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폰 내수 점유율 70%…독과점 논란?

일반입력 :2012/09/05 21:59    수정: 2012/09/06 14:34

김태정 기자

삼성전자의 국내 휴대폰 점유율이 지난 7월과 8월, 70%를 연속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 독과점 논란이 제기될 정도다. 여전히 고가정책을 유지, 휴대폰 가격 상승을 부추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7월부터 두 달 간 국내 휴대폰 점유율 70% 이상을 기록하면서 안방서 주도권을 한층 강화했다.

■삼성, 국내 판매량 감출 수밖에?

이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성적이다. 올 상반기 삼성전자 휴대폰의 국내 점유율은 66%에 달했다. 최근 3년 동안 50% 초반에 머물렀던 점유율이 13% 포인트나 급등한 것이다. 월별로 보면 지난 2월 갤럭시노트를 앞세워 68.1%를 찍은 후 다소 주춤했지만 7월 갤럭시S3 출시로 상승세에 탄력을 받았다.

비록, 갤럭시S3가 전작 갤럭시S2 대비 판매 속도가 느리지만 현재 인기 1위 제품이다. 출시 70여일 만에 개통량 130만대 고지에 다가섰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수치를 함구했다. 수년간 이어온 월 판매량 발표도 지난 7월부터 멈췄다. 향후 특별한 계기가 없는 이상 월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시장 독점’ 비판을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휴대폰 제조사 임원은 “삼성전자가 지난달 휴대폰 점유율 70%를 돌파했지만 애써 감추려 한다”며 “지나치게 높은 점유율이 비판 도마에 오를 것을 걱정하는 눈치”라고 설명했다.

다른 이동통신사 관계자도 “이동통신3사 모두 갤럭시S3를 주력으로 집중판매하면서 삼성전자가 큰 수혜를 입었다”며 “여름 비수기에 LG전자와 팬택은 더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급 스마트폰 99만원, 당연하죠”

다른 업종과 마찬가지로 휴대폰 역시 특정 업체의 독과점은 소비자 피해를 부른다. 삼성전자 홀로 국내 휴대폰 시장을 쥐락펴락하면 가격 혁신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다.

대표 사례가 99만원짜리 스마트폰이다. 고급형 스마트폰은 99만원에 출시하는 게 당연시 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 갤럭시S3, LG전자 옵티머스뷰 등이 약정에 따른 보조금을 제외하면 초기 출고가가 100만원에서 몇 천원만 빠졌다.

제조사들이 스마트폰에 최신 기술을 집약시켰고, 천문학적 금액을 연구개발에 투자했음을 감안해도 99만원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더 올려야 한다’는 일부 제조사들의 주장에 고객들은 불안해진다.

가정이지만 점유율 70%를 차지한 삼성전자가 가격을 내린다면 LG전자와 팬택도 따라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의 요지부동 가격이 더 비판받는 이유다.

이 같은 상황은 LG전자와 팬택에게도 좋은 핑계(?)다. 스마트폰 가격을 90만대원대 초로만 책정해도 “그래도 삼성전자 대비 싸다”는 주장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이들에게 우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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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혜 소비자시민연대 사무총장은 “70% 점유율은 어느 산업에서도 규제를 받을만한 수치”라며 “공정하게 경쟁이 활성화 돼야 가격이 내려가는데 현재 휴대폰 시장 구도는 정상이 아닌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수년간 이어 온 국내 휴대폰 점유율 공개를 갑자기 중지한 것에 대한 해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