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비소프트 "연간 목표달성-해외진출 양호"

최용호 투비소프트 국내사업총괄부문 사장 인터뷰

일반입력 :2012/09/10 10:17    수정: 2012/09/17 23:44

투비소프트가 2분기 영업이익을 지난해보다 4.6배로 불리고 매출도 1.5배로 키웠다. 실적호조를 이어갈 사업전략이 궁금해진다. 지디넷은 최근 최용호 투비소프트 국내사업총괄부문 사장을 만나 올하반기 계획을 직접 들었다. 그는 일단 하반기 공공부문 위축과 '설익은' 빅데이터 시장을 짐작하면서도 내년도 대기업계열 시스템통합(SI)와의 협력, 일본 법인과의 시너지를 기대중이다. 기업용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경험(UX) 플랫폼에 맞춘 초점은 꾸준하다. 기술 자체를 넘어 시장상황에 알맞은 집중 전략을 갖췄다고 자신했다.

그는 프로젝트 수행부터 완료까지 현장에서 주요 고객들을 상대하며 직접 회사 살림을 챙긴다. 첫직장서 회계, 자금, 기획을 맡으며 관리업무를 배우고 자릴 몇 번 옮기다 금융권을 상대로 재정조달 경험도 쌓았다. 최근 성과와 배경을 담담히 설명하던 최 사장은 구체적인 계획이나 사업상 진행현황에 대해 기대되는 목표치와 아직 조심스러운 영역 사이에 분명히 선을 그었다. 하지만 사업계획이나 투자결정 등 회사의 움직임의 수익성에 대한 판단은 창립멤버들과 함께해온 13년동안 어긋난 적이 없었다고 자신했다.

사실 그와의 인터뷰는 잡아뒀던 날짜를 미루는 등 몇차례 조율을 거쳐 하게 됐다. 당초 인터뷰 예정일에 한 고객사가 협력사들과 함께한 간담회에 갑자기 불려갔는데, 그럴 때 예상되는 긴급한 사안이 발생하거나 리스크가 불거지진 않았다며 다행스러워했다. 막상 가보니 그냥 잘해보자는 분위기라 안심했다는 뉘앙스다. 아래는 그와의 1문1답이다.

-하반기 공공부문이 위축될거고 소프트웨어(SW)산업진흥법이 개정됐고 연말에 시행령까지 나오면 대기업계열 SI들과의 관계도 예전과 달라지니 사업상 '리스크'가 없진 않을 것 같다

실은 그 대기업계열 SI들이 공공정보화 사업에 입찰제약을 받게 되면서 우리 쪽에도 변화가 있다. 그들이 공공부문 수주 어려워지자 해외 진출 움직임을 구체화했다. 이를 위해 국내서 업계 관행에 의존하느라 미흡했던 프로젝트 진행 프로세스를 선진화하려는 노력을 실행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IT조직의 SW와 시스템개발 성숙도 평가기준인 '역량 성숙도 모델 통합(CMMI)' 수준을 높이려는 상황이다.

그런 면에서 지난해 'CMMI 레벨3'를 재인증받은 우리에겐 기회가 생겼다. 해외진출한 SI 사업자들과 수준을 맞출 수 있어서다. 솔직히 지난 2007년부터 CMMI 레벨3 인증 받았는데 그동안 거의 쓸 데가 없었다. 하지만 점차 대형 고객사와 협력하면서 인증과정을 통해 얻은 역량을 활용할 수 있을 듯하다.

-2분기를 포함한 상반기 실적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잘 나온 것 같은데, 기대중인 실적과 달성 전략은

상반기에 연매출 275억원 목표를 공개했는데, 지금 추세로 보면 달성은 무난할듯 싶다. 2분기 매출만 81억원인데 전년동기대비 54% 늘었다. 영업이익도 18억원인데, 지난해 숫자를 4배 이상 넘기면서 연중 흑자달성도 엄청나게 당겼다. 우리 사업 13년째 하면서 2분기에 흑자로 만든 건 처음이었으니까. 이전까진 쭉 3분기부터 흑자를 만들고 4분기에 잘 마무리하는 식이었다.

일단 하반기 시장은 금융쪽에 초점을 맞췄다. 슬슬 은행, 증권, 카드사 등에 준비된 프로젝트들이 많이 나오면서 기회가 가시화되는 추세다. 기존 강점인 제조업부문 비중 대비 금융권이 적은 편이었다. 이를 위해 해당분야 인력을 연초 보강했다. 하반기부터 내년초까지는 이쪽에 집중할 듯하다. 대선하고 맞물려 공공부문이 많이 위축된 상황이다. 없는 공공시장을 만들 순 없으니 다른 분야로 상쇄시킬 계획이다.

제품이 꾸준히 확산돼가면, 경쟁우위 전략은 가격싸움보단 서비스품질에 무게를 둘 거다. 물량 확보로 값을 낮추는 '규모의 경제'보다는 고객 이슈에 대한 전문성과 문제해결 역량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겠단 얘기다. 이를 위해 내부 프로세스를 개편해 고객 사이트별 '코디네이터'라는 직책을 만들었다. 코디네이터는 사이트별로 리스크 발생시 책임소재와 담당자별 속성을 파악해 고객과 프로젝트담당자 사이에서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역할이다. 기존 프로젝트담당자는 각자 고객과의 접점을 유지해 서비스에 집중하도록 하겠다.

