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 전담부처 신설 요구가 한층 거세지고 있다. 정보통신부 해체 이후 관련 정책 기능이 4개 부처로 흩어져 제대로 된 ICT 산업을 이끌 수 없다는 지적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방송, 통신, 보안, 인터넷 등 다양한 분야의 협단체와 학회들이 한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그동안 제각각 목소리를 냈던 기관, 포럼들이 한 데 뭉쳐 ‘ICT 전담부처 신설’을 위해 힘을 합친다.
ICT 대연합은 1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출범식을 가지고 차기 정부에 ‘ICT 전담부처 신설’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ICT 대연합은 말 그대로 ICT 관련 33개 기관으로 구성된 연합체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등 11개 협회, 한국 통신학회 등 15개 학회, 한국IT리더스포럼 등 포럼7개가 모였다.
이날 KTOA 회장 자격으로 참석한 이석채 KT 회장(前 정통부 장관)은 “청년실업 등을 극복하고 한국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높일 수 있는 길은 ICT에 있다고 확신한다”며 “전통적 의미의 규제 부처가 아닌 ICT 산업이, 나아가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어떻게 힘을 모아야 하는가를 이끌어갈 총괄 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동윤 前 체신부 장관 역시 “지난 2008년 정통부가 공중분해된 것은 힘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33개 기관이 힘을 합쳐서 연합체를 구성했다는 것은 굉장히 뜻 깊은 일로, 함께 전담부서 신설을 위해 전쟁을 한다는 기분으로 노력한다면 ICT 재부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보매체혁신부’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기존의 하드웨어 중심의 산업과 창조성, 감성을 함께 포용하는 새로운 거버넌스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통해 ICT 기반의 고부가가치형 일자리를 창출해 우리 사회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조해야 한다는 얘기다.
구체적으로는 진흥과 육성을 담당하는 독임제 ‘정보매체혁신부’와 규제 기능을 담당하는 독립된 합의제 조직 ‘정보매체위원회’, 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영상물등급위원회, 게임물등급위원회 등을 통합한 ‘콘텐츠위원회’ 신설 등을 제시했다.
김대호 인하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ICT 생태계 발전을 위해서는 전통산업과의 융합, 신산업 창출을 이끌 수 있는 전담부처가 필수적”이라며 “콘텐츠, 소프트웨어, 인터넷, 미디어, 네트워크, 단말기, 보안 등을 아우르는 ‘정보매체혁신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향후 ICT 대연합은 정치권, 학계, 국민들을 대상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우선 정치권 등 주요 인사들에게 ICT 전담부처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각 당의 대선후보 윤곽이 드러난 후에는 초청간담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또 내달부터는 범국민 서명운동을 추진하고 각종 ICT 거버넌스 세미나와 학술대회를 연다.
송희준 ICT 대연합 운영위원장(이화여대 교수)은 “ICT 대연합은 오늘 출범식 이후 다양한 협단체의 추가로 명실공히 정보방송통신을 대표하는 거버넌스 민간조직으로 자리할 것”이라며 “향후 ICT 생태계 발전을 통한 ‘스마트 강국 코리아’를 달성하고 국가 경쟁력 혁신을 위한 ICT 전담부처 신설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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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대연합에는 이석채, 윤동윤 前 장관 외에도 오명, 경상현, 강봉균, 배순훈, 안병엽, 양승택, 이상철, 노준형, 유영환 등 전직 장관들이 대거 참여했다. 여기에 송도균, 이병기, 형태근 前 방통위 상임위원들뿐만 아니라 김효석, 김세원, 방석호 前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들도 고문으로 참석했다.
학계에서도 ICT 전담부처 신설을 위해 나섰다. 송희준 이화여대 교수가 ICT 대연합 운영위원장을 맡는가 하면 안문석 고려대 교수, 문형남 숙명여대 교수, 이봉규 연세대 교수, 김성철 고려대 교수, 강신영 전남대 교수 등이 대연합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