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여친이 하트 팡팡…애니팡 괜찮나?

일반입력 :2012/09/18 11:36    수정: 2012/09/18 17:28

결혼 1년차인 이모씨(남. 36)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오래전 헤어졌던 여자친구가 밤 늦은 시간 카카오톡으로 하트를 보내와서다. 매일 시도 때도 없이 하트 문자를 보내 당혹스러움을 느꼈다는 그는 부인에게 오해를 받는 것이 싫어 카카오톡을 삭제했다.

야근이 잦은 최모씨(남. 29)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 결혼을 앞둔 그는 예비신부와 데이트를 즐기던 중 잊고 있었던 전 여자친구가 하트 문자를 보내와 곤욕을 치뤘다는 것. 이는 카카오톡 캐주얼 게임 애니팡과 관련된 얘기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톡 등을 통해 서비스 중인 캐주얼 게임 애니팡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가운데, 이 게임이 수많은 게임 이용자에게 스팸 수준의 하트 문자를 보내는 기능을 담아 논란이 일고 있다.

선데이토즈가 개발한 애니팡은 지난 7월 카카오톡 게임하기를 통해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단기간 1위 자리에 오른 작품이다. 1천500만 다운로드 수치를 기록한 이 게임의 일 매출은 약 2억 원으로 알려지는 등 수익성도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애니팡의 인기 속에 가려진 그늘도 존재했다. 바로 하트 공해다. 애니팡을 즐기기 위해선 하트가 필요한데 이를 카카오톡 주소록에 포함된 친구 지인들이 무분별하게 주고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년째 연락도 없었던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밤 늦은 시간 하트를 보내 불면증에 시달린다는 애니팡 이용자도 급증하고 있다. 대부분의 이용자는 애니팡의 하트 기능 때문에 없던 스트레스가 발생, 카카오톡이나 애니팡을 지웠을 정도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복수의 애니팡 이용자는 하트 공해를 온몸으로 막아내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높은 위치에 있는 직장 상사가 늦은 시간 노골적으로 하트를 요구해서다. 일종의 하트 상납이다. 하트가 소진되면 현금으로 재구매를 해야하기 때문에 금전적인 손해도 상당하다.

애니팡의 가장 큰 문제는 기본적으로 하트를 서로 주고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점이다. 개발사인 선데이토즈는 애니팡의 소셜 게임 기능을 강조하기 위해 이 같은 서비스를 담았지만 게임 이용자는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래서일까. 주요 포털의 블로그에는 ‘애니팡 하트 차단’ ‘애니팡 차단’ 등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해당 블로그의 글을 보면 대부분 시도 때도 없이 전달되는 애니팡의 하트 공해를 막아주는 방법이 주를 이룬다.

애니팡 하트 차단은 생각보다 쉽다. 하지만 몇 번의 과정을 거쳐야하는 것이 불편하다. 애니팡의 하트 차단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카카오톡 계정 설정의 앱 관리를 통해 수신 차단을 하면된다. 또 애니팡 게임 내에 자신의 랭크 부분에 노출된 하트를 OFF상태로 조정하면 된다.

일부 애니팡 이용자는 하트 전달 기능을 기본적으로 차단 상태로 제공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제적 기본 전달 기능으로 출시된 애니팡에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이용자의 의견을 수렴, 하트 전달 기능을 차단한 상태로 제공해야한다는 설명이다.

애니팡 이용자였던 이모씨는 “카카오톡을 지웠음에도 문자가 도착했다는 메시지가 들리면 신경이 쓰인다”면서 “애니팡을 자주 즐기지는 않았지만 하트 공해로 인해 심적인 고통을 겪었다. 지금은 카카오톡 자체를 지워버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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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최모씨는 “게임을 오랜 시간 즐겨왔지만 애니팡 처럼 스트레스를 받은 게임은 처음”이라며 “일부 지인은 직장 상사가 하트를 보내라는 문자에 시달린다고 토로했다. 애니팡의 하트 전달 기능은 기본적으로 차단 상태로 제공해야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선데이토즈 허양일 팀장(경영마케팅부문)은 “애니팡이 출시 초반 이용자의 좋은 반응을 얻어 분위기는 매우 고무적”이라며 “하트와 관련된 이용자의 불만이 있어 최근 차단 기능을 추가했다. 앞으로 이용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