-마이플랫폼(MP)과 엑스플랫폼(XP)을 상반기 성과 주역으로 꼽았는데, MP는 꽤 오래된 제품인데 지금 비중은 어떤지, XP기반으로 옮아가게 할 계획은 없는지

MP는 투비소프트가 출시한 첫 기업용 업무시스템 제품이다. 기본적인 기업용 업무시스템에 많이 쓴다. 지금도 기능 보강과 영업을 하고 있다. 우리가 10년 이상 사업을 지속하면서 시장에 두터운 팬층을 확보했고 매출도 자연스럽게 발생한다. 또 MP를 다루는 개발자가 많이 생겨 우리가 의도치 않아도 이 제품을 원해 쓰는 경우도 많다. 다만 10년 이상 이전의 전통적인 업무환경에 맞춰 개발된 것이라 모든 현시장 상황에 대응하진 못한다.

XP는 '스마트워크'나 '멀티브라우저' 같은 환경 변화에 UI와 UX를 중시하는 니즈가 맞물려 내놓게 됐다. 업계서 스마트기기를 위한 멀티플랫폼 대응 수요가 많아지면서다. UI가 역동적이고 화려하거나 다기종, 타 기술과의 호환성 측면에 무게가 크면 MP보다 XP를 원하는 것 같다.

XP와 MP가 주로 쓰이는 분야는 그래서 좀 다르다. 대형프로젝트와 스마트디바이스 대응은 대개 XP로 간다. 비교적 작은 프로젝트일 경우, 주로 제조분야 업무시스템에 MP가 자연스럽게 쓰인다. 지금은 2개 제품만 매출 규모로 비교하면 MP가 55%, XP가 45% 비율이다. 그런데 XP가 MP보다 더 빠르게 비중을 늘려가는 추세다.

-지난 4월 일본 현지법인 소식을 알리면서 첫 성과도 소개했다. 두 시장에서 함께 활동함으로써 기대되는 시너지 효과가 있나

투비소프트는 창립초기부터 글로벌 기업으로 방향을 잡았다. 초반 목표처를 일본으로 정한 배경에 상당부분을 '경제성'이 차지한다. 올해 현지 라이선스 매출이 20억 정도로 전체 8% 수준이다. 우리는 초기 투자비용을 상대적으로 덜 들이고 현지 시장을 이끌수 있다고 봤다. 일례로 일본과 우리나라가 업무시스템에 요구하는 요소가 닮았다. 박스형 서식 형태라든지… 우리 제품이 그런 용도에 알맞기 때문에.

물론 초반엔 굉장히 힘들었다. 급속도로 시장이 바뀌는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점진적인 편이다. 그게 오히려 다행이었다. 해외 선보일 솔루션이나 기술을 국내서 먼저 테스트하고 검증받는 순서라 보면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된다. 우리는 연구개발 측면에서 빠르게 진행할 건 진행하고, 안 되는 부분들은 바로 배제하면서 간다. 일본 사람들은 굉장히 꼼꼼해서 테스트를 한다면 우리가 1개월에 끝낼 것을 거기서 6개월씩 진행하기도 한다. 수준높은 품질을 일본에서 잡아주고 이를 국내로도 적용하게 된다.

일본 법인장 말로는 현지대비 한국시장 흐름이 2년정도 빠르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UI나 UX 얘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데 일본은 지금도 그 컨설팅하면서 뭘 보여주면 놀랍다는 반응이다. 아직 업무시스템을 위한 UI와 UX 개념이 없어 기술과 무관한 일반 디자이너에게 일을 맡기기도 하는 곳이다. 디자인 하나가 수십만고객을 끌고다니는 우리나라완 사정이 다르다.

-지난해 뭉친 '빅데이터솔루션포럼' 쪽에서, 간간히 진척 소식이 들리긴 하지만 큰 실적을 바라긴 일러 뵈는데…폭넓은 솔루션 제공하는 글로벌기업에 비해 규모가 작은 국내업체들끼리 뭉쳐서 '나눌 파이가 있느냐'는 우려다

성공여부나 성숙도를 가늠할 수 없는 시장이니 어쩔 수 없다고 본다. 빅데이터란 용어에 합의된 정의도 없고, 글로벌 기업들도 국내서 큰 성과를 과시하지 못하는 단계다. 기술적으로는 '데이터수집을 어떻게 하느냐'라든지 '수집된 걸 어떻게 활용하느냐' 수준에서 고민하는 상황같고, 시장 수요 측면으로 보면 현업의 마케팅 수단이나 회사 그룹의 전략 단계서 필요성을 느낄 뿐 자체 구축은 못하는 모습이다. 기업들이 자체적으로든 솔루션 개발사든 한쪽이 모든 그림을 그리기 어렵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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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8개사가 모여 서로 머릴 맞대고 '싸이밸류'라는 통합 솔루션을 연말 출시하려고 준비중이다. 다른 매체서 11월로 예고가 됐는데, 세부적인 내용은 회장사(와이즈넛)를 통해 구체화될 것 같다. 우리 경영진가운데 담당자는 따로 있어서 직접 공식적으로 말하긴 조심스럽다. 기획부서에서 준비하는 사업이고 추진여부가 확정된 경우 내가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입장이라 깊이있게 관여할 단계는 안 됐다.

수익이 될만한 프로젝트가 나오긴 쉽지 않다는 얘긴 들었다. 다만 해당 분야에 손놓고 있기보다는 깃발을 먼저 꽂고 성과가 우수한 사례를 발굴하는데 집중한다는 의미로 봐야할 듯하다. 다만 우리는 (향후 빅데이터솔루션포럼 프로젝트를 진행시) 전문분야인 UI와 UX를 맡을 테고 어떤 서비스를 요구하든 이에 대한 수요는 발생할 것이라 본다. 전산서비스든 개발이든 관여할 기회 있어 비즈니스 자체엔 지장이 없을 걸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