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의 남극에 눈이 내렸다

일반입력 :2012/09/12 14:51    수정: 2012/09/12 14:52

이재구 기자

'화성에도 눈이 내린다.'

美항공우주국(NASA 나사)이 화성에 드라이아이스(이산화탄소가 언 얼음)의 미세입자 형태로 된 눈이 내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 현상은 나사가 쏘아올린 화성궤도탐사선(Mars Reconnaissance Orbiter· MRO)이 발견한 것이다. 나사에 따르면 MRO는 화성의 상공에서 이산화탄소 구름과 함께 이산화탄소 눈(드라이아이스)이 화성표면에 떨어진 증거를 발견했다.

이번 증거는 MRO가 지구로 전송해 온 데이터는 화성에 눈이 내린다는 지금까지 나온 가장 분명한 데이터를 제시하고 있다. 나사는 이것이 우리 태양계에서 지구 외에 눈이 내리는 현상이 발견된 유일한 행성의 사례라고 설명했다. 언 이산화탄소, 즉 드라이아이스는 영하 125도의 온도에서 생성된다. 과학자들은 이는 붉은 별 화성이 지구처럼 생기긴 했지만 지구와는 상당히 다른 환경이라는 것을 말해 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실은 저널오브지오그래피컬리서치에도 발표됐다.

주 저자인 나사 제트추진연구소 폴 헤인연구원은 “MRO가 드라이아이스 눈 구름을 최초로 발견했다”고 말했다.

화성 극지역 표면의 이산화탄소 얼음 존재는 최소한 수십년간 알려져 왔던 것이지만, 이번에 화성에도 눈이 내리는 것이 확인됨으로써 그 형성의 비밀이 일부 풀린 셈이다.

지난 2008년 화성에 착륙한 나사의 피닉스 착륙선도 화성 북쪽에서 떨어지는 눈의 존재를 발견한 바 있다.

헤인즈와 6명의 과학자들은 MRO에 탑재된 6개 계측기 가운데 하나인 화성기후측심기(Mars Climate Sounder)를 통해 얻어진 화성 남극 상공 및 주변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계측기는 화성 대기의 입자와 공기를 조사하는데 필요한 9개의 가시광선과 적외선의 밝기를 기록하고 있었다. 데이터에는 대기,입자크기, 밀집농도 등이 기록돼 있었다.

지난 2006~2007년 겨울에 관측된 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화성 남극 상공에 지름이 500km에 이르는 거대한 이산화탄소구름이 있고, 남위 60~70도의 저위도 지역에 금방소멸되는 이산화탄소 얼음구름이 있음을 밝혀냈다.

데이비드 카스 공동저자는 “이번에 발견한 화성 남극에서 눈이 내리는 증거는 구름속 이산화탄소 얼음알갱이가 지상으로 떨어질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크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카스는 “또 다른 증거는 계측기가 화성 지표면에 가라앉지 않고 지평선을 가리키는 모습을 보여주었을 때 나왔다. 이 각도에서 본 구름의 적외선 분광 신호는 분명히 이산화탄소 얼음입자가 지표면까지 내린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화성기후측심기는 이같은 관측방식을 통해 화성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입자와 지표면의 드라이아이스를 구분해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

구름에 있는 적외선 스펙트럼 신호는 분명하게 이산화탄소 얼음입자들이 극지 표면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남극의 극지방에서는 눈이 특히 왕성하게 내린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화성에서 유일한 얼음쌓인 남극 꼭대기지역은 일년내내 표면에 이산화탄소가 존재하는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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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의 대기에 어떻게 이산화탄소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곳의 이산화탄소가 눈 때문에 생긴 것인지 아니면 지상에 있는 이산화탄소가 얼어 생긴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이 조사 결과는 눈이 특히 남극 꼭대기부에 엄청나게 활발하게 내린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헤이든은 “눈이 내린다는 것은 눈이든 서리든 매년 남극 극지에 쌓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