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신종균 이메일'로 홍역을 겪은 삼성전자가 반대로 애플측 내부 문건을 걸고 넘어졌다. 애플이 스티브 잡스 전 CEO를 비롯한 주요 임원들의 이메일을 파기, 삼성에 불리한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7일(이하 현지시각) 씨넷은 삼성전자가 애플과 특허소송을 다루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에 애플이 증거가 될 만한 내부 문건을 파기했다는 문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삼성 측은 법정 제출 문서에 스티브 잡스를 포함한 애플 핵심 임원들이 보낸 이메일이 거의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다시 말해, 애플이 재판과 관련된 문서를 보존해야 하는 의무를 지키지 않아 결과적으로 삼성에 피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특히 잡스 전 CEO가 지난 2010년 8월부터 2011년 4월까지 소송과 관련해 보낸 그 어떤 이메일도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에 강한 의문을 나타냈다.
삼성 측 변호인은 애플은 아무런 문의도 없이 제품 비교나 잘못을 시인한 내용을 담은 문서를 파괴했다며 이같은 자료들이 보존됐다면 삼성이 이번 재판에서 활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문서를 통해 주장했다.
애플은 이같은 의문에 삼성과 달리 이메일 자동삭제 시스템을 운영하지 않는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이 이메일을 보존할 수 있으며, 재판 시작 후 관리자들에 관련 이메일을 보존하라 통보했다는 것이다. 이는 삼성이 기밀 유지를 위해 직원들이 별도 보존하지 않는 이메일을 2주 후 파기한다는 것을 의식한 답변이다.
외신은 이날 삼성 측 주장을 놓고 이같은 일련의 상황을 겪으면서 삼성도 재판부가 애플의 증거 파기 사실을 조사하길 원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내부 문건 유출은 이번 재판에서 삼성전자에 여러번 위기를 가져왔다. 예컨대 지난 25일 미국 법원은 삼성이 자동이메일삭제 시스템을 계속해 가동함으로써,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는 특허 침해 관련 이메일 증거 파기를 막지 못했다며 이를 배심원들에 통보하라고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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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인 6일에는 신종균 삼성전자 IM(휴대폰·PC·카메라) 담당 사장이 아이폰 출시 이후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에서 애플과 삼성의 사용자경험(UX)의 격차를 질책한 내용을 담은 이메일이 애플측 증거로 공개되며 곤혹을 겪었다.
이 외에도 삼성은 법원이 증거 채택을 거부한 일명 '소니 스타일' 이메일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재판부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소니 스타일'은 애플 전 디자이너인 니시보리 신이 애플도 소니를 모방했다고 발언한 내용이 담긴 이메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