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법정에 세운 7인의 스타 증인은?

일반입력 :2012/08/06 10:35    수정: 2012/08/06 10:37

남혜현 기자

'컴퓨터 아이콘의 여왕' 수잔 케어가 법정에 선다. 삼성전자와 특허 소송을 진행 중인 애플이, 자사 그래픽 인터페이스의 역사를 설명하기 위해 수잔 케어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5일(현지시각) 씨넷은 애플이 수잔 케어를 비롯한 7명의 추가 증인들을 재판부에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필 쉴러 애플 마케팅 수석 부사장, 스캇 포스털 iOS 담당 부사장 등에 이은 스타급 증인 신청이다.

수잔 케어는 지난 30년간 애플을 대표한 '해피맥' 아이콘을 고안한 디자이너다. 1980년대, 컴퓨터에 적용할 서체를 개발하며 애플에 합류한 이후 맥킨토시용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만들며 유명해졌다.

케어가 만든 아이콘은 컴퓨터에 '직관'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금도 맥킨토시의 휴지통 디자인 등 일부 아이콘은 케어가 만든 것을 그대로 이용할 정도다.

케어는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와도 인연이 깊다. 잡스가 애플을 떠나 넥스트컴퓨터로 옮길 때, 잡스와 행동을 같이 했다. 넥스트는 후에 애플에 흡수되지만, 케어는 이후 독립적인 길을 걷는다. IBM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팔은 물론 페이스북 마저도 그의 디자인을 받아들였다.

씨넷은 아이폰에 적용된 디자인 특허 3개를 삼성 모바일 기기와 비교하도록 케어에 요청할 것으로 예측했다. 아울러 양사 제품에 적용된 사용자인터페이스(UI) 그래픽에 대해서도 심문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애플은 수잔 케어 외에도 6명의 증인을 추가로 신청했다. 재판부는 삼성전자와 애플에 50명의 증인을 채택할 수 있게 했으며, 여기에 각 25시간씩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애플은 삼성전자서 통합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고욱윤 씨 등, 전략적으로 상대편 인사들도 증인으로 신청했다.

재판부에 제출한 문서에 따르면, 고 씨의 역할은 '바운스백 효과'를 위한 소프트웨어 코드를 개발이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자사 바운스백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고 씨에 이 코드에 관한 질문을 할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펜실바니아 대학의 외래 부교수로 재직 중인 피터 브레슬러도 증인으로 소환됐다. 그는 지난 1989년부터 1990년까지 미국 산업디자인학회장을 지냈으며, 제품 디자인 회사인 브레스러 그룹을 만들기도 했다.

애플은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브레슬러가 그동안 유틸리티 특허를 포함한 7개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해온 권위자라고 밝혔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자사 태블릿을 포함한 3개 디자인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브레슬러 교수에 질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러셀 와이너 미국 뉴욕대 스턴 비즈니스 스쿨 부학장도 증인으로 법정에 선다. 그의 이력에 따르면, 와이너는 마케팅을 주제로 70여개의 다양한 논문을 써왔다. 여기에는 소비자의 선택과 마케팅 리서치 방법, 마케팅 계획, 광고와 가격 설정 등이 포함된다.

그는 최근 미국서 강화되는 신지적재산권 분야인 '상품외장(트레이드 드레스)'를 애플과 삼성전자 사례에 적용해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모바일 제품이 애플의 마케팅 채널과 유사한 영역에서 경쟁해왔다는 것이다.

광고 및 상표 조사 전문가인 할 포레도 증인으로 불러들였다. 애플은 법정 제출문서에서 소비자들이 아이패드의 디자인과 애플을 연결지어 생각한다는 증거를 그가 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한 명의 증인인 켄트 밴 리에르는 소송에 사용되는 통계와 설문조사 전문가다. 그의 전문영역은 제조 책임, 허위 광고, 상표권 위반, 노동, 반독점 등이다. 그는 자신이 수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소비자들이 판매 환경에서 삼성 갤럭시탭10.1과 애플 제품을 어떻게 연결지어 생각하는지를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라빈 발라크리슈난은 토론토대학 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그는 3D 소프트웨어인 '범프톱'을 개발한 범프테크놀리지의 공동창업자이기도 하다. 범프톱은, 지난 2010년 구글이 인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애플은 발라크리슈난 교수에 삼성의 기기가 애플의 소프트웨어 특허 코드를 침해하지 않았는지를 평가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카란 싱 역시 토론토 대학 컴퓨터공학과 교수다. 그간 다양한 회사에 컴퓨터 그래픽과 산업 디잔인에 대해 자문해 왔다.

애플은 법정에 제출한 문서에서 싱이 손가락으로 두드려서 화면을 키우거나 줄이는 '탭 투 줌'이나 '스크롤 vs 제스처' 기능 등과 관련한 애플의 특허를 삼성이 침해했다고증언할 것으로 밝혔다.

관련기사

한편 애플은 3차 심리가 진행된 지난 3일, 삼성전자 마케팅 전략 책임자로 일하는 저스틴 데니스를 증인으로 소환하기도 했다. 그는 노키아 마케팅 부서서 일한 인물로, 이후 삼성전자서 같은 일을 맡고 있다.

애플은 이날 데니스에 삼성이 휴대폰 청사진을 만들면서 아이폰을 사용했는가 여부를 물었다. 그러나 데니슨은 내구성을 위해선 둥근 모서리를 채택하고, 단가 절약을 위해서 평평한 스크린을 이용한 모바일 기기는 이전에도 존재했다며 현존하는 휴대폰 사이의 일부 유사성은 상식적인 수준이라고 애플의 질문의도를 회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