 이어폰 코드의 줄꼬임을 줄인 제품 등 다양한 시도를 하는 이유도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