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5가 공개된 이후 KT-SK텔레콤 사이의 신경전이 뜨겁다. 아이폰5가 지원하는 주파수, 기술 등을 놓고 어느 이통사가 더 유리한가, 가입자를 더 모집할 것인가를 놓고 치열한 설전이 오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멀티캐리어(MC) 효과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멀티캐리어로 인한 다른 단말기들의 트래픽 분산으로 좀 더 쾌적한 LTE 환경에서 아이폰5를 쓸 수 있다는 것이 KT의 주장이다.
KT는 1.8GHz 주파수가 글로벌에서 널리 쓰인다는 점, 멀티캐리어를 지원하지는 않지만 반사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자사 아이폰5의 강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아이폰5에서도 ‘아이폰=KT’라는 인식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국내 아이폰 이용자 중 74%에 달하는 260만명이 KT 고객이다.
멀티캐리어는 동일 커버리지에 두 개 이상의 주파수를 동시에 사용하는 기술이다. 다시 말해 특정 주파수 대역에 집중된 트래픽을 분산해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제2의 LTE 고속도로’인 셈이다. KT는 1.8GHz를 주력 주파수로 900MHz를 LTE 멀티캐리어로 활용하고, SK텔레콤은 850MHz와 1.8GHz를 쓴다.
850MHz, 1.8GHz, 2.1GHz를 지원하는 아이폰5의 특성상, 만약 멀티캐리어를 지원한다고 해도 SK텔레콤 아이폰5에서만 해당 기술을 활용 가능하다. 멀티캐리어 망이 구축된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만 사용 가능하다는 한계점도 있다. 다만 아이폰5가 멀티캐리어를 지원할지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KT는 KT 아이폰5 역시 멀티캐리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KT에서 출시되는 모든 단말기에 멀티캐리어를 적용함으로써 아이폰5 가입자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다른 단말기 트래픽이 900MHz로 분산돼, 아이폰5에서는 오히려 SK텔레콤보다 원활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논리다.
KT 관계자는 “KT 아이폰5는 멀티캐리어를 미지원하더라도 기타 단말은 지원하므로 실제로는 아이폰5 고객도 멀티캐리어의 혜택을 동일하게 받게 되는 것”이라며 “가입자가 적어 부하가 적은데 똑같이 멀티캐리어를 적용되므로 KT의 네트워크가 더 쾌적하다”고 주장했다.
주파수로 인한 장점도 강조했다. KT는 “1.8GHz는 독일, 홍콩, 영국, 덴마크, 호주 등 24개국 32개 사업자가 사용하는 LTE 주파수인 반면 850MHz를 상용화한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며 “그만큼 KT의 1.8GHz가 글로벌 로밍과 단말기 소싱 차원에서 강점을 가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표현명 KT 사장은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근본적 혁신을 통해 KT가 아이폰5에서도 리더십을 가질 것”이라며 “KT는 국내 최대 음성 데이터 제공, 국내 유일 LTE 이월 요금제, 네트워크 품질, 와이파이(Wi-Fi) 등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논리적으로 성립이 되기는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그렇다는 얘기지 아이폰5에는 해당 사항이 없다고 보면 된다”고 반박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기존 LTE 가입자는 그대로 1.8GHz 도로를 쓰게 되므로 KT가 주장하는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MC 지원 단말기 사용자가 기존 사용자의 2배 이상이 돼야 될 것”이라며 “그런 효과는 짧게는 6개월, 길면 1년 정도 후에야, 즉 아이폰6나 돼야 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1.8GHz 멀티캐리어가 되는 폰을 사용하는 SK텔레콤 아이폰5 사용자는 일단 초기에는 5~60Mbps에 가까운 속도를 누리게 된다”며 “아이폰5를 비롯해 하반기 거의 모든 단말기에 멀티캐리어가 탑재된다면 SK텔레콤의 반사이익은 KT와 비교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밍에 대해서도 “해당 폰이 주파수를 지원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1.8GHz이 주력 주파수냐 아니냐는 관계가 없다”며 “SK텔레콤은 이미 홍콩에서 세계 최초로 LTE 로밍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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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시장 조사업체 애틀러스리서치 역시 충성도 높은 아이폰3GS, 4 가입자를 보유한 KT가 SK텔레콤의 교체수요를 흡수할 것이란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SK텔레콤이 갤럭시S와 S2 등의 잠재적인 교체수요가 가장 많아 경쟁사로 빼앗길 가입자가 많다는 전망이다.
애틀러스리서치는 지난 13일 보고서를 통해 “(SK텔레콤의 잠재적 교체수요를 감안했을 때) 가입자 획득 측면에서는 KT가 가장 유리한 상황”이라며 “다만 KT는 가입자 교체 프로그램 등으로 보조금 지출이 느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