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5(가칭)의 출시가 임박하면서 통신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아이폰5의 LTE 탑재 여부와 만약 탑재될 경우 한국 주파수 지원여부가 뜨거운 감자다.
국내서 아이폰 자체의 구매파워는 과거보다 다소 약해졌지만, 아이폰5가 LTE를 탑재할 경우 애플 마니아들뿐만 아니라 LTE 가입자까지 끌어 모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특히 이통사 중 한 곳이 LTE 단독 모델을 출시할 경우 하반기 시장 경쟁 구도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애플은 4일(이하 현지시간) 언론에 초대장을 보내 오는 1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예바 부에나 센터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개최한다고 알렸다. 차세대 아이폰 발표가 확실시 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SK텔레콤과 KT는 일단 “애플 제품은 공개되기 전까지 알 수 없다”는 신중한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이폰 이전 모델과 마찬가지로 아이폰5가 출시되면 보상판매 등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폰 충성 고객이 많은 KT는 판매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3G든 LTE든 아이폰 판매에 있어서만은 뒤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KT 관계자는 “KT는 아무래도 국내에 아이폰을 처음 들여오는 등 아이폰에 있어서는 자신감이 있다”며 “아직 제품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라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LTE든 3G든 아이폰5 판매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폰5의 한국 출시는 오는 11월경으로 예상된다. 통신업계에서는 애플이 지금까지 한국을 1차 출시국에 올린 적이 없다는 점을 감안해 이번에도 2~3차 출시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 통신시장, LTE가 트렌드…아이폰5도?
아이폰5 출시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관심은 LTE 지원에 몰렸다. 이에 대해 미국 외신들은 아이폰5가 LTE를 지원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최근 세계 이동통신 시장의 트렌드가 4G LTE로 무게를 옮기면서 애플 역시 LTE를 지원할 것이라는 기대다. 앞서 출시했던 새 아이패드 역시 LTE를 지원했었다.
문제는 LTE 주파수다. 그동안 애플은 새 아이패드 등 LTE 단말기를 내놓을 때 미국용 LTE 주파수인 700MHz와 2.1GHz만 지원했었다. 반면 국내의 경우 SK텔레콤은 800MHz와 1.8GHz, KT는 900MHz와 1.8GHz, LG유플러스는 800MHz와 2.1GHz를 LTE 주파수로 활용한다.
국내서 아이폰5로 LTE를 이용하려면 애플이 각 LTE 주파수에 맞는 별도의 통신모듈을 지원해줘야 하는 셈이다. 그러나 단일 모델을 생산해 전 세계에 판매하는 애플의 행보를 생각하면, 한국 시장만을 위한 아이폰5 LTE가 나올 가능성은 낮다. 새 아이패드 역시 국내 출시 당시 LTE 기능을 뺀 와이파이 버전과 3G 버전만 판매했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누가 유리?
만약 아이폰5가 LTE를 탑재한다고 가정할 때, 가능한 시나리오는 약 3가지다. 첫째, 기존과 마찬가지로 미국용 700MHz와 2.1GHz만 지원하는 것이다. 이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LTE 기능을 빼고 3G로만 사용 가능하다. LG유플러스가 멀티캐리어용으로 2.1GHz를 지원하지만, CDMA 방식을 쓰고 있어 도입이 불가능하다.
아이폰5가 3G용으로만 판매된다면 SK텔레콤과 KT로서는 고민이 커진다. LTE 가입자 쟁탈전이 치열한 시장 상황상 마케팅 수위 조절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그러나 여전히 아이폰5에 대한 잠재 수요 역시 상당하기 때문에 3G라고 해서 판매를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때문에 아이폰5가 3G일 경우, LTE에만 ‘올인’ 할 수 있는 LG유플러스가 유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내년경 아이폰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애플과의 접촉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둘째는 800MHz와 1.8GHz를 동시에 지원하는 유럽형 모델 출시다. SK텔레콤은 “현재 유럽에서는 800MHz와 1.8GHz, 2.6GHz를 LTE용으로 혼용해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800MHz와 1.8GHz를 동시에 지원하게 되면 국내서는 KT와 SK텔레콤이 아이폰5 LTE 모델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과 KT가 아이폰5 LTE 모델을 판매하게 되면 LG유플러스의 힘겨운 시장 방어가 예상된다. LG유플러스로서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 LG전자 옵티머스G에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지난 상반기 무리한 보조금 투입으로 인한 재정악화로 하반기 보조금 경쟁에서는 경쟁사에 다소 밀릴 것이라는 예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셋째는 1.8GHz 단독 지원 가능성이다. 이 경우는 사실상 KT 단독 모델로 출시되는 셈이다. KT는 1.8GHz를 84개시 전국망의 주력 주파수로, SK텔레콤은 멀티캐리어용 보조주파수로 수도권 지역에만 구축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 애플 12일 공개 제품명 '아이폰5'가 아니다?2012.09.05
- 대륙의 힘! 中짝퉁 아이폰5, "애플 고소"2012.09.05
- “아이폰5, 한국은 몇 달 기다려, 또?”2012.09.05
- 애플, 아이폰5 12일 공식 발표2012.09.05
이때는 KT의 LTE 시장 약진이 예상된다. KT는 경쟁사보다 약 6개월 늦게 LTE 서비스를 시작, 그동안 지속적으로 시장에서 고전해왔었다. 아이폰5 LTE가 KT를 통해 출시될 경우 내달경 출시 예정인 갤럭시노트2와 함께 전략 LTE폰 투톱이 될 것이라는 논리다.
아이폰5의 LTE 지원 여부와 주파수에 따라서 하반기 이통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 안팎의 눈이 애플 신제품 발표회로 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