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로켓 올라탄 VC들, 왜?

일반입력 :2012/08/31 10:25    수정: 2012/08/31 10:59

전하나 기자

스타트업 기업에 출사표를 던지는 벤처캐피탈리스트(VC)들이 많아지고 있다. 냉철한 투자심사역에서 직접 스타트업 안방살림을 보살펴야 하는 CEO로의 변신에 관심이 모인다.

스톤브릿지캐피탈 박지웅 수석심사역은 내달 3일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로 취임한다.

박 신임 대표는 스톤브릿지캐피탈의 최연소 투자팀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최근 5년간 국내 인터넷 업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M&A로 손꼽히는 티켓몬스터(약 3천억)와 엔써즈(약 450억)의 투자 유치는 물론 인터넷·모바일·게임분야 20여개 회사에 300억원 규모의 성공적인 초기 투자 및 ‘엑시트(Exit)’를 이끌었다.

그가 수장을 맡게 된 패스트트랙아시아는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 노정석 아블라컴퍼니 대표가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고 있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팅사. 올 초 출범 이후 6개월 동안 모바일 의료정보 서비스 ‘굿닥’ 유아동 커머스 ‘퀸시’ 기업용 SNS’ ‘비톡’ 등 3개의 사업을 추진해왔다.

박 대표는 “한국에서 전통적인 벤처와 VC가 존재하는 시장 모델만큼이나 패스트트랙아시아가 시도하고자 하는 인큐베이팅 모델이 한국이라는 국가 특수성과 시장 규모에서 더 효율적으로 작동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라”며 합류 배경을 밝혔다.

박 대표 취임에 따라 그간 별도의 CEO없이 일주일에 하루 이사회에서 의사결정을 진행하는 체제로 운영됐던 패스트트랙아시아는 더욱 공격적인 벤처육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범수 의장과 함께 ‘벤처 CEO 100명 양성’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케이큐브벤처스를 설립한 임지훈 대표도 소프트뱅크벤처스 투자심사역으로 일했다. 그가 소프트뱅크벤처스 재직 당시 투자했던 선데이토즈는 동시접속자수 100만명을 기록한 ‘애니팡’으로 스마트폰 게임업계에서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업계에선 ‘임지훈 VC세션’ 등을 활발히 개최하며 창업론을 설파하는데 힘썼던 그를 ‘투자자’보다 ‘벤처기업가’로 평가한다. 그가 김 의장과 의기투합해 만든 케이큐브벤처스 역시 투자사지만 초기 스타트업을 육성한다는 설립 취지가 기존 VC와의 차별점이다. 금융업계에선 드물게 투자심사역들이 개인 돈을 펀드에 넣는 것을 원칙으로 한 이유도 그래서다.

임 대표는 “소프트뱅크는 크고 좋은 VC이지만, 운용하는 펀드 사이즈가 크다 보니 스타트업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다”며 “초초기 스타트업들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들 VC 중에는 아예 직접 스타트업을 창업한 이들도 있다. 라이포인터렉티브는 소프트뱅크벤처스 출신인 임정민 대표가 만든 회사다. 임 대표는 ‘페이스북 이펙트’의 역자로도 유명하다. 그는 자신이 VC가 된 계기 자체가 “창업을 하려면 투자심사역을 먼저 해봐라”라는 지인 조언 때문이었다고 했다.

실리콘밸리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일찍이 소셜게임의 성공 가능성에 눈을 뜬 임 대표는 2010년 3월 김보경 공동창업자를 만나 라이포인터렉티브를 세웠다.

이 회사의 첫 작품인 ‘트레인시티’는 기차라는 콘셉트와 도시 건설이라는 장르가 더해져 페이스북 출시 3개월 만에 월 이용자 수 260만명을 돌파, 누적 사용자수 800만명 이상을 달성하며 대박을 쳤다. 이 게임은 올해 모바일 버전으로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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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ML5 기반 멀티플랫폼 게임을 만들고 있는 팬갈로어의 강윤석 대표 역시 삼성전자 벤처투자 담당 차장을 거쳐 코리아벤처펀드(KVF) 대표 펀드매니저로 일한 이력이 있다.

강 대표는 다국적 VC에서 근무한 경력이 지금의 사업을 영위하게 하는 힘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실제 국내외 벤처업계에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자랑한다. 이를 바탕으로 팬갈로어는 최근 실리콘밸리에 사무실을 내고 글로벌 진출도 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