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삼키는 별 발견...지구는?

일반입력 :2012/08/22 15:54    수정: 2012/08/22 17:14

이재구 기자

지구도 결국 태양속으로 빨려 들어 갈 것이다.

지구같은 행성이 태양같은 별에 잡혀 먹혔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처음으로 포착됐다.

사이언스데일리,BBC,LA타임스는 21일(현지시간) 미국,스페인,폴란드 공동연구팀이 별 진화의 마지막 단계인 적색거성인 BD+48 740을 관찰하던 중 이 별이 자신이 거느린 행성을 삼킨 증거를 찾았다며, 이를 천체물리학(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최신호에 발표했다.

과학자들은 우리 태양계 태양보다 나이가 많고 11배쯤 큰 이 적색거성의 핵이 뜨거워지면서 팽창해 가까이 있던 행성이 빨려 들어갔다고 보고 있다.

적색거성은 처음에는 우리태양계의 태양규모의 질량을 가지고 있지만 늙어지면 내핵에서 수소융합반응이 약해지며 별의 외부가스로 융합현상이 옮겨가게 된다. 이 별에서는 이렇게 증강된 핵융합에 의해 별의 외각이 더욱 뜨거워져 정상보다 1천배나 밝아졌다. 이로 인해 별의 지름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했으며 태양의 11배 크기로 커졌다. 이들이 이처럼 BD+48 740 항성(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별)이 자신이 거느리던 행성을 삼켰다고 주장하는 증거로는 ▲이 항성이 이례적으로 높은 리튬을 포함하고 있는 점 ▲이 별의 다른 행성이 이례적으로 높은 이심률을 보이고 있다는 점 등 2가지가 꼽혔다.

연구를 주도한 알렉산더 울슈찬 美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앞으로 50억년후 태양이 적색거성이 돼 지구의 궤도까지 뻗치게 되면 지구도 비슷한 운명이 된다”고 말했다.

■비정상적으로 많은 리튬의 양

'행성 잡아먹은 별'의 첫 번째 증거는 이 별의 특이한 화학 성분조성의 변화다.

연구진이 분광계로 이 별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약 140억 년 전 우주 탄생 사건인 빅 뱅 때 주로 만들어진 희귀원소 리튬의 양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BD+48 740의 경우 빨려들어 온 큰 행성을 삼키는(연소시키는) 과정에서 고온이 발생하면서 리튬이 생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별이 행성을 잡아먹는 사건은 매우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현장을 포착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런 사건이 별의 화학 성분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사건을 유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펜실베이니아대 알렉산더 월슈찬 연구팀은 미텍사스주에 있는 맥도널드천문대의 지름 9.2미터짜리 호비에벌리망원경을 사용해 이 증거를 발견했다.

이례적으로 큰 이심률

두 번째 증거는 이례적으로 큰 이심률을 가진 다른 행성의 궤도이다.

연구진은 목성보다 질량이 최소한 1.6배 큰 이 행성이 이렇게 크게 일그러진 궤도를 보이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며 실제로 이 행성의 궤도는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심한 타원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특이한 궤도를 만드는 것은 행성 상호간에 밀고 당기는 중력작용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다. 따라서 연구진은 사라진 작은 행성이 별로 빨려들어갈 때 발생하는 에너지가 커다란 행성으로 하여금 비정상적인 궤도를 형성하게 만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은 심하게 일그러진 행성의 궤도야말로 이 별이 최근 다른 행성을 잡아먹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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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 빌라버 마드리드대 자율대학교교수이자 공동저자는 “리튬에 오염된 적색거성 주변에서 발견된 이 거대한 행성의 심하게 눌려 길어진 궤도야말로 최근 적색거성이 최근까지 있었던 행성을 행성을 잡아먹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