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다는 통신3사, 클라우드 계속할까

일반입력 :2012/08/07 09:22    수정: 2012/08/07 09:24

통신3사가 클라우드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 중인 가운데, 국내 기업용 퍼블릭클라우드 시장이 생각만큼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달아오른 시장만큼 클라우드 수요가 따라주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잠재 고객이 될만한 기업들은 국내 통신3사가 클라우드서비스에 계속 투자할 것이냐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최근 통신3사는 2분기 부진한 실적을 내놓으며 투자비용 압박을 호소했다. 투자를 위한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이야기다. LTE 확산 노력과 기존 이동통신망 인프라에 '무임승차한 서비스로 인한 운영부담' 등이 주된 이유다. 상반기 국내 이통사의 매출대비 네트워크 투자 비율은 평균 20%대에 달해 영미권 통신사들의 10%대보다 높았다. 반면 영업이익률은 한자리수에 불과해 10% 초중반대인 해외 통신사들에 비해 떨어졌다.

기업용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을 거머쥐려는 다국적업체 공세가 높아가는 가운데 국내 통신3사의 대응 서비스가 과연 지속가능한지 의문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국내에 퍼블릭 서비스가 활성화될수록 통신사 클라우드의 채산성이 떨어질 거라는 회의론마저 나온다.

최근 우리나라를 포함해 아시아태평양지역 퍼블릭 클라우드시장에 관심을 쏟는 사업자로 아마존, 구글, 세일즈포스닷컴 등을 꼽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IBM, SAP처럼 소프트웨어(SW) 사업 위주였던 기업들도 기존 제품에 자사 퍼블릭 클라우드 도입 시나리오를 엮어 내놓는 추세다.

■다국적 클라우드 기업 '안정적 공세'

기업용 퍼블릭 클라우드는 수준높은 안정성과 신뢰성을 요한다. 비정기적인 대규모 접속 요청이나 시스템 과부하를 원활히 처리하고 예상치 못한 장애나 재난상황에 대응 가능해야 한다. 물리적으로 분산된 환경에 대규모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설비 투자가 필수적이다.

앞서 언급한 다국적업체들은 퍼블릭서비스를 위한 대규모 투자 부담을 극복했거나 느끼지 않을 여력이 되는 사업자들이다. 국내 시장 진출 역시 그런 여유를 바탕에 놓고 이뤄진 행보다.

일례로 아마존은 지난 1994년 설립 이래, 누적 증설해온 데이터센터 자원을 외부에 빌려주기 시작하면서 클라우드 사업으로 키웠다. 사업초기품목 도서 이외에 취급 물품과 서비스를 늘려가면서 꾸준한 매출 성장과 인프라 확장을 이었다.

또 1998년 설립된 구글은 처음부터 전체 시스템을 값싼 하드웨어 장비로 유지되게 만든 데이터 수집 저장 기술을 적용해왔다. 지금도 자체 설계 운영체제, 서버, 네트워크 장비 등으로 설비운영을 효율화하고 있으며 검색광고 덕택에 수익성을 걱정하지 않는다.

세일즈포스닷컴은 1999년 업무 애플리케이션을 인터넷으로 제공하는 이른바 서비스형SW(SaaS) 사업을 본격화하려는 목적으로 세워졌다. 고객관계관리(CRM)와 영업지원(SFA) 제품으로 성공을 거둔 뒤 '포스닷컴'이라는 서비스형플랫폼(PaaS)까지 확장했다.

이밖에 MS, 오라클, IBM, SAP같은 회사들은 기존 SW 라이선스 기반 사업을 통한 시장 장악력과 고객 충성도를 기반으로 '신규 비즈니스 투자'를 조심스럽게 강화하는 상황이다.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안에 구축되는 기술과 연결, 통합되는 퍼블릭클라우드 서비스로 손해 없는 장사를 꾀하는 모습이다.

■이통3사 클라우드 경쟁력 의문부호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도 국내 구축된 네트워크 인프라와 연계해 퍼블릭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는 기존 사업 영역인 통신일변도를 벗어나 대규모 컴퓨팅 자원과 정교한 비즈니스 모델을 결합한 서비스 중심의 성장동력을 일궈내겠다는 의지로 비친다. 그러나 글로벌 사업자들이 퍼블릭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를 갖추고 플랫폼을 구축해온 이력에 비하면 당장 맞서기엔 아쉬움이 많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국내 이통사 클라우드의 함량미달로 평가되는 요소는 ▲전체 인프라 운영상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상태 대시보드가 없고 ▲현재 제공되는 SaaS 또는 PaaS 사용시 일반적인 이점으로 꼽히는 가격대비 효용이 기대만큼 크지 않으며 ▲서비스형인프라(IaaS) 사용시 광범위한 도입 시나리오를 충분히 맞춰주거나 운영중 발생 문제를 원활히 풀어주지 못한다는 점 등이 공통으로 꼽힌다.

이는 물론 경쟁할 다국적 업체들에 비해 서비스 준비도와 사업이력 측면에서 충분히 성숙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흐름을 통해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성장을 기대해볼 여지도 있다. 문제는 그런 성장을 위해 필요한 수익성을 갖췄거나 효율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지 분명치 않다는 점이다.

국내 출시된 몇몇 퍼블릭 클라우드를 사용해본 중소 SW업체 A사 대표는 최근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라고 해서 반드시 싼 편이라 볼 수 없고, 아마존이라고 꼭 비싸게 받는 것도 아니다라며 일장일단이 있는데 검증된 서비스의 경우 비용만큼의 효익은 기대할만 하다고 말했다.

국내 퍼블릭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 통신3사와 또다른 국내 기업들과 글로벌업체가 뒤엉켜 제각각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모두가 충분한 투자수익(ROI)을 달성할 수 있을 리 없다. 국내 퍼블릭클라우드 수요 대비 서비스 제공 규모가 과열된 상황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통신사 클라우드, 지속가능한가

이들이 국내서 안정적인 고객유치와 점진적인 인프라 투자를 병행하기 위한 전략은 크게 3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글로벌사업자들이 해외서 국내로 뛰어든 것처럼 국내사업자들이 해외시장까지 진출하는 것, 다른 하나는 국내 IT아웃소싱 업계의 수요를 완전히 흡수하는 것, 나머지 하나는 장기화될 비용투자 압박을 견디면서 다른 사업자가 먼저 털고 일어나길 기다리는 것이다.

각 기업들은 이가운데 2가지 이상을 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은 이 3가지중 한가지를 택한다고 반드시 살아남을 것이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통신사들은 국내 고객유치와 안정화를 달성한 뒤에야 바깥 시장으로 눈을 돌릴 것이라, 당장 해외 진출을 선택하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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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최근 실적발표를 통해 살펴본 각사 현황은 국내 차세대 이동통신망 구축, 가입자 유치 경쟁과 수익성 확보에 초점이 모였다. 통신비 인하와 망중립성 인정 압박에 반박논리로 망투자와 인프라 관리 부담을 하소연하는 통신사들이 퍼블릭클라우드 사업 투자와 경쟁을 본격화할 것이라 기대하긴 어려운 이유다.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를 고객을 상대로 인프라를 효율화하는 구축 솔루션 제공업체 B사 대표는 6일 클라우드 도입은 반드시 그 (클라우드) 인프라가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돌려야 할 입장일 때 선택하는 게 맞을 것 같다며 현재 국내는 수요 대비 사업자 움직임이 과열 경향을 보이는데, 기업사정에 따라 다르지만 대대개 '(운영)비용관리' 차원에서 접근해야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