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이 뒤늦게 자바를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하드웨어 가속 기술 도입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GPU 하드웨어가속은 앞서 주요 브라우저 업체들이 체감 성능을 높이려고 앞다퉈 선보인 기술이다. 자바로도 화려한 그래픽 요소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등장할지 지켜볼 일이다.
주요 외신들은 지난 16일 오라클이 마이크로소프트(MS), 모질라, 구글, 애플 행보를 뒤따라서 GPU 잠재성능을 강화해 자바 속도를 높이는 하드웨어 가속을 구현하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라클은 오픈자바개발키트(JDK) 프로젝트의 '핫스팟' 그룹 활동을 통해 네이티브 자바가상머신(JVM)에 하드웨어 가속 기능을 투입해 자바 프로그램 실행을 빠르게 만들 계획이다. 기술 개발을 위한 표준 제안을 오픈JDK 핫스팟 그룹 수석담당자 존 쿰스와 AMD 엔지니어 개리 프로스트가 내놨다.
이 프로젝트는 자바 프로그램 구동시 성능 이점을 얻을 수 있도록 중앙처리장치(CPU) 연산 일부를 덜어 GPU로 넘겨 처리하는 방식을 연구한다. 초점은 코드생성, 가비지콜렉션, 런타임을 오프로딩하는 것에 모였다.
성능 향상과 더불어 컴파일 시간과 메모리 소비 절감과 코드생성품질 강화를 골자로 한다. 개발팀은 JVM뿐아니라 그에 호스팅되는 자바스크립트 엔진 '나스호른', 함수형 언어 '스칼라', 자바로 루비를 구현한 '제이루비' 등 다른 언어용 GPU 지원시 지침도 제공할 계획이다.
쿰스가 그 프로젝트를 지휘할 예정이다. 람다 언어와 라이브러리 등 아직 개발단계인 자바8 버전 기능을 사용하는 방법도 연구된다.
오픈JDK는 일반공개라이선스(GPL) 기반으로 구현된 무료 오픈소스 자바 프로그래밍 언어를 만들 목적으로 과거 썬 시절부터 이어온 프로젝트다. 오라클은 썬을 지난 2010년 인수했는데 이후 IBM과 애플이 오라클측 자바 진영을 지지하는 주요 후원사로 자리잡았다. 앞서 오픈JDK가 자바를 통제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썬의 실망과 업계 기싸움 때문에 엇나간 측면도 없지 않았다.
이런 회사들이 주요 후원조직으로 가담해 '하드웨어가속'같은 기술을 기존 자바 표준규격에 담아내기 위한 좋은 기회이며 프로젝트 목표와도 일치한다고 지적됐다.
물론 오라클은 타사가 먼저 벌여온 'GPU 파티'에 상대적으로 늦게 뛰어든 편이다. 브라우저 개발사 MS, 모질라, 구글, 애플은 이미 각자 제품을 통해 GPU를 쓰는 하드웨어 가속 기능을 제공한다. 이는 웹에서 곡선 그리기를 위한 이미지 제작처럼 기초 작업을 줄이면서 그라디언트 배색이 CPU를 과도하게 쓰는 현상을 덜고 특히 잘 다룰만한 시스템을 도입케 유도하는 게 목표였다.
브라우저 업체들이 촉발한 하드웨어가속기술 확산 추세는 제품의 속도를 높이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차원이자 더불어 게임이나 다른 시스템에서 돌아가는 애플리케이션 성능을 보장하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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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HTML5 기반 모바일 사용자인터페이스(UI) 프레임워크 전문업체로 알려진 센차는 GPU를 일반 웹페이지 렌더링에 쓸 경우 오히려 자원상의 낭비가 일어남을 지적했다. 특정 상황에서 이미지를 늘리고 줄이는 등 빠른 변화를 가해 수많은 렌더링을 요하는 게임에서처럼 그래픽 사용이 많은 작업을 처리하는 게 더 적절하다는 것이다.
오라클이 제안한 하드웨어가속 기능은 자바 플랫폼을 게임과 웹애플리케이션용도로 더 알맞게 만들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이는 통상적인 브라우저에만 그치지 않고 자바기술을 쓰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여러 환경에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런 단말기용 애플리케이션은 제한된 배터리 수명과 상대적으로 제약된 연산성능을 가졌으면서 그래픽 비중이 큰 걸로 비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